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했고 미워했다 ㅣ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게가 탈피하듯 그녀도 껍질을 벗을 수 있을까, 사랑했고 미워했다
나는 몇 분 차이로 언니가 되었다.
나는 언제나 그 몇 분을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했다.
그 몇 분은 내가 모든 사람들의 간심을 한몸에 받은
내 평생 유일한 시간이었다.
사라 루이스는 태어나던 순간, 단 한 번만 쌍동이 동생 캐롤라인을 앞질렀다.
태어난 후부터 사라는 늘 사람들의 관심 밖에 놓여 있었다.
캐롤라인은 탄생의 순간 미약한 숨을 흘림으로써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커갈수록 아름다워졌으며 재능마저 뛰어났다.
어쨌거나 늘 '더 나은' 쪽은 항상 캐롤라인이었기에 모두 캐롤라인에게 호감을 표했다.
사라는 '캐롤라인의 언니'라는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항상 뒷전으로 밀리고 비교당한다.
그녀는 어느새 동생의 재능을 뒷바라하지하는 데 동원되었기에 늘 인생이 불공평하다고 여겼다.
사라의 마음속에 미움이 자리잡은 것에 나는 격하게 공감했다.
게다가 캐롤라인은 사라가 가진 것을 하나하나 앗아간다.
사라의 친구들,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 미래까지!
때로 사라는 하나님에게 분노를 터뜨린다.
캐롤라인의 교육 때문에 사라는 집안의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게를 잡으러 다니고
좀 더 자라서는 아버지를 도와 굴을 따고 게 탈피를 지켜보며 저장창고에서 일한다.
그녀는 보호막을 만들고는 그 안에서 좀처럼 나오려 하지 않는다.
그 보호막은 캐롤라인이 지원을 받아 기숙학교로 가게 되면서 더 단단해진다.
게다가 지원금을 준 사람은 사라가 짝사랑한 할아버지에게서 나왔다!
할머니는 사라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였다."
아무도 네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마.
기회는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네 스스로가 만드는 거야.
얘야, 하지만 먼저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단다.
사라의 감정이 구구절절 이해되는 소설이다.
그녀는 가족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 심정이었을 테고 그 원인을 제공한 여동생이 미웠다.
열일곱이 되었을 때는 어려서부터 함께 지내온 콜마저 캐롤라인의 '사랑'이 된다.
드디어 가족에게서 떠나 자신의 꿈을 펼쳐보기로 한 사라,
그녀의 앞에 늘 꽃길만 펼쳐지면 좋으련만!
사라는 게가 탈피하듯 자신의 껍질을 벗고 세상으로 발을 내딛을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동생과 주변인으로 밀려난 언니의 이야기를 통해
선택받은 삶과 선택받지 못한 삶을 다룬 소설 "사랑했고 미워했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