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독서사 - 우리가 사랑한 책들, 知의 현대사와 읽기의 풍경
천정환.정종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독서사, 한국의 지난 70년의 시간을 돌아본다

 

 

 

독서, '정치'와 '경제'와 '베스트셀러 문화'와 '책 안 읽기'를 말하다

 

 

 

 

 

8.15는 일본적인 것과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는 하나의 상징적 기호였고
식민지 청산에 들어가 민족주의로의 귀환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정말 새로운 포대에 새 술이 담겼을까?
해방 전후 한국 사회에 웃픈 일을 꼽자면,
식민지 시대에 조선어를 쓰는 아이들의 뺨을 때리며 일본어를 쓰도록 강요하던 교사들이
고스란히 국어 선생이 되어 일본말을 하는 아이들의 뺨을 때린 것!
이것만 보더라도 새로운 포대는 없었고 새 술 또한 없었다는 게 현실이다.

 

 

 

 

 

 

 

 

해방 직후 남한에서는 좌우익 갈등의 심화에 따라 좌파의 정치 활동에 금압이 가해졌고
좌익 서적은 금지되어 남한의 공식적 출판계에서 사라져간다.
한국전쟁은 전후 일본에게는 부흥을 불러온 '신이 내린 선물'이었다.
국내 친일파들은 반공의 펜을 놀림으로써 친일의 과오를 씻어냈고
4.19 혁명 당시에는 학생들의 희생을 기리는 에세이를 통해 민주주의 의 옹호자로 거듭난다.
1950년대 대형 베스트셀러 《자유뷰인》은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세계관이 편입된 상황에서
'여성'과 '자유'를 결합한 문화적 변동으로 생겨난 부산물이다.
이 작품은 소설 안에서가 아니라 소설 바깥에서 웃지 못할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으니,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다 싶다.

 

 

 

 

 

이후로도 특정 현상 및 사건들과 연관하여 문화적 사회적 독서사가 펼쳐진다.
1960년대 4.19의 상징이 된 최인훈 작가의 《광장》,
《자유뷰인》 이후의 최대의 베스트셀러였던 1970년대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
현재까지도 스테디 셀러 자리에 올라 있는 1970년대 저항의 우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를 지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등의 자기계발서를 비롯해 이문열, 김홍신 등
내 생각에 출판 전성기였던1980년대와 1990년대,
이후 2000년대 이래의 독서사, 지성사, 대중문화사, 냉전문화, 젠더사, 문화제도사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이야기가 꽉꽉 담겨 있다.

 

 

 

 

 

 

 

해방 이후 지난 70년 간의 '한국 현대 독서문화사'를 다룬 최초의 인문교양서.
사회적이면서 동시에 개인적인 현상인 독서,
이 지적 활동에 따르는 책의 선택과 구입, 독서 과정과 독서 후 인식 및 행동 변화 등은
개인이 속한 당대의 이런저런 문화적 정황과 밀접히 연관있는 집합적 행위다.
이를 독서문화라 지칭하는데, 그 안에서 개인은
어떤 책을 택하고 읽거나 혹은 택하지 않고 읽지 않는 자유를 가진다.
아, 말이 좀 어렵군!

 

 

 

 

 

 몇 개의 시대로 나뉜 독서사의 이야기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에프소드로 뽑아놓은 이야기마저 집중해서 읽게 되는 책 《대한민국 독서사》이다.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렸고 리뷰 정리에도 시간이 좀 걸렸는데
쓰던 리뷰 날려먹어서 다시 쓰느라 좀 힘들었다.

나는 주로 소설을 많이 언급했는데 <선데이 서울> 등 잡지나
그 외 다양한 종류의 도서에 대해서도 나온다.
사회문화적 현상 연구라든지 이데올로기 흐름 등에 관심 있는 이라면
꼭 읽어야 한다고 권하고 싶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