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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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매뉴얼,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선한 느낌의 단편선







루시아 벌린?
처음 만나는 작가라 소개부터 살펴본다.
알래스카 출생.
24세에 처음으로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서부의 탄광촌과 칠레에서 보낸 10대 시절, 
3번의 실패한 결혼, 알코올의존증, 

싱글맘으로 네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한 경험 등을 
자신의 작품에 그려냈다.
여기까지만 봐도 평범한 삶은 아니군 싶다.
아니, 소설 같은 삶이었군 싶다.

"청소부 매뉴얼" 가제본에는 14편인가 15편인가만 실려 있는데 

본책에는 43편인가가 실려 있다
사실 작가 소개를 찾아본 이유가 단편을 몇 편 읽다 보니 재밌어서다.








단편 선집 "청소부 매뉴얼"에는 파란만장했던 그녀의 인생이,
세 번의 이혼과 네 아들의 싱글맘이자 알코올 중독자였던 삶이 제법 드러나 있다.
실제로 그녀는 고등학교 교사, 전화 교환수, 

병동 사무원, 청소부, 내과 간호보조 등의 일을 해서 
네 아들을 부양하는 가운데 글을 썼다고 한다. 

콜로라도대학교에 초청 작가로 갔다가 부교수가 되어 

몇 년 동안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좀 살 만해졌다 싶으니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
이 정도면 기구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지 않는가.
결국 교수직을 사임하고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 그녀는
평생 시달리던 척추옆굽음증으로 허파에 천공이 생겨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았으며, 
2004년 암으로 투병하다 사망했다.


와, 이 정도면 나름 비트세대 작가의 표상이라고도 할 만하지 않은가!







쓰고 진한 씹는담배처럼 잘근잘근 씹어 퉷 뱉어버릴,
이것은 누구나의 ‘인생’ 이야기!

소설들의 내용을 소개하는 건 패스.
작가의 삶을 훑다 보니 내용이 나와버린 데다
소설로 운운하면 뭔가 훼손시킬 것 같은 불안감마저 든다.
아, 차라리 김연수 작가의 추천사를 적어야겠다.



그동안 루시아 벌린을 몰랐다고 해도 괜찮다. 
지금이라도 읽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잔잔한 물결처럼 반짝이는 유머와 멜랑콜리, 
살아 숨 쉬는 듯한 묘사와 우아한 구성이 
단편소설의 진수를 느끼게 한다.



다섯 줄짜리 추천사에 80% 쯤 동의.
여튼 흥미를 자극한 작가 루시아 벌린.
사후 11년 만에 재조명의 기회를 얻었으니
생애만큼이나 이것도 극적인 일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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