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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8년 11월
평점 :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인간의 선택이 부른 강한 공포
꼭꼭 숨어라, 그래도 찾아낸다!
택시를 몰고 15년 만에 고향 도동 마을로 가던 남자는
마을로 진입하는 국도변 갓길에서 자신의 소리나무를 만났다.
남자는 자신 있게 그것과 마주할 참이었지만, 아뿔사!
수수께끼의 답이 틀렸나 보다.
그것은 마치 제가 승자인 양 거만하게 득의만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우드득 소리와 함께 남자의 목뼈가 부러졌다.
남자는 저항할 틈도 없이 죽고 말았다.
아홉 소리나무를 불러낸 사람은 '그것'과 놀이를 해야만 한다.
아홉 소리나무는 영원히 존재하기 위해 자신들을 불러낸 누군가의 '얼굴'을 빼앗는다.
그리고 누군가가 되어 버린 그것은 둘 중 하나가 남을 때까지 거듭되는 질문을 하고
자신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던 누군가는 고통과 두려움에 못 이겨
기어이 저 자신을 대답으로 내놓는다. 즉, 죽는 것이다.
15년 전, 태이(나)를 비롯한 놀이에 가담했던 친구들 몇도
이미 그것을 이기지 못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이 시점에 그것에서 벗어날 답을 찾은 국수는
친구들과 답을 공유하기 위해 고향을 찾았다가 숲에서 사라졌다.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그의 흔적은 어느 지점에서 딱 끊겨 있었다.
깊게 눌린 세 개의 발자국과 함께!
태이와 친구들이 목숨을 담보로 했던 이 놀이, 과연 어떻게 끝맺을 수 있을 것인가?
공포 영화 절대 안 보는 글꽃송이.
사람이 주는 공포는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지만
기이한 존재가 불러일으키는 공포에는 속수무책인 글꽃송이가
≪보기왕이 온다≫도 읽었는데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를 읽던 중
세 번이나 책을 덮고 말았다.
사실 ≪보기왕이 온다≫의 경우는 다 읽고 나서 하루 지나니 무서운 마음이 다 사라졌다.
하지만 이거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무서워!
무서운 마음을 희석시키려 다른 책들을 읽네 어쩌네 하며 삼일을 끌었다!
이 놀이는 아주 위험한 거야.
널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거든.
15년 동안이나 공포에 시달리면서도
생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은 그들이 대견스러울 정도.
인간은 끝내 자신을 지키고자 했지만 그 의지와 상관없이
인간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강구해 계속 진화해온 그것들이 가만 두지 않는다.
2015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
조선희 작가의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내 공포심과는 별개로 이 작가,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