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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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복수를 그만두는 건 더 강해졌다는 뜻이야!


 

 

 


기억할게요, 빛은 무서운 게 아니라 따스한 거야.


 

 

 



경비행기 조종사 한준은 연인을 만나러 가던 중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를 당한다.
구조대가 도착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한준은 몸에 쏟아진 강렬한 햇빛에 엄청난 고통과 정체 모를 기시감을 느낀다.

혼절한 그가 실려간 병원은 어이없게도 정신병원.
그는 햇빛공포증이라는 희귀병을 판정받는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깃불마저 고통스러워하는 한준.
그는 블라인드를 모두 내려 그야말로 암흑인 병실에
감금되다시피 한다.
그 옛날 누군가에 의해 빛 한 점 들지 않는 곳에 감금되었던 것처럼!
이제 그가 꽁꽁 묶어두었던 어릴 적 기억의 문이 열렸다.
그건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다.

 

 

 

 


한준의 담당의 주승은 최면 치료를 통해
한준이 잊고 있던 유년기의 끔찍한 기억을 되살린다.
치료가 거듭될수록 살아나는 과거의 악몽에
한준은 끝을 모를 공포 속으로 내몰리고
결혼을 꿈꿨던 연인에게서 헤어지자는 문자를 받는다.

진정제의 여파로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한준.
그의 병실로 들어선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한준의 몸을 정성스럽게 닦이고 옷을 갈아입히고 머리까지 감겨준다.
“제기랄, 이러다 정들겠어.
그런데 말이지, 너무 감동받진 마.
좀 친해졌다고 생쥐를 유리관에서 꺼내 주는 과학자는 없거든.”



 

 

 

 

 



주승에 의해 기억의 봉인이 해제된 한준은
어릴 적 자신을 남겨둔 채 저수지로 차를 몰아 자살해버린 부모를 떠올린다.



떠난 자는 이렇게 남은 자를 두 번 죽인다.
헤어질 때,
그리고 지금 혼자라는 걸 말해 주는 모든 것들 속에서 의연한 척해야 할 때




한준을 평범한 삶에서 끌어내리려는 주승.
도대체 왜?
피에 굶주린 맹수처럼 그의 눈에 핏발이 섰다.
한준의 저승사자를 자처하는 주승.
그들은 대체 어떤 일로 엮여 있는 걸까?

한 남자를 영원히 어둠 속에 버려두기 위해
저승사자가 되기를 마다치 않은 남자와
무기력하지만 끝내 자신을 이끌어줄 햇빛을 포기하지 않는 남자,
그들에게 끊임없이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
그리고 하얀 옷을 입은 무늬만 천사인 그녀의 진실까지.
손에 잡은 순간부터 책장을 덮을 때까지 흥미로운
메디컬 미스터리 "햇빛공포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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