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마쓰오 유미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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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날 알아봐줘요



 

 

그러니까 난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었어요.
어쩌다 이사 간 집에서 어느 날 갑자기, 에어콘 호스 구멍을 통해
'1년 후의 미래인'이라는 한 남자가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을 걸기 전까진 말이죠.

 

그래요, 난 우연히 길거리에서 눈을 잡아끄는 인형도 샀어요.
'반호'라고 이름 붙였는데, 매일 회사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마치 친구에게 하는 것처럼 반호에게 말을 붙이고 하루 있었던 일을 떠들어댔죠.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내가 정신분열을 일으킨 게 아닐까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난 정말 정신이 똑발랐어요.
그래서 구멍에서 나는 소리를 좇아 사다리를 올라갔죠.
아, 그 집에 예전부터 있던 사다리였어요.
그리고 그 미래인과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었죠.
그는 자신이 미래인이 확실하다는 걸 인식시키기 위해
미래의 사건이 담긴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말해줬어요,
일주일치 신문의 제목을 말해준 거예요.
난 일주일 동안 그가 말해준 제목들이 정말로 신문에 있는 걸 확인했고
그가 진짜 '미래인'이라는 걸 인정해야 했죠.

 

 

 

 

 

 

 

그런데 그가 나에게 뭐라고 한 줄 알아요?
회사 휴일인 수요일마다 옆집에 사는 남자 히라노 씨를 미행해달라는 거예요.
미행하면서 사진도 찍어달라고 했죠.
어이없게도...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히라노 씨가 나중에 뭔가 오해나 누명을 써서
내가 찍은 사진이 증거가 되는 건가?'
어쨌거나 나는 2주 동안 히라노 씨를 미행하면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고
3주 째에는 그를 놓쳤지만 그의 동선을 예상해서
그가 갈 만한 곳에 미리 가서 그를 기다렸어요.
물론 그는 오지 않았어요.
내가 헛다리를 짚은 거죠.
미래인이 최고로 중요하다고 말한 미행일에 히라노 씨를 놓쳐서 허탈하긴 했지만
갑자기 동선을 바꾼 건 히라노 씨니까 나도 변명할 거리는 있는 셈이었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갔는데, 세상에!

 

 

 

 

 

 

 

 

 







허스키한 목소리로 능숙하게 말을 건네는 미래인.
마래인이 미행해달라고 말한 옆집 남자 히라노 씨는
약간 높은 톤의 목소리에 사교적이지도 않고
여자가 말을 걸면 어쩔 줄 몰라 하는 자신감 제로의 남자였지만
나는 내게 닥친 이 말도 안 되는 SF 소설 같은 상황을
그와 상의할 수밖에 없었죠.
미래인이 말한 세 번째 미행의 날, 난 집에 있었다면
강도에게 죽은 목숨이었을 거예요.

결국 미래인은 히라노 씨가 아니라 날 살리기 위해
내가 휴일에 집에 있지 못하도록 한 거였어요.

 

 

 

 

이제 많은 게 밝혀질 시간이 되었어요.
과연 그 미래인은 누구였을까요?
뒤틀린 시간 덕분에 살아남은 나는
과연 죽음을 끝내 피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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