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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
한차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9년 5월
평점 :
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
내 기억 속 그녀는 언제나 나에게 특별히 예뻤습니다
‘나’ 한차연, 우연히 카페에서 학창 시절 첫사랑인 남미경과 마주친다.
역삼초등학교 동창, 초등학교 때 몇 년 같은 반이었던 그녀는
초등학교 명물이었던 '3남' 중 예쁘기로 유명한 명물이었다.
그녀와의 비밀스런 기억이라면 먹물을 그녀의 옷에 엉겁결에 끼얹었던 '나'의 행위랄까.
누구도 모르고 남미경과 한차연 둘만 아는 비밀이었다.
그때부터였을까, 차연이 자신도 모르는 새 남미경을 마음에 담은 게.
사람이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누군가를 그 사람 자신 이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관계에 있어서 그만큼 값진 기본이 어디 있겠어.
반대로 상대방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 사람을 진정 사랑한다고 자신한다면,
그야말로 얼마나 딱하고 한심한 일이겠어.
고등학생이 된 차연은 학교 일진인 공대현에게 일종의 '부탁'을 받는다.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다는 이유, '나'랑 친했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았는지
미모의 여학생인 ‘남미경’을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
갖은 꼴통 짓 다하고 다니는 어깨 공대현이 두려웠던 차연은
초등학교 동창 모임을 구실로 남미경과 만나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이 남미경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제야 공대현이 더 미워진 차연은 또 우연하게도 '3남' 중 한 명이었던
싸움 짱 남진철이 공대현을 제아할 계획에 함께할 것을 종용받는다.
남미경이 "싫다고 거절했으나 전화하고 만나자"고 하는 대현이 무서워 죽겠다며 울먹이니
차연은 두려움도 접어지는 듯, 투지가 솟는 듯하다.
결국 이 책의 제목인 "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는
공대현에게 찍힌 차연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음이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뭔지.알아?
상처 주는 거야.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 주는 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정작 자기는 까맣게 잊는 거.
저희들끼리는 까맣게 잊고 잘 지내는 거.
하지만 남진철의 계획대로 모든 게 잘 될까.
불안하지만 드디어 디데이를 잡고 움직이는 차연,
과연 '나' 차연은 남미경을 위기에서 구해내 그녀에게 멋지게 사랑 고백을 할 수 있을까?
차연이 다니는 학교장의 부정부패, 일진이 약자를 괴롭히는 혼란한 시대상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그 시절 그 혼란을 잘 담아내고 있다.
차연은 결국 동창 모임을 성사시켜 남미경에게 고백하지만 남미경은 그를 차갑게 거절한다.
그 이유는 바로 공대현 문제를 해결함에 비정상적인 방법이 동원했다는 것.
응, 내가 봐도 비난받을 방법이었으니 차연은 까일 만했다.
그럼에도 시간이 어언 20여 년이 흐른 현재, 우연히 마주친 것도 인연이 아닌가 싶어
차연은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남미경에게 전화를 걸어보는데….
차연의 첫사랑은 시간을 넘어 이루어질 것인가!
이야기를 관통하는 내내 던지는 배경이 눈앞으로 휙휙 지나가는 느낌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읽었다.
작가님 다른 작품이 뭐가 있나 살피다보니 꺄아~ "Z: 살아 있는 시체들의 나라" 작가님이었다.
내가 관심 갖고 있었지만 아직 읽지 못했던 책.
ㅎㅎㅎ
다음에 살 책이 이렇게 또 생겼다.
약육강식의 세계 같은 남자 고등학교에서 일진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가
지구 멸망이 거론되던 1990년대 끝자락의 대한민국 사회적 이슈들과
디테일하게 맞물리면서 전개되는 동안
모든 것이 서툴기만 했던 한차연의 성장통이 기억의 조작으로 진행되는 책.
아, 길다
"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