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 챈스의 외출
저지 코진스키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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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사 챈스의 외출, 북치고 장구치는 사회를 풍자하다

 

 


챈스는 어르신의 집 정원에서 살아요.
정원에는 좁다란 샛길도 있고 덤불도 있고 나무도 있어요.
챈스는 정원 안에서 어디든 갈 수 있어요.
담 밖으로 나갈 생각도 없었지요.
집과 정원 밖 세상, 담 너머의 삶은 전혀 궁금하지 않았어요.



때때로 방향에 무심한 바람이 불어와 나무를 흔들었다.
도시의 먼지가 내려앉아 꽃들을 어둡게 덮었다.
꽃들은 비가 자신들을 씻기고
햇살이 말려주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정원을 벗어난 챈스는 늘 TV를 들여다봐요.
정원 밖의 세상을 알려주는 TV는 햇빛과 공기와 보슬비처럼 챈스에게 다가오고
챈스는 TV를 통해 세상과 섞여요.
챈스의 엄마는 미인이었지만 머리가 박약했죠.
엄마를 닮아 챈스도 박약했어요.
박약한 엄마는 팬스를 낳고 죽었어요
고아였던 챈스를 어르신이 아이 적에 데려와
지금껏 그에게 정원을 누리게 해주었지요.
하지만 챈스는 글도 사람들의 말도 누릴 수가 없었어요.
어르신은 챈스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특수시설로 보내지거나 감방에 갇힐 거라고 했어요.
하지만 이제 그 어르신이 노환으로 세상을 등졌어요.
어르신의 변호사들은 챈스의 신분을 증명할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챈스는 어르신의 값비싼 옷과 구두를 신기도 하고 여행 가방에 넣기도 하고는
대문 문턱을 넘어 세상 속으로 나가요.



정원에서는요, 성장에도 때가 있거든요.
봄과 여름이 있는가 하면, 가을과 겨울도 있지요.
그러다 다시 봄과 여름이 오고요.
뿌리를 자르지 않는 이상, 모두 무사하고, 또 언제나 그럴 겁니다.


 


 

 

 

 

 

 

 

 

 


어찌어찌해서 비즈니스계의 거장과 인연을 맺은 챈스는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텔레비전에도 출연해요.
대통령의 금융고문 대우를 받고 유엔 행사에 참여하고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국 대사를 만나죠.
급기야 각국의 정탐 대상 명단 일순위에 오릅니다.
아무리 털어도 과거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챈스.
베일에 쌓인 인물에게 사람들은 호감을 갖고 호의를 베풀어요.

그는 질문이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해 대답하지 않지만
주변에서는 그를 진중하고 꾸미지 않는,
우직하며 신의를 지닌 인물로 추켜세우죠.
새로운 인생을 누릴 기회를 잡은 듯한 챈스의 세상 나들이는 점입가경으로 치달아요.
우연과 기회를 손에 쥔 전직 정원사 챈스는
과연 어디까지 가게 될까요?
그저 거기 있을 뿐(Being There)?
<포레스트 검프>의 원조로 불리는 사회풍자 소설.
모던 클래식 《정원사 챈스의 외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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