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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회도 살인사건 ㅣ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5
윤혜숙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평점 :
권선징악이 실종된 청소년문학, 계회도 살인사건
조선 후기 화사들의 삶과 시대상을 보여 주는 역사 추리소설
3년 전 왕의 어진을 그릴 어진화사를 정하는 데 힘을 쓰고자 하는 모임이 열린다.
그 모임의 그림, 일명 계회도를 그린 뒤 진수 아버지는 의문의 죽임을 당했다.
사망 후 시체가 옮겨진 경황이 보였으나 사건은 검계들의 우발적 살인으로 결론 난다.
한 번 본 그림이든 글이든 사진으로 찍듯이 기억해내는 재주가 있는 진수는
장 화원의 배려로 그가 운영하는 광일화원에서 화사로 일하게 된다.
진수는 다른 화사와 달리 모사에 감정을 배제함으로써
똑같은 그림을 마치 복사라도 하듯 그려내는 것으로 장 화원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장 화원은 자식이 다섯이나 됨에도 진수를 양자로 들이고자 마음먹는다.
그는 그림에 자질이 있는 두 아들과 진수를 내세워 집안을 부흥시키고자 하였다.
한편 광일화원에 드나다는 거간꾼 인국은 그런 진수를 친동생처럼 챙긴다.
진수 역시 인국을 형처럼 때로는 아버지처럼 따른다.
그런데 3년 전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으로 인국이 잡혀가는데...
어진화사, 어진(왕의 얼굴)를 그리는 화원을 이르는 말로
이 자리는 권력자들이 드러내놓고 줄을 대려는 암투의 중심이었다.
왕의 어진을 그리는 어진화사로 추천받기 위해 화사들은 권력자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권력자들 역시 자신이 추천한 어진화사가 뽑히도록 힘을 쓰니
화원들끼리는 집안 사이의 경쟁이 있었고
권력자들 사이에는 자신이 누구 편에 섰는가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과 암투를 일삼았다.
이 와중에 진수의 아버지가 그린 계회도에 나온 이들은
모두 죽거나 다쳤는데 오직 장 화원만이 살아 남아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옥에 갇힌 인국은 진수에게 장 화원이 자신을 밀고했을 거라고 말하고
진수는 자신이 믿고 의지하던 인국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몇몇 친구들과 힘을 합쳐 그날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마침내 장 화원의 사랑방에서 연결된 수장고를 발견하는데!
모든 증거가 장 화원이 범인임을 가리키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수는 인국을 의심하기에 이른다.
진수는 아버지가 이름 모를 검계의 손에 죽은 게 아니라
계회도를 둘러싼 더 큰 비밀이 있음을 직감하고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그는 어쩌면 누군가의 계략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였으니!
과연 진수는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화사로서의 자부심을 안은 채 가난한 삶을 마다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삶,
그 아버지를 지켜보는 진수의 시선이 서서히 변해간다.
추리소설의 긴박함이 많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재정립해 가는
한 소년의 성장소설 《계회도 살인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