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기와주유소 씨름 기담 소설의 첫 만남 13
정세랑 지음, 최영훈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깨비와 펼치는 한판승부, 청기와 주유소 씨름 기담





나의 허기는 속을 할퀴고 뒤틀고
제때 배를 채워 주지 않으면

무척이나 기분 나쁜 어지럼증을 일으켰다.


나는 중학생 무렵 100킬로그램에 육박했고 고등학생 때는 100킬로그램을 훌쩍 넘었다.
맞다, 뚱뚱한 소년이었다.
어려서 날 두고 떠난 어머니와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내 가족은 이제 할머니뿐이다.
나는 씨름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인생에서 첫 번째로 행복을 맛본다.
그냥 뚱뚱한 아이인 것과 씨름 선수인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학교를 졸업한 뒤 ‘나’는 프로 씨름 선수로도 활동했는데,
한 끗이 부족해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43년간 홍대의 랜드마크였던, 청기와주유소에서.


 



어느 날, 주유소 점장님은 나에게 이상한 제안을 한다.
자신의 양자가 되어 달라는 것.
난 할머니가 있는데?
점장님은 나에게 골프를 가르치고 재산까지 물려주겠다고 한다.
그 대신 조건이 있었다.
한밤중에 청기와주유소가 있던 자리에서 도깨비와 씨름을 해 달라는 것!
점장님 정신이 어떻게 된 걸까?
점장님의 할아버지가 도깨비와의 씨름에서 져
청기와 주유소 부지가 정유회사에 넘어간 거라고?

50년을 좌우하는 한판승부라는 터무니없는 제안을 나는 받아들이기로 한다.
정말 도깨비가 있다고 믿는 점장님의 확신 때문에,
어차피 그리 크게 잃을 것 없는 인생이었기 때문에,
어쩌면.할머니를 편히.모실 수도 있겠기에!
나의 50년을 좌우할 이 대결,
그런데 정말 공유 아닌 도깨비가 있다고?


 







책과 멀어진 이들을 위한 마중물 독서, 소설의 첫 만남 13번째 책
정세랑 작가의 "청기와 주유소 씨름 기담"이다.

평범하게 시작해서 기이해지는 이야기를 주로 쓰는 작가 정세랑의 소설에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주로 작업하는 최영훈 작가가 그림을 입힌 것.

나, 할머니, 점장님 등의 등장인물이
인생을 대하는 담백한 긍정성과 패기가 돋보이는 작품.
짧고 가볍고 기묘하고 유쾌하다!
이 씨름에 임할 도깨비는 정말 나타날까?
혹시 나타난다면 나는 도깨비를 이길 수 있을까?
자자, 돈들 걸어봐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