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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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이지리아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한 '치누아 아체베'는 스물여덟의 나이에 이 책을 발표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아프리카 탈 식민주의 문학의 고전이며 가장 사랑받는 아프리카 소설 중 하나라고 한다.

총 네 번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진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남자가 남자로 세상을 살수 없게 되자,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진 남자'는 비장한 선택을 한다.

'오콩고'는 무능한 아버지를 두었다. 그의 아버지 '우노카'는 빈둥대면서 악기나 연주하고 빚에 쌓여있으며, 칭호 하나 얻지 못한 실패작으로 종양에 걸려서 세상을 마감한다.

덩치가 매우 크고 숨소리조차 거친, 험상궂은 용모의 '오콩고'는 아버지를 닮은 것 같이 보일까 봐 아버지가 사랑한 것들(친절, 게으름)을 증오한다.

씨름대회에서 한 번도 등이 바닥에 닿은 적이 없다 하여 '고양이'라고 불리던 전설적인 사람을 내던진 이후 명성을 얻고 시행착오를 거쳐 얌농사를 지어내 곳간에 저장해놓고, 아내도 세명이나 얻고, 8명의 아이들과 칭호도 두 개나 가진 그는 마을에서 큰 부자이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마을에서는 죽기까지 총 네 개의 칭호를 얻을 수 있는데, 네 개의 칭호를 얻은 사람은 촌장이 된다. '오콩고의 가장 큰 열정은 부족의 촌장이 되는 것이다. 그 꿈이 그를 지치지 않게 한다.

우무오피아 마을의 여인이, 시장에 나갔다가 살해당하자 그 마을과 전쟁을 치르고자 하는데 사절로 나선 '오콩고'가 전쟁 대신 청년 하나와 처녀 하나를 데려온다. 그 처녀는 죽은 여인의 남편에게 주고, 청년은 '오콩고'의 집에서 거둔다. 이 청년 '이케메푸나'는 첫째 부인에게 보내지고 '오콩고'의 여러 자녀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아들처럼 자란다. 다른 자녀들이 그를 잘 따르고 좋아한다.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지만 '오콩고' 역시 '이케메푸나'를 매우 좋아한다.

'오콩고'는 엄격하게 집안을 단속한다. 아내들과 자녀들에게 손찌검도 한다. '은워예'는 첫 번째 부인의 아들로 집안의 장남인데 게으르고 유약함이 제 할아버지의 기질을 닮은 듯하여 잔소리와 매로 고치고자 하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화술(특히 농담)을 매우 중요시하고 음악이 일상인 이 마을에는 주술적인 여러 제약들이 있다. 밤에는 뱀이란 말을 하지 않는 것 혹시 뱀이 들을 수가 있다고, 쌍둥이는 대지에 대한 모독이며 불길하다 하여 갖다 버리는 것, 대지의 여신이 가장 혐오하는 병이 종양인데 이 병으로 죽으면 집안에서 죽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내다 버리고, 땅에 묻어주지 도 않는 것, 밖에서 누가 부르면 '네'하지 않는 것.. 악귀가 부르는 것일 수도 있으므로.. 달걀은 너무 맛이 있으므로 애들이 훔칠 우려가 있다 하여 애들에게 먹이는 것이 금지된다.

45세의 둘째 부인 '에퀘피'는 '오콩고'가 '고양이'와의 씨름에서 이기고 얻은 아내이다. 마을의 미인이었던 그녀는 다른 남자의 아내였었다. 그녀는 '오콩고'와의 사이에 열 명의 자식을 낳았었지만, 모두 세 살이 되기 전에 죽고 무남독녀 '에진마'만 있다. 제 엄마를 닮아 벌써부터 미인의 티가 나는 그 아이를 가장 예뻐하는 '오콩고'는 내심, 그 아이가 사내였으면 한다. 6세까지 죽지 않으면 거의 살게 된다고 하지만, '에진마'가 병치레를 할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어느 날 우무오피아의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찾아와 숲과 동굴의 신이' 이케메푸나'를 죽이라 하였다 하며, '오콩고' 더러 이 죽음에 관여하지 말라고 한다. 3년 동안 아들처럼 생각해오던 '오콩고'는 '이케메푸나'를 데려가던 일행을 따라나섰는데, 가엾은 '이케메푸나'가 호소를 하자, 두려움에 휩싸여 자신의 도끼로 그 아이를 죽인다.

