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올린카 비슈티차.드라젠 그루비시치 지음, 박다솜 옮김 / 놀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아직도 답하지 못한 무수한 질문들이 남아 있다.


사랑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기념하는 것처럼
‘이별’을 기념하는 전시가 있다면?
정말 있었네, 크로아티아에서.
4년간 사귀었던 올린카 비슈티차와 드라젠 그루비시치는
사랑이 끝나고 남은 물건들의 처분을 고민하다 이별 보관소를 만들기로 한다.
그들은 이 보관소에 ‘이별의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난 이게 무슨 짓인가, 라고 일갈했을 텐데
제법 많은 사람이 그 아이디어에 공감을 했다고.

 

 

 





사랑의 모습이 각양각색이듯 이별의 이유와 모습 역시 그렇다.
모든 걸 바쳐 사랑한 연인과의 이별,
반평생 동안 우정을 나눈 친구와의 이별,
늘 애증의 관계였던 부모님과의 사별,
벗어버리고 싶었던 과거의 나 자신과의 이별...




그토록 오랜 시간을 건너 만났다며 의미를 부여하던 이들은
희망과 애정 가득한 선물만 남긴 채 헤어진다.
투병생활 동안 열심히 돌봐준 남편은 아내가 회복되자 돌아선다.
사랑하기에 자신의 몸을 망가뜨려가며 그의 만족을 위해 노력했던 그녀는 버림받는다.
무려 14살 차이가 나는 환자와 사랑을 나누던 정신과 의사는
레즈비언이라는 커밍아웃을 하지 못해 헤어져놓고
결국 다른 남자와 살고 있다.
아버지의 첫사랑이었던 여자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아들들에게서 아버지가 그녀에게 선물했던 레코드를 받기도 한다.
바람을 피워놓고는 뻔뻔하게도 아내가 소중히 여기던 엽서를 갈기갈기 찢은 남편.

갖가지 사연이 담긴 물건들이 전 세계로부터 보내졌고
올린카 비슈티차와 드라젠 그루비시치는 그것들로 이별의 박물관을 채운다.
박물관은 BBC, CNN,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유명세를 탄다.
그 많은 사연 중 203가지 이별을 골라 담은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내 예상을 빗나간 책이라 다...당...당황했다만,
포토에세이를 나름 짧은 소설이라도 되는 양 읽었다.
세상에 정말 별의별 일이 다 있군!
갑자기 이별학 박사가 된 기분이랄까,
당장 헤어지지 않고 뭘 그리 끌고 있냐며
주제 넘은 충고까지 던지고 싶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