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안송이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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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지는 중입니다, 그녀의 일기장 속 그 말

 

 

 

 


삶이 그래야 하는 모습, 삶이 그렇도록 해야 하는 나날

 

 

 

 

 


22년째 스웨덴에 살고 있는 그녀는
가장 아팠던 시간도 가장 행복했던 시간도 그곳에서 겪었다.
자신밖에 모르는 거북이와 함께 살면서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그것을 당연한 듯 여기던 시절도 보냈다.
그리고 그와 헤어지기 위해 투쟁하듯 긴 세월을 보냈다.

 

 

 


 

 

그녀의 딸 선물이는 흔히 말하는 '늦은 아이'.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말도 느려서 또래와 함께 생활하는 게 쉽지 않지만
한없이 밝고 감탄도 잘하고 웃기도 잘 웃는 보물이다.
선물이를 가졌을 때 최고로 힘들었던 때문인지
여전히 조금 느리고 말도 느리지만 소중한 보물이다.
그래서일까, 몇 년간, 작가는 아무 맥락 없이 선물이에게 말하곤 했다.

 

엄마 선물이 많이 사랑해.


길 가다가도 하고, 밥 먹다가도 하고, 책 읽다 말고도 갑자기!
어쩌면 그 말이 방패가 되고 기둥이 되어서
작아지고 예민해진 작가의 마음뿐 아니라
모녀를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해주기를 바랐나 보다.

 

 

 

 

 

 


공부하고 일하다 보니 노련한 직장인이 되었지만 어쨌든
싱글맘 소리를 듣게 된 그녀에게 견뎌야 할 것은 너무 많았다.
생각 같지 않게 지친 일상도,
새롭게 찾아온 로맨스도, 뜻하지 않았던 이별도,
주위 사람과의 관계 구축도...
하지만 이렇게 견뎌야 할 것이 많은 삶이었지만
그녀는 행복을 찾아내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꿋꿋이 하루를 살아내고 선물이와 함께하는 일상에 감사하며
삶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선택한 글 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인생의 어떤 일은 시간과 함께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일은 지나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개인 간의 거리감이 확실하다고 알려진 스웨덴 사람들이지만
다행히 작가 주변의 스웨덴 사람들은 따뜻하다.

가끔 농담으로 내 이상형은 백마 탄 왕자가 아니고,
벤츠를 모는 남자도 아니고
나한테 몽블랑 펜을 사주는 남자라고 말하곤 했다.
그 말이 농담만은 아니었던 건 몽블랑이 비싸기도 하지만,
그걸 선물하는 남자라면 나를 아는 남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말로만 하는 사람들이 있고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말로만 하는 사람인 게 느껴지면 끊으면 돼.
그리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들만 간직하면 되는 거야.
그렇게 간단한 거야.

 

 

 

언제부터 나는 진실된 사람이고
남의 진실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 걸까.
사실 알고 있다.
나는 분명히 괴로운 경험을 했고,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그것이 또 다른 사람을 근본적으로 믿지 않으면서
상처 입혀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타인의 선의를 믿지 않으면서
어떻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은 사랑에 빠진 사람뿐만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도 소녀로 만드는구나.

 

 

 


책 속 문장을 잘 인용하지 않는 나로서도
이렇게 저렇게 딱지 붙이게 만든 책.
담담하게 자신의 일상을 고백한 그녀의 용기에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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