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눈부시고 근사한 봄을 보내기로 방금 결정했어
사에리 지음, 야마시나 티나 그림,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는 눈부시고 근사한 봄을 보내기로 방금 결정했어

 




이 정도 로맨스, 우리가 누리기에 딱 좋은 봄날의 황홀함!



 


 

좋아하는 선배랑 같이 가는데
선배가 갑자기 조용해져서
당황한 나머지 필사적으로 조잘댔더니
"미안, 잠깐 딴생각했어" 하고 쿡쿡 웃는 거야.
"아, 방해됐어요? 미안해요!" 하고 사과했더니
"아니, 미움 받지 않고 포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거든."


 



남자친구와 함께 밤길을 산책하다
그가 나직하게 속삭여서 되물었는데
물끄러미 쳐다보다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거야.
'왜 그러지?' 하고
다시 걸으려는데 손을 꼭 잡아당기며
"미안, 아무것도 아니지 않아. ...좋아해."
하는 바람에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그런 밤길.






연하의 남자애 집에 놀러 가서
CD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거야.
그가 진지하게 "...너무 무방비한 거 아니에요?"
하고 천천히 얼굴을 들이대자
그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안 돼" 하고
다시 CD로 눈을 돌리니
"...너무해. 내가 좋아하는 거 다 알면서"
하고 토라진 목소리로 투덜대는 여름.



 



뭐라는지 잘 안 들려서 "응?",
알았다는 뜻으로 "응",
이리 오라는 뜻으로 "응",
손잡자는 뜻으로 "응",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했다는 뜻으로 "응",
서두르라는 뜻으로 "응",
키스하자는 뜻으로 "응".






밤에 책을 읽는데
연하의 남자 친구가 목욕하고 나온
보들보들한 머리카락으로 안겨오더니
무릎을 베고 새근새근 잠이 든 거야.
한손에는 책, 다른 한손으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강아지 같아" 하고 나직하게 중얼거렸더니
그가 벌떡 일어나 "이래도 강아지 같아?" 하고
섹시하게 키스하는 전개 컴온 베이비.





 
좋아하는 사람과 막대폭죽 놀이 하고 싶다.
"나 오래 잘 태운다" 하고 큰소리치던 그가
눈 깜짝할 사이에 홀랑 꺼뜨리고는
여전히 파직파직 타는 폭죽을 들고 있는 나를
웃기려고 하지 뭐야.
참지 못하고 웃어버리는 바람에 불꽃이 툭 떨어져 꺼지고
문득 웃음소리가 멎은 그 어둠과 정적의 찰나에
앗, 하는 여름을 원해.






술자리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이거 있잖아. 어떻게 생각해?" 하고 휴대전화를 보여주기에
"뭔데?" 하고 들여다보니 메모 화면에
'둘이서만 몰래 빠져나가고 싶은데 안 될까' 하고
적혀 있는 거야.
놀라서 얼굴을 보니 그가 장난스럽게 웃길래
화면을 가리키며
"난 이거 좋아해"하고 대답하고
그가 "나도" 하고 말하는 공범 같은 시간을 보내고...


 





나라고 <파리의 연인> 찍지 못할 게 없다^^
볼륨펌을 한 남자 친구의 미소, 다정하게 귓가에 속삭이는 밀어,
포근하고 따뜻한 봄 날씨와 흩날리는 벚꽃,
꼭 잡은 두 손의 온기...
로맨스를 꿈꾸는 데 나이가 상관 있나?
상상만 해도 입가에 절로 미소가 떠오르고 가슴이 간질간질해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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