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은모든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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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다

 

 

 

아주 사적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존엄한 죽음에 대하여

 

 

 

 

 

 

20182,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었다.

호스피스, 완회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신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를 얻어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법.

나는 이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는데,

"안락"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이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행사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겪어보지 않은 젊은이들은 알 수 없는

노환의 혹은 질병의 통증 때문에 두렵고 고통스러운 사람들.

이들은 '편안하게 죽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치며

가족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죽음을 선택한다.

죽음의 자기 결정권을 두고 가족 안에서 할머니는 냉정한 듯 선택권을 휘두르지만

뒤에 남은 가족들은 과연 그 결정에 시원하게 동의할까?

사위는 장모가 별나다 하고, 딸은 엄마가 가면 자신은 어떻게 사냐고 절규하고

절규하는 엄마를 지켜보는 할머니의 손녀는 엄마가 너무 이기적이어서

자신의 감정만 내세우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

핏줄이라도 한 발짝 떨어지면, 세대가 확연히 다르면

이 모든 게 잘 이해되는 걸까?

 

할머니의 임종 스케줄은 오후 네 시에 잡혀 있었으므로

이별까지 아홉 시간이 남았다.

 

임종을 앞둔 할머니는 가족들에게 생일잔치 하듯 입고 오라는 지시를 하고

가족들은 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마지막 음식으로 준비한다.

임종을 주관하는 의료 스태프와 경찰 팀이 이 임종이 정말 할머니의 의시인지를 확인한다.

할머니는 시약병에 든 액체를 마시고 서서히 눈을 감는다.

가족 모두 지켜보는 참이다.

 

 

 

 

 

 

가까운 분이 시신기증에 사인을 하고 난 후 그 가족들이 서로 싸우는 지경에 이른 것을 봤다.

내 몸을 내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반대하는 가족들의 이야기 또한 일리 있었기에 따로 의견을 말하지는 못했다.

질병의 고통, 노환의 두려움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죽음을 준비한다면

과연 나는 그의 손을 잡아줄 수 있을까?

함께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죽음을 안타까움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존엄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로 받아들이는 '적극적 안락사' 이야기,

"안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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