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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 처음과 끝의 계절이 모두 지나도
동그라미(김동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평점 :
처음과 끝의 계절이 모두 지나도
우리에겐 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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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했다
그렇게 무더운 여름을 더 뜨겁게 보내기로 했다
조금 식어간다고 해도 모를 만큼
타는 듯한 사랑을 시작했다
여름은 지나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은 뜨거울 테니까
여름이 지나간다고 해서
날씨가 점점 신선해진다고 해서
우리가 식어가는 건 아니니까
사랑인 줄 알았더니 행복이구나
행복인 줄 알았더니 사랑이구나
이 모든 게 당신이라니
좋아해, 사랑해
네 시간을 나와 공유해줘서
네 계절을 나로 물들여줘서
내가 좋아하는 당신 곁에 머물게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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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했다
존재하지만 공존할 수는 없는
해와 달 같은 관계여도 좋다
시간이 지나 우리가 아주 잠시라도
마주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면
몇 번이고 그 시간을 견딜 것이다
가장 슬픈 건 시원해진 날씨가 이제 곧 차가워진다는 것과
차가운 바람이 불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뜨거운 계절이 온다는 것.
그리고 그 계절에 다시 한 번 속으리라는 것.
너 없는 사랑도 사랑이니까
밤하늘에 네 이름을 수로 새겨 넣는 일을 자주 했다.
떠났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내가 오래 기억하게 될 테니까
다시 사랑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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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향해 이토록 오래오래 길고 긴 편지를 쓰는 사람,
그를 향한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나 자신에게 주는
위로 담긴 일기 같은 글을 쓰는 사람,
여기 있다.
지금 사랑을 시작하는 나, 헤어짐에 가슴 아파하는 나,
붙잡고 싶지만 그리워한 하는 나, 이젠 추억으로 간직한 채 다시 시작하고 싶은 나!
이 모든 '나'를 위로하고 남아 있는 사랑의 조각을 확인시켜주는 페이지들.
미련하게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우리를 도닥여주는 말들,
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사랑을 했다, 이별을 했다*는 작가의 글을 재구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