[중간생략]

 

전사가 전사였던 그 좋은 옛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을 아는 남자 '오콩고'.., 무능하고 남자답지 못했던 아버지의 기질을 닮을까 봐 평생 두려워, 성공에 집착하고 남자다움에 집착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했던 남자.. 그는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문명인이라 자처하는 우리의 잣대로 본다면 그들의 온갖 미신적인 행위와 신념들이 뭔가 우습고 엉뚱하고 바뀌어야 하는 대상같이 여겨지기도 하지만,

대대로 신과 조상님을 모시고 가르침을 따르며 공동체의 삶을 지키고자 했던 그들만의 것들을, 문명의 잣대로 평가했던 비극이 지구상 어디 어디에서, 얼마나 빈번히 일어났던가.. 그들의 가치와 관습이 외세에 의해 산산이 부서져 버린 것이구나를 깨닫게 되는 순간, 슬픔과 연민이 한없이 밀려온다.】

* 얌은, 이 부족의 주식으로 여겨지는데 사진을 검색해보니, 고구마 처럼 생겼으나, 마의 종류라 한다. 콜라 열매는 접대 음식으로 내놓는데 전에는 미량이 재료로 쓰였다 한다. 근데 약간의 코카인 성분도 들어있다고, .. 야주자를 만들어 마시고, 얌은 으깨거나, 죽을 만들고 생선과 야자유를 넣어 요리하는데 대한민국에 얌요리 먹을 수 있는곳이 있는지? 책을 읽다보면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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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가 생전에 가난했다면 다시 태어날 때 부자로 태어나라 했을 것이야. 하지만 그대는 부자였네. 그대가 겁쟁이였다면, 용기를 가지라 얘기했을 것이야. 하지만 그대는 용감한 전사였네. 그대가 젊은 나이에 죽었다면, 되살아나라 했을 것이야. 하지만 그대는 오래 살았네. 그래서 나는 그대에게 이전에 온 길을 다시 걷도록 하겠네. 그대가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면, 편안히 가게. 하지만 사람이 그대를 죽인 것이라면 그자에겐 한시의 평안도 허락지 말게."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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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5
미셸 투르니에 지음, 이원복 옮김 / 민음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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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은 20세기 최고의 전쟁문학이라 일컬어진다. 작가 '미셸 투르니에'는 '레마르크' 등 독일 문학 작품을 번역하던 사람이었다.

이 작품은 전쟁소설이지만 특이한 풍채와 특이한 운명적인 힘을 느끼는 주인공 '아벨 티포주'의 이야기와 게르만 신화(마왕, 식인귀) 그리고 성서 이야기(크리스토프 성인, 아벨과 카인)가 상징하는 것들에 주의하면서 읽어야 한다. 그리고 나치 독일과 전2차대전에 대한 정보도 검색해가면서..

이야기의 큰 축은 전쟁이지만,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신화와 성서 이야기를 통해 전쟁을 일으키는, 아니 즐기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 소설에 비하면, '헤밍웨이'나, '레마르크'의 전쟁소설은 매우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야기의 시작은 불길한 기록이라는 '아벨 티포주'의 일기로 시작된다. 그 기록은 1938년 1월 3일로 시작해서, 2차 대전 발발 직후인 1939년 9월 4일까지이고 여기까지가 1장이다.

심각한 근시에 거대한 몸집, 남근 왜소증인 그는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다. 천성적으로 은밀한 사람인 그는 사교적이지 못한데, 자신의 개인적인 우주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다는 '라셸'과 관계를 맺어왔는데, 그녀가 그의 남성성을 농락하면서 떠나버렸다.

가끔 그녀는 , '티포주'한테 '당신은 식인귀야' 하면서 놀려댔다. 자신의 일생이 설명할 수 없는 우연의 일치로 가득하다면서, 주어진 운명을 불길하게 여기던 '티포주'는 그녀를 보내고 자신의 지난날을 회상하며 사고로 인한 오른팔을 대신해 왼팔로 기록한다. 그리고 '난 미친놈이 아니다'라고 역설하지만, 좀 미친놈 이야기처럼 시작된다.

