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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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2017년 3월 당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문 낭독이 있었다.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 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법조문은 기존의 선언적 문구, 즉  '-다'체를 벗어나
존댓말, 즉 '-입니다'체로 시작되었다.
헌법재판소가 사건의 진행 경과를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탄핵 결정문을 통해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가 헌법이고,
그런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은 국민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 헌법의 권력을 행사하는 이는 우리 국민들이며
재판관들은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심판하겠다는 것을
국민 앞에 선서한 것이다.
그렇게 계속 존댓말로 이어가다가 선고할 때 딱 한 번 반말이 나온다.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로써 대통령이나 헌법기관이 주권자이자 헌법의 원천인 국민에게
존댓말을 하는 시대가 열렸음이다.

 

 

 

 

 

 

여태 법은 어렵고 딱딱하고 은근히 강자의 편을 들어주며
대놓고 약자를 무시하는 어떤 것으로 인식되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작가 김제동, 아니 사회자라고 불리기 원하는 김제동은
헌법을 '국가 사용 설명서', 따뜻한 '연애편지'라고 보았다.

 

국민에게 존엄을 일깨워주고 , 억울한 일 당하지 말라고 다정하게 토닥여주는 헌법.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거라고 응원해주는 헌법.
오로지 '국민'들에게만 유리하고 국민이 '갑'인 계약서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상속 문서 같은 든든함 가득 품은 헌법.
김제동이 느낀 헌법은 '내가 지켜야 할 것'이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것'이었다.

 

 

 

 

 

옛날 중국에서는 '높은 자들은 예로 대하고 낮고 천한 것들은 형으로 대했다'고 한다.
이를 끝낸 것이 바로 법치인데.
법치는 '높은 사람에게도 법으로 대하고 낮은 사람에게도 법으로 대함'으로써
높고 낮음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을 그 목적으로 삼았다.
이처럼 법 앞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되는 것,
이것이 공화국의 원래 뜻이다.

 

기본이 잘 실행되어야 많은 이가 행복한 사회, 살 만한 사회가 만들어진다.
땅콩을 까주지 않았다고 무릎 꿇리는 행태도 없어질 것이요,
함부로 소리 지르거나 물컵을 던지는 일도 사라질 것이다.
인간이 각자의 존엄을 스스로 지키고 서로 지키는 사회,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법은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긴 전문과 제6조까지 담은부칙,
제1장부터 제10장까지 제130조를 두었으며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8차까지 개정하였다.

 

 

 

 

 

 

 

 

 

지금, 나 리뷰 너무 딱딱하게 쓰고 있다.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를 읽는 내내
김제동 작가의 흥분이 고스란히 느껴져
나는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었다는 게 변명 아닌 변명^^

 

헌법이란 그에 명시된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비롯해
국민들의 든든한 백이 되어주는 것임을 밝힌 이 책 덕분에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얼마나 많은가를 새삼 알게 되었다(무려 37조에 달함).
국민으로서 이런 자유와 권리를 누리기 위해 지켜야 할 의무는 몇 개가 있을까?
단 두 개, 38조 '세금 내라'와 39조 '국방의 의무를 다해라'뿐이었다.
(엥? 정말이야?)
그리고 40조부터는 국회에 대한 조항, 66조부터는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한 조항이다.
40조부터 130조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에게
심부름꾼으로서 예를 갖추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땐 크게 박수쳐야 함^^)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헌법을 느낄 권리가 있다.
헌법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우리가 챙길 것은 스스르 챙기자는 것,
헌법을 읽고 독후감을 쓴 김제동이 국민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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