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걷는 소년 다림 청소년 문학
이순원 지음 / 다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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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그림자를 안고 살아야 했던, 시간을 걷는 소년



 

 

 



태어나면서부터 몸이 작고 약해 집안 어른들은
소년의 이름을 이러저러하게, 누구도 잘 부르지 않게 지었다.
그래야 명부에서 데리러 왔다가도 쉽게 찾지 못해 그냥 돌아가는 법이라 했다.
집에서는 자묘, 동네에서는 자무, 학교에서는 은우.
이름만 많은 게 아니었다.
명을 지켜주기 위해 명어미도 두었다.
한 어미가 지키는 것보다 두 어미가 지켜야 목숨이 더 든든할 거라 했다.
그래서 저승의 눈과 귀가 데려갈 목숨을 조사하러 다닌다는 길고 긴 동짓날 밤,
소년은 삼박골 명어미의 집에서 잠을 청하곤 했다.
그런데도 소년은 무서웠다.
명어미, 명누이와 함께 삼박골로 갈 때마다 다른 세상으로 가는 기분이었고
평소 학교 가는 길에도 자꾸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할머니의 죽음을 마주한다.

소년을 위해 만든 팥떡을 먹고 체한 할머니는 바로 드러누웠다가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명누이의 부고가 들려온다.

자기 생일은 몰라도 소년의 생일은 기억하던 명누이,

소년에게 무슨 일이 생기라치면 자신이 다 막아주겠다던 명누이도

어느 날 갑자기 강으로 나가 명을 다했다.

소년은 두 사람의 죽음이 자신 탓인 것 같아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어느 새 소년은 일상을 포기한 채 시간의 경계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끊임없이 할머니와의 대화를 이어가는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슬아슬 줄타기하듯 살아온 몸 약한 소년과

그 시간 동안 항상 곁에서 소년을 지켜준 이들.

등장인물들을 통해 수많은 형태의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시간을 걷는 소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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