유년시절, '티포주'는 기숙학교에 보내졌다. 허약하고 못생겼으며 사교적이지 못한 그는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는데, 전학생 '펠스테르'와의 문신 사건으로 인해 더욱 놀림감이 되었으며 '펠스테르' 무릎에 난 피를 핥으면서 알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혀 기절을 해버렸다. 학교 수위의 외아들 '네스토르'와 친해졌는데 그는 괴물 같고 천재적이고 환상적인 뚱보로 학교 내에서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

대한 몸집만큼 거대한 존재감을 지닌 '네스토르'는 '티포주'에게 은밀하고 효과적인 보호막이 되어 주었고 그의 행동은 '티포주'에게 전위된다.

'네스토르는 기마전에서 가벼운 '티포주'를 짊어지고, "꼬마 티포주야, 한 아이를 짊어진다는 게 이처럼 아름다운 일이란 것을 난 여태껏 몰랐어." 한다.

유탄 사건으로 징계에 회부된 '티포주'가 집으로 도망쳤다가 다시 나온 날, '네스토르'는 지하실에서 질식사 한 채로 발견된다.

'라셸'과의 이별 후, 어린아이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된 티포주는 남몰래 아이들 사진을 찍는다.

191센티의 거구에 못생기고 급성 근시에 110킬로에 달하는 그는 한때 군에서 통신병이었는데 제대 후 참을 수 없는 식욕 탓에 살을 찌웠다. 그가 주로 먹던 것은 생고기와 가공하지 않은 생우유였다.

교성 없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일상적인 흥밋거리에 무관심해서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던 그가 어린이 찬미자가 되어 '마르틴'이라는 소녀를 알게 되는데, 불상사로 인해 재판에 회부된다. 그즈음 희대의 살인마 '외젠 바이드만'에 대한 기사에 심취해 있었는데, 자신과 같은 날 태어났고 키도 몸무게도 같고 왼손잡이이며 외아들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자신이 불길한 인간임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1939년 9.3일 프랑스 전국에 동원령이 내리자, 예심판사는 그에게 면소 판결을 내리고 그는 전쟁터로 보내진다.

통신 수단인 비둘기를 보살피는 일에 투입되었던 그는 전쟁의 상황이 나빠지자, 먹이로 둔갑한 비둘기를 보게 된다.

독일군의 포로가 된 '티포주'는 아무런 저항 없이 포로생활에 빠져든다.

그에게 프랑스는 짓밟힌 유년기, 반항적인 소년기, 가장 초라한 외모에 가려지고 우롱당한 열정적인 청년기일 뿐이었다.

[중간생략]

 

화와 성서의 상징이 불러일으키는 환상적인 분위기가 전부를 지배한다. 그래서 울림또 한 크다 하겠다.

거세한 몸집이 큰 흑마는 남근왜소증에 거구인 '티포주'를 상징한다. 그 큰 주인을 짊어지는 말 '바르블뢰르'

마왕과 식인귀는, 평범하지 않은 우연들을 겪으면서 특이한 외모를 지닌, '티포주'가 자신의 운명이 그러한 존재인가를 햇갈려하고 부분부분 확신하기도 하지만 유대인들을 학살하고 생체실험을 일삼고, 아이들을 총알받이로 키우는 미친 나치의 모습이었고, 전쟁에 미친 자들의 모습이었다.

'티포주' 자신의 배변, 쾌변, '괴링'이 연구하는 동물들의 배설은, 이 소설을 통한 폭로쯤 되려나..하고

무엇보다, 나치즘의 신화적 뿌리를 [아벨과 카인]의 이야기, 유목민에 대한 정착민의 증오에 비유한것이 너무 인상적였다.

'크리스토프 성인'이 짊어진 예수의이야기를 중학생 '티포주'가 낭독하게 되는데, 자신의 우연하지만 필연적인 행위들을 짊어지는 행위인가하고 회의를 품어오면서, 심지어 소년병 동원에 나서 아이들을 꾀어 데려오는 일조차도 짊어지는 행위인가 스스로 묻게 되고, 이따금 그런가보다 하고 확신을 하지만 결국엔 비쩍마른 유대인 소년, '에프라임'을 짊어지고 떠나면서 비로소 확신하게된다. 자신의 행위는 그리스도를 짊어졌던 그 거인의 행위와 같은 부류였음을.. 그리고 마침내 그가 보게된 황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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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에서 인간의 전락이 실제로 있었다면 그것은 선과 악의 인식을 통한 상승 개념을 나타내는 ‘사과 사건‘이 아니라 원래의 아담이 셋으로 분리되는 해체, 남자에게서 여자와 아이가 떨어져 나온 해체를 통해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영원한 고아가 된 아이, 고독하고 겁에 질려 언제나 보호자를 찾아 헤매는 여자, 가볍고 민첩해졌지만 모든 특권을 빼앗기고 비굴한 육체노동에 순종할 수밖에 없게 된 비참한 왕 같은 남자.

