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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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공정하기란 이다지도 어려운 것!


 

 


내가 속한 집단의 멤버들은 정말 좋고 착하고 선량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정말 좋아서라고 생각했는데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는 이것을 고정관념과 편견과 태도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속하지 않은 다른 집단은 단조롭고 균질하며 덜 인간적으로 느끼고
자신이 속한 내부 집단은 복잡하고 다양하고 더 인간적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마음의 경계를 만들고 그로써 '우리'와 '그들'이 나뉜다.


고정관념은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이다.
이 머릿속 그림이 대상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이다.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경계는 국적뿐만이 아니다.
성별, 장애, 나이, 종교, 가족상황, 학력, 지역,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
매우 다층적이며 당연히 한 개인은 동시에 여러 차원의 집단에 속한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차별을 받는 집단에 속하기도 하고
특권을 누리는 집단에 속하기도 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는 예멘 난민 수용에 대해 이를 적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난 예멘인들의 성향에 대해 단편적으로 무섭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기에
차별주의자가 되더라도 수용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나도 모르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달까.
이러다 보니 여성과 남성, 백인과 흑인, 백인 여성과 흑인 여성,
외국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에 대한 차별의 정도가 가시화된다.


차별은 차별로 인해 불이익을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차별 덕분에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나서서 차별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혐오와 차별은 잡초처럼 자란다고, 그래서 조금만 신경을 덜 써도
금세 온 사회에 무성해진다고 한다.
때로 아주 작은 차별은 무시해도 되고
다수에게 유리한 차별은 합리적 차등이라고도 말하는 요즘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이야기를 펼쳐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조직해가지고 제안한다.

 

 

 

 

 


결정장애를 가진 일반 시민이 노키즈존에서 동남아 사람 같은 장애인한테
원래 여자들이 대학의 캠페스를 따지고 예멘 난민처럼 위험한 무슬림을 싫어한다고 말하더라.

이 말도 안 되는 문장에 몇 가지의 차별이 숨어 있을까?
오, 읽다 보면 '내가 이 정도로 모르고 있었구나' 싶어 반성도 하게 되고,
공부가 필요하구나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한 가지 묻는다.
'노키즈존'이 사업주의 정당한 권리라면 '노장애인존' 역시 그러한가?
노예를 자연스럽게 여겼던 시대도 있었고
여성에게 투표권이 없던 시대도 당연해 보였지만
현재의 우리는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자연스러워 보이는 사회질서라도 무의식적으로 따라만 간다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차별에 가담하고 말 것이다.
우리의 시야가 미치지 못한 사각지대를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개선하고 싸울 것을 말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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