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비탄의 문 1~2 세트 - 전2권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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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비탄의 문

 

 

 

이름 없는 땅으로 들어가는 다른 세계의 문

 

 

 

도쿄 내 어느 대학교의 교육학부 1학년인 열아홉 살의 미시마 고타로는
인터넷 사회의 경비회사 '쿠마'에서 사이버 패트롤을 하고 있다.
인터넷상의 공개 게시판과 개인 브로그 등에서 범죄의 흔적을 찾아내 감시하고
필요하다면 수사 당국에 협력하는 개 쿠마의 일이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고타로는
무한한 문자의 바다에서 키워드 검색으로 원하는 정보를 건져내는 일에
흥미와 보람을 느끼고 점점 몰입하게 된다.

 

 


인터넷에 올린 말은 그게 얼마나 사소한 한마디든 간에,
올리는 순간 그 사람의 내부에도 남아.
즉 '축적'된다는 거야.

 

 

 

 

마침 그는 자신의 여동생 가즈미와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이웃의 소노이 미카가
학교 외 비밀 사이트에서 왕따를 당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던 중, 큰 문제로 번지지 않고
미카 역시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어 보여 고타로는 이 일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모르는 일, 수수께끼 같은 여자가 미카를 잘 지켜보라고 경고하지만
고타로는 미카의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살인 후 사체의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연쇄살인범이 네 번째 희생자를 냈고
친하게 지내던 아르바이트 선배 모리나가가
신주쿠 일대에서 노숙자들이 실종되는 사건을 확인하다가 행방불명되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외면한 모리나가의 행방불명을 마주한 고토로는
모리나가의 행적을 좇다가 몇 년 째 비어 있는 한 유령 빌딩에 잠입하기에 이른다.

한편,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전직 형사 쓰즈키도 잠복 중이었다.
쓰즈키는 유령 빌딩의 옥상에 있는 조각상이 움직인다는 괴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온 것인데
마침 모리나가를 찾으러 온 고타로와 마주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들 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경악하는데...

 

 

 

 

 

 


전사의 형상에 사신의 무기를 든 존재, 가라.
도시 한복판의 어둠 속에서 거대한 날갯짓과 함께 조용히 내려앉은 존재.
인간의 갈망을 사냥하는 비현실적 존재를 맞닥뜨린 고타로와 쓰즈키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받아들인다.
쓰즈키는 의지와 싱관없이 자신의 갈망을 가라에게 빼앗기고는
더 이상 파고들지 말라는 가라의 말에 따르기로 하지만
고타로는 그럴 수 없다.
가라의 무기 속에 들어 있는, 어쩌면 갇혀 있는 모리나가를 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타로가 존경해 마지않는 '쿠마'의 수장 야마시아 아유코가
손가락 열 개가 잘린 채 변사체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고타로는 매일 접하던 인터넷 세계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누군가 내뱉은 말이 고이고 쌓여 결국 그 말을 뱉은 이의 '업'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어떤 성가신 감정이든, 꺼림칙한 기억이든,
속으로 삼키고 쌓아서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게 인간이야!

 

 

 

 

 

 

 

 

만약 누군가의 말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를 띄고 있을까?
실제 생활에서는 남을 의식하느라 좀처럼 하지 못하는 말을
모니터 앞에 앉아 자판기를 통해 마구 쏟아내는 사람들.
그들이 쏟아낸 말속에 담긴 비난, 악의 , 질투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은
그저 사라지는 걸까, 아니면 어딘가에 웅크린 채 그 마수를 뻗을 기회를 노리는 걸까?
고타로는 이제 아유코의 살해범을 찾기 위해 사신 가라와 계약을 맺기로 한다.
그런데 정말 사신과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걸까?
그리고 사신 가라는 정말 고타로가 믿을 만한 존재일까?

 

 

 

복수가 이끌어내는 건 절망뿐이다.
이 두 말의 정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쌍이며,
분노의 아이이자 한탄의 부모이니까.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강력범죄와 인터넷 세계 속 언어폭력과 범죄를 다룬
사회파 미스터리에 판타지 곱게 입혀놓은 성장소설 《비탄의 문》.
두 권 합해 1천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쭉쭉 읽어 나갔다.
사람들이 왜 '미야베 월드'에 발 담그고자 하는지 이유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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