결혼은 태초의 아담을 회복하기 위해 추락의 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 하지만 그런 가소로운 해결책 말고는 없을까? 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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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과거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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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를 빛내던 작가 '은희경'의 오랜만에 나온 소설이었다.

'김유경'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는 아니지만, 가장 오래된 친구, 40년 전에 여자대학 기숙사에서 만났고 한때 광고 회사의 출판부 상사이기도 했던 '김희진'이 있다.

자기 욕망에 적극적이고 사회생활의 수단이 좋았던 '김희진'이 소설가가 되었는데

인터뷰에서 그녀는 '고독과 가난과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받은 모욕이 자신을 작가로 만들었고 옛 친구들은 자신의 소설을 읽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소설 제목이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이다.

'김유경'은 실패한 결혼으로 인해 아르바이트를 근근이 하다가 '김희진'을 만났고, 그녀와의 인연이 우연히 이어지지만 절친이라거나 좋아하는 친구라고는 말할 수 없는 사이이다.

이야기는 지방 출신의 그녀들이 서울에 있는 여자대학교에 입학하면서 기숙사에 모여들어 지내게 된 1977년도와

'김유경'이 '김희진'의 소설을 읽게 되는 2017년의 이야기이다. 그 소설은 여대 기숙사를 배경으로 한, 연애 소설이자, 성장소설쯤 된다고 한다.

감기 몸살을 심하게 앓으면서 읽게 된 그 책 속의 '유경' 자신과 지방 출신의 여대생들에 대한 기억과

'희진'이 써 내려간 공주들은 너무 달랐음을 깨달으며 '유경'은 그녀들의 1977년을 소환해 낸다.

시대는 여자들이 대학생이 되는 것도

대학을 나온 여자들이 취업을 하는 것도 많은 제약이 따르던 사회였겠으므로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이 다 이해되지는 않지만, 그런 시대에서 멀지 않은 40년이란 시간을 가늠해보면서 읽게 된다.

숙명여대에 다니는 그녀들이 주로 만나는 남학생들은 연세대와 서울대의 학생들인데 그들은 긴급조치 등 시국과 연애에 관심이,

그녀들은 오로지 연애와 좋은 결혼에만 관심이 있는 듯이 그려지지만,

가족과 사회가 여자 대학생들에 거는 기대가 현모양처일 뿐인 것이 시대적인 한계이다.

'김유경'은 말더듬이였다. 웅변학원 등 각고의 노력 끝에 교정을 하지만, 여전히 당황하면 말문을 못 열고

각 지방에서 올라온 여자 대학생들은 저마다의 개성들이 섞여 서울스럽고, 대학생스러운 것들을 익혀 나간다.

20년 전부터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희진'의 언저리를 맴도는 '유경'은 그 시절 룸메이트를 비롯한 기숙사생들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내며 자신의 어설프고 아픈 첫사랑까지도 왜곡되고 희화하한 '희진'의 소설과 '희진'의 편집된 기억에 대해 유감이 있다.

'김희진'은 독신녀로 살면서 소설을 쓰지만

유부남과 교제를 하고 있고, 전에 광고 회사에서도 인사권을 쥔 유부남 간부와 부적절한 관계가 폭로되어 회사를 그만둔 배경도 있다.

그녀는 소설 속 공주라 칭한 그녀들을 맘대로 과장하고 희화했다.

설 속 그녀들이 한결같이 허세와 모순이 넘쳐나는 캐릭터들이라면 그녀들을 관찰하는 주인공 '희진'만은 그 모든 상황들을 통찰하는 식견을 지닌 성숙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유경'의 기억 속, '희진'은 분명 다르다. 기숙사에 들어왔던 시위 전력 있는 남학생의 탈출을 도와줬던 사건과 연루되었던 여학생들 몇몇을 사감에게 일러바친 것도 '희진'이었던 것이다.

