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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비를 긋다
김아를 지음 / 마루&마야 / 2018년 3월
평점 :
당신과 비를 긋다, 그의 목소리가 비처럼 스며든다
지난 주에도 그렇고 이번 주에도 그렇고
이 책을 손에 쥐고 있을 때마다 비가 내린다.
나도 당신과 비를 긋고 싶은가 보다^^
내 당신 어디 있는 건지...ㅋ
어려서 부모를 잃은 은제는 지금의 엄마가 자신을 거둬주지 않았다면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자랐을지 상상하기도 싫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음에 상처 아닌 상처로 남은 가족에 대한 응어리.
그래서 1년 전 아빠를 사고로 잃은 은솔이 자꾸 눈에 밟힌다.
은솔의 엄마는 집을 뛰쳐나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
이웃집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마음에 연애 한 번 못해본 은제는 결혼을 결심한다.
맞선에 응한다. 그런데 맞선남이? 회사 상사였다! 딱 걸렸군.
자신의 모든 걸 다 바쳐 사랑했던 여인이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키득대는 걸 목격한 윤도.
그는 이제 사랑을 믿지 않는다. 당연히 그의 사전에 연애라는 단어도 없다.
제법 빵빵한 집안의 아들인데 능력까지 갖춘 이 남자.
젊은 나이에 팀장의 자리에 올라 뭇 여자의 시선을 몽땅 끌어모으고 있지만
부모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자신의 연애 경험 때문에 정작 본인은 여자라는 족속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나간 맞선 자리에서 부하직원을 만났다.
그런데 마음이 이상하다. 혹시 내 마음에 봄바람이 부는 건가?
결혼하고 싶은 이유가 엄마가 되고 싶어서라는, 황당무계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는 윤제.
그녀가 평소 회사에서 그다지 큰 존재감은 없었지만 능력 있는 여자라는 건 윤도도 알고 있다.
그런데 아이라니, 입양이라니!
맞선 자리가 애정으로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 여자, 대체 뭐지?
그런데도 윤도는 그녀의 삶을 너무나 기웃거리고 싶어진다.
애정 없는 결혼을 약속했다고 여기는 은제였지만 이제 그가 자꾸 신경쓰인다.
아니, 그의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여자들에 자꾸만 신경이 곤두선다.
게다가 자신은 홀어머니에 스펙도 내세울 것 없고... 이래저래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리고 로맨스 소설에 빠져서는 안 되는 양념 같은 존재, 악녀 등장한다.
그녀는 자신을 한껏 어필하며 윤도를 유혹한다.
그렇지, 사랑은 쟁취하는 거야. 물론 악녀는 조연에 머물 뿐이지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고 여겼건만 이런 시련은 정말 반갑지 않다.
은제는 슬며시 윤도를 포기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그를 피하는데...
로맨스소설, 이렇게 잔잔해도 되는 거냐고 묻고 싶었는데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순식간에.
조금씩 내리는 가랑비에 서서히 옷이 젖듯,
그들은 그렇게 서서히 서로에게 젖어들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용기를 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