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 가자고요
김종광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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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가자고요, 지금 아니면 언제 가냐 이거쥬~

 

 

 

 

 


춥지도 덥지도 먼지 많지도 바람 많이 불지도 비 오지도 않는 딱 이맘때! 놀러 가자고요!

 

 

 

 

 

 

 

 

노인회장 김사또의 처 오지랖이 마을 사람들에게 '놀러 가자'고 전화를 돌린다.
여러 명과 전화통화를 하지만 모두들 뭔놈의 곡절이 그리 많고 공사가 다망하신지!
안 들린다고만 연신 외쳐대는 팔순 노인, 자식의 사업이 망해 집안이 풍비박산 된 사라므
팔구십 노인네들이 단체로 가면 고려장이라는 소리만 듣는다고 타박하는 사람,
죽을병에 걸렸는데 놀러 가는 게 웬말이냐라고 타박하는 사람...
30명 정원의 버스를 꼭꼭 채우고 싶은 오지랖 여사의 마음과 달리
"하늘이 무너져도 널러 가겠다"는 확답을 주는 사람은 몇 안 된다.

그렇게 놀고 싶다고, 여행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결국 인생살이에 치여 놀지도 못하고 나들이도 못하는 사람들,
거기 어딘가에 글꽃송이도 끼어 있다.
추우면 추워서 안 되고 더우면 더워서 안 되고
먼지 많아도 안 되고 바람 많이 불어도 안 되고 비 맞아도 안 되니
딱 이맘때밖에 없다는 소리에 사뭇 움찔한다. 양심에 자극받는다.

'놀러 가자고요,'
말은 쉬워도 막상 실천하려면 그 얼마나 어려운지.
마치 어디선가 흐르는 민요라도 듣는 듯, 눈앞에 만담이 펼쳐진 듯
범골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복작복작 내 눈을 아니 내 귀를 파고든다.

 

 

 

 

 

 

 

 

 

 

 

 

<장기 호랑이> 속 소년은 '장기왕'이 되겠다는 집념을 마구 표출하지만
결국 장기판에서 난무하는 훈수 두기를 견디지 못하고 어르신들 앞에서 쌍욕을 해댄다.
아버지는 소년 대신 연신 사과를 하지만 급기야 퇴출 명령을 받는다.
과연 소년은 장기왕이 되었을까?

 

<김사또>에서는 날이 갈수록 깜빡깜빡하느라 집도 태워먹을 뻔한 오지랖이 등장한다.
김사또가 돼지 잡는 날 고이 모셔온 갈비를 샘가 가스불에 올려두고는
텃밭에서 개죽을 끓이느라 잊어먹은 오지랖, 끝내 숯검댕을 만들고 만다.
남편의 불벼락이 떨어질까 싶은 참에 큰며느리와 의기투합하는 오지랖.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


이 외에도 <『범골사』 해설>, <범골 달인 열전>, <봇도랑 치기>, <산후조리>,
<놀러 가자고요>, <만병통치 욕조기>, <아홉 살배기의 한숨> 등 총 9편의 이야기가

각각 캥거루처럼 또 다른 에피소들을 안고

농촌 마을 범골을 배경으로 투박하게, 소소하게, 활기차게 펼쳐진다.
걸출한 입담이 펼쳐져 꼰대같은 느낌 풍기지만

사실은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있는 범골 사람들.
그들의 세상 살아온 지혜와 낙관, 여유 등을 함께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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