미팅에서 다른 여학생의 파트너였던 '브론스키'와 우연한 조우 끝 만남을 이어가던 '유경'에게 유학파 부모를 둔, 서울 태생 '오지은'이, 자신이 가지긴 싫고 놓쳐아주자니 아까운 '한승우'를 소개해 , 그와 교제를 이어갔으나, 또 그를 질투하던 '오지은'의 장난으로 아프게 아프게 관계가 끝나면서 여름방학을 보내고, 다시 '브론스키'와 만남을 이어가는데,

'브론스키'는 '유경'이 자신에게 '의외성과 특별함과 격정을 원했느냐'고 편지로 묻는다. 자신에게는 그것이 없다면서 이별을 고하고 두 번의 실연으로 '유경'은 성장한다.

'유경'이 '희진'의 소설을 읽으면서 소환한 과거는 빛나던 시간이었다. 빛의 이면은 그림자이다. 왜곡하고 편집해도 빛과 그림자는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하고, 아프고 어둡고 시리다고 덮으려 애쓰는 자도 자신에게 맞게 편집하여 각색하는 자도 있게 마련이겠지..

 나에게 그날은 그런 것들로 기억된다. 기울고 스러져갈 청춘이 한순간 머물렀던 날카로운 환한 빛으로. 나는 그 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끝 가까이에서 닿을락 말락 흔들리고 있지만 끝내는 만져보지 못한 빛이었다. 339

 

'진'의 소설 속 마지막 부분이다. 그녀가 소환한 5월의 어느 날 k 공주의 결혼식을 마치고 그녀가 둘러보는 정경.. 이미 기울고 스러져 버린 청춘과 과거, 그 환하고 날카로운 빛은 그 한가운데 있던 그 시절에도 끝내 만져보지 못한 빛이라고..

'희진'은 인간들이란 자기를 주인공으로 편집해서 기억한다고 한다. 자신이 소설을 쓰는 이유는 외로워서라며, 그래서 나를 주인공으로 편집한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우겨서 내 편을 많이 만들려고 쓴다고 한다.

진실이 어디 있어. 각자의 기억은 그 사람의 사적인 문학이란 말 못 들어 봤냐고..

우리가 아는 자신의 삶은 실제 우리가 산 삶과는 다르며 이제까지 우리 스스로에게 들려줄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영국 작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비관은 가장 손쉬운 선택이다. 나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적게 소모되므로 심신이 약한 사람일수록 쉽게 빠져든다. 신체의 운동이 중력을 거스르는 일인 것처럼, 낙관적이고 능동적인 생각에도 힘이 필요하다. 힘내라고 할 때 그 말은 낙관적이 되라는 뜻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낙관과 비관의 차이는 쉽게 힘을 낼 수 있는지 아닌지의 차이인지도 모른다. 역설적인 점은 비관이 더 많은 희망의 증거를 요구한다는 사실이다. 어둡고 무기력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관을 일삼는 사람이야말로 그것이 깨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자신 같은 비관론자도 설득될 만큼 강력한 긍정과 인내심을 요구하게 되고, 결국 유일하게 그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괴롭히게 된다. 31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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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새움 세계문학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김선영 옮김 / 새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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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는 러시아의 작가이자, 산문가, 극작가로 현대 단편소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단편을 애정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뤄졌지만,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하게 추천받던 작가라, 이 책으로 입문한 셈인데

단편에 대한, 그리고 이 작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생겨났다.

현대 소설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세련된 작품들이다. 읽으면서 계속 놀라게 된다. 이게 1800년대의 작품이라고?

'체호프' 단편의 특징으로 크게 '의식의 흐름 기법'과 '도덕적 결말의 부재'를 꼽는데

이 작가의 작품들과 기법들, 그리고 인물들은 두고두고 현대의 소설까지 이어지는 중심축이 되었을 거라고 확언할 수 있다.

단편 소설 쓰기의 정석이라고 표현하고 싶도록..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라는 제목 아래 총, 여덟 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모두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속물근성이 넘치는 여성이거나, 개혁의 의지가 빛나는 신여성이거나..

