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미한 살인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유의미한 살인, 마르세유추리소설대상 수상작

 

 

 

 

 



신의 이름을 빌린 남자, 사랑과 살인을 동시에 고백하다!

 

 

 

 


매일 세 시간이 걸리는 출퇴근길을 고집하는 잔느.
마르세유 경찰서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 신발이며 옷이며 무엇이든 간에 새로운 것은 다 싫어한다.
완벽하지 않은 것과 어림짐작, 근사치도 견디지 못하는 그녀는
출퇴근길 자신의 몸을 감싸주는 기차의 규칙적인 움직에만 편안함을 느낀다.
모든 서랍은 열쇠로 잠가둔 채 열었다 잠갔다 하는 수고마저 감내하는 그녀.
늘 들고 다니는 핸드백도 수시로 들여다보며 닫혀 있는지를 확인한다.
하지만 오늘, 매일 같은 시각 타던 그 기차, 매일 지정석처럼 앉던 그 자리에
잔느의 삶을 뒤흔들 편지가 놓여 있다.

 

당신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잔느.

 

 

 

 

 



편지 속 문장에 잔느의 마음은 요동치고 만다.
편지를 남긴 엘리키우스, 즉 천둥 신의 이름이 그녀의 마음에 천둥을 내린 셈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다가온 달콤함은 첫 번째 편지에서 끝나고 만다.
두 번째 편지에서 엘리키우스는 자신이 어젯밤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음을 말하며
'그녀를 죽이는 데 필요한 시간만큼'이라고 살인을 고백한 것이다.

엘리키우스가 '그녀를 죽인' 것은 며칠 사이에 벌어진 연쇄살인으로 판명되고 
난생처음 들었던 사랑 고백에 설렜던 잔느의 마음은 순식간에 공포로 변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편지 속 엘리키우스의 절절한 사연에 점점 동화되는 그녀,
현실 속에서 마음을 끄는 에스포지토 반장에게 살인범을 알고 있다고 말해야 할지를 고민하는데...





그녀의 마음속에도 괴물 같은 존재가 잠들어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와 동질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랑받는 느낌도.
그녀는 누군가에게 빛이자 유일한 지표가 돼주고 있었다.
순진하고 다정하면서 몽상가인 꼬마에게





 



 

 

잔느의 트라우마가 베일에 쌓인 채 이야기가 진행됨으로써

독자에게 첫 번째 덫을 놓은 작가 카린 지에벨.
엘리키우스가 잔느에게 남기는 편지에서는
그녀가 겪었던 일에 대한 복수를 해준다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믿으면 안 된다(이건 스포, 물론 뒤에도 덫이 몇 개 있지만)!

인격이 분열된 듯 또 다른 자신과 끊임없이 의견 충돌을 일으키는 잔느는
볼품없다고 생각한 자신에게 아름답다고, 사랑한다고 고백한 연쇄살인범 엘리키우스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고 그를 향해 막연한 연심을 품는다.
하지만 잔느는 경찰서에 근무하고 있고
엘리키우스는 그녀가 현실 속에서 호감을 느끼는 반장과는 절대적 적이다.
잔느가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가 정해지는 판국이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선과 악, 정의와 증오, 설렘과 공포 등
절대 섞일 수 없는 것들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동시에 포용하려고 드는 심리가 잘 드러난, 유의미한 살인.
읽는 내내 잔느의 시선이 되어버려 손을 꼭 쥐게 만드는 심리스릴러다.



와우, 이게 작가의 데뷔작이라지.
그 뒤로 발표한 소설이 몇 편 있는데 그중 어떤 소설을 다음에 읽어야 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