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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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 속 멜랑콜리 해피엔딩 찾기

 

 

 

 

 

한국 작가 29인의 박완서 작가 콩트 오마주

 

 

 

 

입시가 뭐기에 난 이 콩트에 콕 이입했을까.

초등학생 때 세례를 받았던 아이는

오랫동안 연락 없이 지내다가 이제는 어디 있는지도 모를 목사를 찾아 헤맨다.

크리스천전형으로 대학에 가기 위해서 목사에게 받아야 할 증빙서류가 있어서다.

몇 차례 이사를 거듭한 목사는 그러나 목회자 명단에서 검색도 되지 않는다.

아이는 대뜸 어린 시절 살던 곳을 떠난 엄마를 탓하고 원망한다.

(엄마는 무슨 죄냐? 열심히 돈을 벌어 집을 산 죄?)

엄마의 항변에 아이는 냉큼 미안해, 사과한다.

갑자기 딸아이와 나의 상황과 저들 모녀의 상황이 오버랩된다.

(나보다 사과를 잘하는 딸랑구)

그러고도 아이는 목놓아 운다.

계속 크리스천도 아니었으면서,

크리스천전형이 있다는 걸 안 지 겨우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고,

합격 가능성도 거의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도 같이 운다.

나도 저렇게 절박한 심정이 될 거라는 묘한 동질감이!

 

다음 날, 아이는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가 다니는 절의 주지 스님한테 추천서를 받아달란다.

불교인재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다!

오, 지저스, 나무아미타불!

 

 

 

 

 

 

 


박완서 작가 추모 8주기를 맞아 29명의 중견 및 신인작가들이 뭉쳤다.

딱히 작품 속에 박완서 작가를 언급한 것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잔잔하고 톡 쏘다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괜히 그리운 이름 박완서 작가님.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표지가 누렇게 바랜 그녀의 소설집을

꼭 끌어안고 있는 내 모습에 설풋 웃음도 난다.

아마 29인의 작가들도 이런 마음으로 그녀를 기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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