'체호프'의 여성관이 궁금해지고 생생하고 현실감 있는 대사와 묘사가, 몰입도를 높이며, 그녀들을 냉정하게 비웃기도,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도덕적인 판단을 하든, 다른 판단을 하든, 그건 독자의 몫이 되는데, 암튼 만만치가 않다. 고전문학은, 어느 정도 권선징악 같은 결말을 기다리며, 단순한 캐릭터들을 다소 과장된 감정이입에 이끌리는 대로 감상하는 맛이 있는데, 이 러시아의, 1800년대 작가의 고전은 또 다른 맛이다. 그 당시의 대문호들, 그 뒤를 이어가던 문호들, 현재에 이르는 작가들에게 '체호프'의 작품들이, '체호프'가, '러시아의 문학'이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가늠해 본다. 그의 단편선을 모아보려는 욕심도 생겼다.

열린 결말이고, 흥미진진하고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하기까지 하다. [아리아드나]를 비롯해서, 러시아인의 기질, 러시아의 자연 환경 등에 대한 묘사와 언급이 너무 좋았다. 작품 속 여인들은 고전소설 답게 평면적이지만, 모두 아름답고, 몸매가 좋고, 8개의 작품중, 두여인 빼놓고는, 속물스럽고 한심하기 까지 하다. 그런데 개화기 신여성 같은 두캐릭터(메자닌이 있는집, 신부)를 읽어나갈때는 작가의 메시지에 귀기울이게 된다. 여자도 배우고, 집안일 아닌,일도 해야한다는..

시대엔 남자 귀족들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고보면 이 작품보다 20년 앞선,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속, '레빈'은, 지방의 귀족인데,, 노동의 중요성을 알고, 농사일들에 관여를 한다.

배우지 못하고, 사교장에 가서야, 남편감을 만날 수 있었던 당시 시대상, 러시아소설에서의 사교모임은, 유럽소설에 등장하는 사교모임보다 훨씬 흥미롭고, 훌륭하다. 이런 나의 생각은 아무래도 [안나까레니나]의 영향을 받은 듯 싶지만..

 

- 그에겐 두 개의 삶이 있었다. 하나는 필요하다면 누구나 보고 알 수 있는 공공연한 삶, 조건적 진실과 조건적 속임으로 가득하며 그의 지인들과 친구들의 삶과도 완전히 닮아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비밀리에 흘러가는 삶이다. 그런데 왠지 상황의 이상한 일치에 의해, 아마 우연이겠지만, 그에게 중요하고 재미있고 필수적인 것들, 그가 진심으로 대하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며, 인생의 알맹이를 이루는 것들은 남몰래 비밀스레 이루어졌다. 그리고 거짓인 것, 진실을 감추려고 덮어쓰고 있는 껍데기, 예를 들어 은행 업무, 클럽에서의 논쟁, 그의 ‘천한 종족‘, 아내와 함께 기념행사에 다니는 일은 전부 명백하게 들러났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이들을 판단했고, 보이는 것을 믿지 않았으며, 모든 사람은 밤의 베일 같은 비밀의 베일 속에서 그의 진짜이자 가장 재미있는 인생을 살고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모든 개인이라는 존재는 비밀에 의해 지탱되고, 부분적이겠지만 아마 이러한 이유로 교양인이 개인의 비밀 존중에 대해 그토록 민감하게 구는 게 아닐까. 262-263(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 그의 머리칼은 벌써 하얗게 세기 시작했다. 요 몇 년 새에 자신이 이렇게 늙고 추해진 게 이상했다. 그가 손을 얹고 있는 그녀의 어깨는 따뜻했고 떨리고 있었다. 그는 이 인생, 아직 이렇게 따뜻하고 예쁜, 하지만 아마 곧 그의 인생처럼 색이 바래고 시들기 시작할 이 인생에게 연민을 느꼈다. 그녀는 어째서 그를 이렇게 사랑하는 것일까? 여자들에게 비친 그의 모습은 늘 진짜가 아니었고, 그들이 사랑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들의 상상이 만들어 낸, 각자의 인생에서 간절히 찾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실수를 깨달은 후에도 여전히 그를 사랑했다. 그런데 어떤 여자도 그와 함게 있으면서 행복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 그는 새로운 여자를 알게 되고, 만나고, 헤어졌지만 한 번도 사랑하진 않았다. 그게 무엇이었든 간에 사랑만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야, 머리칼이 하얗게 세기 시작했을 때에야 그가 정말로, 제대로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평생 처음으로. 264-265(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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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눌프 헤르만 헤세 선집 6
헤르만 헤세 지음, 권혁준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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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 순례]는 1차 대전을 겪고 패전국 국민들의 비현실적인 상태에 놓인 우울과 절망 속에서, 여행의 진부한 교통수단들을 포기하고 동방으로 순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나' H.H'는 얼마간의 수습 기간을 통해 수련을 받고 선서를 하고, 결맹의 반지가 주어져 비로소 동방 순례의 회원이 되는데 그 결맹에는 고차원적인 특정의 목적(비밀 엄수)과 개인적인 목적이 있다.

