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연애의 기억, 누구에게든 단 하나의 사랑이 있다.

 

 

 




사랑이 파국에 이르면 기억으로 바뀌지!

 

 

 


 


열아홉 살 대학생 폴은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해 런던 교외의 본가로 간다.
엄마의 권유로 테니스클럽에 참가하게 된 폴은
파트너로 수전 매클라우드를 만난다.
수전은 자신감 넘치고 위트 가득하다.
게다가 폴보다 28세나 많고 폴 또래의 두 딸이 있는 유부녀다.
그런데 폴의 눈에는 그녀가 매우 심상치 않게 비친다.
훌륭한 테니스 파트너에 이야기가 정말 잘 통하는,
영국 중산층의 허울과 가식을 함께 비웃을 수 있는 특별한 단 한 사람.
수전이 바로 그랬다.
폴은 급속도로 수전에게 빠져들고, 수전 또한 폴에게 깊은 애정을 느낀다.

 

 

 

 

 

 

진실은 친절하지 않아.
인생이 시작되면 금방 알게 될 거야.

 

 



수전이 남편에게 수시로 폭력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폴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부모와도 떨어지기로 결심한다.
폴과 수전은 수전이 가지고 있는 자금으로 런던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가족을 떠나는데...
마냥 아름답기만 하다면 세상살이가 힘들까!
그들의 행복은 얼마 가지 못하고 서서히 드러나는 문제에 직면한다.
수전은 혼란해하다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급기야 알코올의존증이 되고
폴은 자신과 함께 있으면서도 행복해지기는커녕 고통 속으로 빨려드는 수전을 보며
사랑이 대체 무엇인지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쨌든 절대 잊지 마세요, 폴 도련님.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는 걸.
(중략)
한때, 그들에게 사랑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야.
모두에게 있어.
그게 단 하나의 이야기야.

 

 

 

결국 폴은 함께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수전을 떠나서 별도의 삶을 확립할 수도 없는
난감한 선택의 순간에 놓이고 만다.

 

 

 

세상은 보이는 것과는 달라, 폴.
그게 내가 너한테 가르쳐줄 수 있는 유일한 교훈이야.

 

 

 

 

 

 

 

 

 

 

 

열아홉이었던 남자가 일흔 즈음에 이른 후
자신의 첫사랑을 되짚어보는 이야기 ≪연애의 기억≫.
선택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었던 감정에 두 사람이 휩싸인 순간이
그의 1인칭 시선, 2인칭 시선, 그리고 3인칭 시선으로
3장에 걸쳐 생생하게 펼쳐진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서서히 감정을 다스리고 지켜보며 떨어져 있는 삶을 택한 폴.
그에게도 수전에게도 이 연애는 '단 하나의 이야기'일까?



글꽃송이가 어렸을 적 구상했던 소설 중
스무 살 차이의 연상녀 연하남 커플 주인공의
해피엔딩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을 펼쳐 스물여덟 살 차이를 가뿐하게 극복한 이 커플을 만난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끝내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못했다.
이들은 겉으로는 '다 닳아버린 세대'가 아닌 척
시간과 장소와 사회적 시선을 뛰어넘은 듯 보였지만
결국 스스로의 마음을 치유하지 못하고 상처를 키웠다.
수전도 폴도 어쩌면 자신들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에
인생에게 꾸지람을 들었음일까.

 

 

 

너희는 배짱이 있었고, 너희는 사랑이 있었어.
만일 인생에서 그걸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인생은 어떻게 해도 너에게 만족스러울 수 없어.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기도 하고 책망도 하며

시간을 제법 들여 읽은 책
줄리언 반스의 ≪연애의 기억≫이다.

 

 

 

 

 

 

너희는 배짱이 있었고, 너희는 사랑이 있었어.
만일 인생에서 그걸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인생은 어떻게 해도 너에게 만족스러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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