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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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소중한가,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소중한 사람들과의 마지막 순간은 당장 내일이 될 수도 있다!

 

 

 

 

 

50일 후쯤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톰과 카린.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두 사람은 결혼을 하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린이 갑작스러운 고열과 호흡 곤란을 일으켜 병원에 실려간다.

임신 중 찾아온 독감인 줄로만 알았던 카린의 병은

놀랍게도 급성 백혈병이었다.

며칠 전만 해도 카린은 발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며 웃고 있었는데

지금은 호흡기를 낀 채 병상에 누워 있다.


갑작스레 톰에게 덮친 불행과 슬픔.

카린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마당에 아이의 이름을 겨우 내뱉는다.

아이는 예정보다 빨리 태어나야 했고 아내는 출산에 따른 위험이 있었기에

이제 톰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는 딸 리비아의 출생과 아내 카린의 사망이라는

운명의 장난 같은 교차점에 놓였지만

시종일관 담담하게, 하나도 빠짐없이 아내와의 이별의 순간을 기록한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아이를 보살피고 아내의 병실로 옮겨가 경과를 지켜보는 톰.

이제 카린은 심장무수축 상태에 빠졌고 칼륨이 증가하고 있고

점점 생명의 지속 가능성이 사라진다.

호흡기와 에크코의 전원이 차단되고 기계들의 소리가 멎는다.

그녀의 사망시각 6시 31분.

 

 

 

 

 

 

 

카린의 사망이 확인되는 시점까지 너무 숨가쁘게 달렸을까.

그 뒤로 이 책을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톰 말름퀴스트의 자전소설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은

제목처럼 톰과 카린과 톰의 주변 사람들의 과거 이야기,

카린이 치료를 받으며 아이를 낳고 또 다시 치료를 계속하다 숨을 거두는 순간,

톰이 딸과의 미래를 상상하는 모든 순간이

현재 진행형으로 서술되고 있다.

톰은 슬픔을 마구 드러내지도, 폭발시키지도 않는다.

그저 모든 걸 지금 이 순간의 기록으로 남길 뿐이다.

 

"이 책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다. 오직 현실만이 존재한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톰에게 아내의 죽음과 딸의 탄생, 아버지의 죽음은

그 농도가 옅어질 뿐 결코 사라지지 않는 사실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이 그토록 소중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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