어떤 회원은 道를 찾기 위해, 혹은 마술적인 힘을 지닌 뱀을 찾기 위해서 등등의 목적이 있지만, 내게는 아름다운 '파트메르(예언자 마호메트의 딸)공주'를 만나 사랑을 구하고자 함이었다.

 계대전 직후, 종말에 대한 예감과 제3국( '히틀러'가 집권한 국가 사회주의)의 도래에 대한 희망과 함께 구세주, 예언자, 사도라고 하는 자들로 들끓던 시대, 전쟁에 뒤흔들리고 궁핍과 배고픔에 절망하고 피와 재산을 바친 모든 희생이 덧없고, 실망스럽고 허망한 꿈을 좇았던 존재들이, 다양한 모양으로 진실하게 영혼을 고양시키고자 하는 일중 하나가 동방에 대한 관심이었다. 인도, 고대 페르시아, 동방의 신비, 종교에 대한 호기심이 널리 퍼져 있기도 했다.

나와 결맹의 회원들은 여정 속 모든 경건한 장소, 기념물, 교회들, 공경할만한 묘지들을 참배하며 때론 노래로, 때론 침묵과 명상을 바치고, 교회당과 재단에 꽃으로 장식을 하며 다른 회원들과 조우하면, 함께 어울리고 축제와 광란의 춤을 나누기도 했다. 이 들, 순례단은, 돈, 숫자, 시간으로 망가진 세상에서 탄생하여 삶의 참된 내용을 앗아가는 문명의 이기들을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행진과 야영을 계속한다.

고의 역사를 지닌 결맹은, 남의 눈에는 광신자 집단의 하나로 보일 수도 있어, 나쁜 풍문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수련 기간을 마친 나는 결맹의 수칙을 충실히 지키며 기꺼이 순례자로 살게 되는데 그 회원들 중, '레오'라는 하인에 대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의 밝은 에너지와 지혜는 회원 모두의 칭찬 대상이기도 했다. 동물들 마저 '레오'를 따른다. '레오'는 동방 순례에서 솔로몬의 암호해독 열쇠로서 새들의 말을 알아듣는 방법을 배우고자 나섰다고 한다.

그러다가 변절자가 생긴다.

그는 순례단이 한가하게 빈둥거리는 듯한 행진과 점성술로 며칠씩 여행을 중단하던 일, 꽃잔치를 벌이며, 시문학과 침묵을 하던 일들에 불만을 토로하며 떠났다.

,' H.H'의 직업은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야담가이다. 모임의 음악을 담당하면서, '니논'이라는 외국 여자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데, 주석에 '니논'은 '해세'의 세 번째 부인을 암시한다고 한다.

결맹의 순례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여행만이 아닌, 시간을 가로지르는 여행이기도 하다. 동방을 향해 가고 있지만, 중세나, 황금시대로의 여행을 하는.

그들의 순례는 전쟁으로 교란된 세계를 믿음으로 극복하여 낙원으로 변형시키고, 과거에 존재한 것, 미래에 닥쳐올 것, 허구적으로 상사한 것을 창조적으로 현재의 순간으로 불러내는 일이기도 했다.

'헤르만 헤세'는 회원들 중, 또는 여정 중 만나는 다른 모임에 속한 사람들을 나열하는데, 그의 실제 연인과, 작품 속 주인공들과 평소 교류하던 사람들인, 예술가, 화가, 음악가, 시인들 낯익은 인물들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미소를 띠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회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던, 하인 '레오'가 사라진다.

중요한 문서와 회원들의 귀중품들과 함께

야기는 갑자기,

순례의 여정을 기록하려는 나,' H.H'가, 주제 접근이 안되어서, 고심 끝에 세계대전 참전했다가 그와 관련된 책을 써서 성공한 친구 '루카스'를 찾아가 묻는다.

