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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
정경미 지음 / 다연 / 2019년 6월
평점 :
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
육아에 지친 엄마가 육퇴를 선언한다?
그래서 에세이인 줄 알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육아서.
'육아는 무조건 피곤해'가 아니라
자기 주도적인 아이로 키워 엄마의 시간을 확보하자는
그야말로 신개념 육퇴프로젝트였다.
사실, 육아는 전쟁이라는 말을 붙일 정도로 어려운 일이 아니던가.
그래서 요즘 부모들은 육퇴를 꿈꾼다.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휴직을 했는데
눈물로 아이를 마주한다면 그보다 바보 같은 짓이 또 있을까?
아이가 행복하려면 엄마가 행복해야 하고,
엄마가 행복하려면 그 행복을 외부에서 찾으면 안 된다.
중학교 교사였던 작가는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육아 휴직을 한다.
하지만 함께 육아를 하자던 남편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 출장을 가니 결국 독박 육아 신세다.
남편은 집안일도 함께하는 게 아니라 도와주겠다고 말하니
원래 아내의 몫이었던 일을 남편에게 떠넘기는 기분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육아 우울증을 겪던 그녀는
육아를 객관적 시선으로 체크함으로써 육퇴를 이루어낸다.
그 열쇠는 바로 '스스로 하게 만들기'와 '말 사용법'이다.
아이가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할 때,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엄마의 울타리를 넓혀 아이를 마음껏 뛰놀게 한 것이다.
"엄마, 오늘 놀이터에서 놀아도 돼요?"
"안 돼, 영어 숙제해야 해."(×)
"그럼 영아 숙제 후딱 하고 마음껏 놀자."(o)
"다 먹으면 초콜릿 줄게."(×)
"다 먹었어? 이제 정리해도 될까?"(o)
"너 이거 안 먹으면 간식 안 줄 거야."(×)
"밥을 다 먹지 않으면 엄마는 간식을 줄 수가 없어."(o)
엄마가 종일 어지르는 아이 뒤를 따라다니며 치워주는 것은 그만두자.
어리니까?
어리니까 다 해결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하는 법을 익히지 못한다.
아무것도 못하게 해놓고 몸이 크고 나면 저절로 잘하기를 바라는 건 부모 욕심이라는 것.
작가는 아이가 최대한 자율적으로 이것저것 할 수 있게 원칙을 세우고
가족 생활에 동참하게 만들자고 논리를 편다.
엄마의 퇴근은 이로써 가능해진다.
"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 책이 도착해 사진을 찍을 때
마침 김텃밭이 회사 동료들과 남쪽으로 놀러 갔다가 산딸기 4킬로그램을 사왔더랬다.
동생들이랑 옆집에 1킬로그램씩 나눠주라는데 12시가 다 된 시각이라
바로 가져다주지 못하고 그새 상할까 싶어 결국 내가 다 씻어야 했다.
주방 문 닫고 퇴근했던 나는 다시 출근했다.
산딸기를 씻으면서 어쩜 이 상황에 딱 어울리는 책이 왔냐 했다.
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
그럴 거면 아이를 왜 낳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육아 퇴근을 꿈꾸는 마음은
회사 다니면서 사퇴하고 싶고 휴가 쓰고 싶은 마음이랑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리뷰를 쓰려 했는데 리뷰라기보단 주저리만 풀어놓은 셈이 되어버린...
결론은 육아에 관한 아주 유용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라는 것.
육아 중인 부모들은 꼭 읽어봐야 한다는 것.
육퇴 후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얼른 펼쳐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