그 일이 어떻게 가능했느냐고?

'루카스'는 자신에게 그 경험은 책을 쓰든지 아니면 절망에 빠지든지 둘 중 하나였다고, 책을 쓰는 일은 허무와 혼란과 자살에서 자신을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H.H'의 원고를 보면서, 그의 글이, '레오'에 실종에 매달려 자꾸 되풀이해서, '레오'의 이야기로만 되돌아가고 있는 함정에 빠져있음을 보고, '레오'에게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레오'를 던져버리려고, 실종되었던 '레오'를 찾아 나선, 'H.H'는 그를 만나지만, '레오'는 알아보지 못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더 이상 순례기가 아닌, 신비한 체험으로 바뀐다.

'H.H'는 그 순례단에서, '레오'의 실종 이후, 도망쳐 나왔다. 기억을 더듬어 동방 순례기를 쓰려고 하지만, 도망치고 말았던 자신의 처사로 인해 실망의 삶을 살았고, 그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불신과 후회 섞인 그리움을 글쓰기를 통해서나마 고귀한 시절의 기억에 봉사함으로써 그 자신을 정화시키고 구제하고자 했던 것.

'레오'에 이끌려 결맹 간부들에게 재판을 받게 되는데

베일에 싸여있던 결맹 최고 지도자가 나타나고 그의 판결을 받으면서

방 여행길에 나섰던 모임은 '레오'의 실종으로 인해 이성과 신념을 상실하고 의혹과 무익한 논쟁에 휘말리다 여러 당파로 분열되어, 뿔뿔이 흩어졌던 것. 'H.H'는 자신을 실망시켰던 것은 '레오'도 결맹도 아니었으며

스스로 너무 약하고 어리석어서 자신의 체험을 잘못 해석하고 결맹의 존재를 의심하고 동방 순례를 실패로 간주했던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다른 일행들의 기록에서 자신을 언급한 부분을 들여다보면서, 기억의 혼탁과 부정확, 그리고 자신의 수기가 어떤 가치가 있는 건지? 여러 보고서가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서로 모순되고 서로 다른 것을 의심하게 되기라는 생각에 이런 역사적인 노력이 아무 소용 없고, 이런 역사적 기술을 계속할 필요도 없음을 각성한다.

'헤세'는 신학교를 뛰쳐나와 반항적인 기질을 보이면서 열다섯 살에 자살을 시도하고, 정신병원에 입원도 했었지만, 시계공을 거쳐 서점에서 일을 하면서 소품들을 발표하게 된다.

9살 연상의 첫 번째 부인과의 불화 이후 두 번의 결혼을 더 하게 되고, 마지막 대작 [유리알 유희]를 구상하면서 선행 작업으로 집필한 작품이

바로 이 [동방 순례]라고 한다.

[크눌프]를 읽으려고 현대 문학판을 구입했는데, 여행이라는 주제로 묶었다며 한편 더 실은 소설이 [동방 순례]였다. 뜻밖의 이 작품이, 내게는 더 흥미로웠다.

책의 주인공이, 사로잡힌 또 다른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그를 서술해가는 '헤세'식 소설,

소설 속의 화자, 'H.H'는 누가 봐도 '헤르만 헤세'이고, 그는 이 소설 발표 10년 전에 이미 [싯다르타]를 발표했었고,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직후에 출간된 [동방 순례]는 '헤세'식의 정신세계에 대한 갈망, 내면으로의 여행의 전형을 보여준다.

소설 속 환상적인 요소들 뒤, 상징과 은유와 비유를 다 알아차릴 수는 없었지만

'헤세'의 알려진 다른 소설들에 비해 결코 빠질 수 없는 이 흥미진진한 작품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음이 의아하다.

다만, 진짜 순례기였다면.. 세계대전 직후의 패전국 시민 '헤세'가 동방으로 여행을 하면서 스위스를 거치고 이탈리아를 거치면서, 어느 내륙으로 이어지는가를 구글 지도를 펼치고 읽다가 아쉬웠던 부분이다. '헤세'는 그 당시 인도 여행도 이미 했던 사람이었는데,, 하기사 '헤세'가 여행기 따위나 쓰기에는 내면의 부대낌이 아까웠으려나 하는 생각도 슬며시~~ 이제는 아직 만나지 못한 그의, [유리알 유희]를 읽어야 할 시기가 왔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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