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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수수밭 ㅣ 대산세계문학총서 65
모옌 지음, 심혜영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9월
평점 :
2012년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모옌'은, '글로만 뜻을 표현할 뿐,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그의 필명이란다.
그는 소학교를 중퇴하고 농사, 면화 가공 공장에서 일하다가 20세부터 인민 해방군에 입대하여 문학 공부를 하였다.
이 책의 원제목은 [홍까오량(홍고량) 가족]이다.
'장예모' 감독이 이 원작으로 영화화한 제목이 [붉은 수수밭]이라, 우리에게 더 친숙한 이름이고, '문학과 지성사'에서 이 작가와 합의하여 [붉은 수수밭]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소문을 듣고 이왕이면 이 제목 판본으로 읽으려고 구입했던 것.
[붉은 수수밭]은, 1986년 중편 소설 [붉은 수수]를 발표하고, 네 편의 연작([ 고량주], [개의 길], [수수 장례], [기이한 죽음])을 묶어서 1987년에 출판한 것이다.
영화는 [붉은 수수]와 [고량주] 편을 엮어서 만들었다 한다.
화자 '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과거와 더 과거, 소문과 풍문,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 속 중국의 시대적인 고통을, 중일전쟁의 무자비했던 일본군과 괴뢰군, 공산당과 국민당의 대립을 한 축으로, 자신의 집안을 위해 비를 세우고 난리의 시대를 살다간, 그의 가족사를 이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여 이야기로 엮었다고..
[개구리]를 통해 처음 접한 이 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개구리]도, [붉은 수수밭]도 말도 안 되는 중국만의 배경 속에서 탄생한, 블랙코미디이다. 지금의 중국도 사실 그렇게 여겨진다.
15년전 '추얼'은 열여섯의 나이에 '산탕슈'의 외아들 '산벤랑'과 혼인하였다. 신랑감이 문둥 병자라는 소문이 자자했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부잣집에 시집보내는 대가로 노새를 받는다는 흥정 끝에 혼인을 성사 시켰다.
부모를 원망하며 온갖 불안한 마음으로 가마에 오른 '추얼'은 가마꾼들 중, 하나였던 '위 잔아오'의 야성적인 모습을 훔쳐보고 호감을 갖게 되었고, 그들의 장난과 멀미를 참다가 도적때(토비꾼)를 만나게 되어 봉변의 위기에서 '위 잔아오'의 활약으로 무사히 시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첫날밤, '추얼'은 흉한 모습의 신랑이 자신의 몸에 손끝 하나 대지 못하게 도사리고는 관례대로 아버지와 함께 노새를 타고 친정을 다니러 가던 길에
수수밭에서 복면을 쓰고 나타난 '위 잔아오'와 맞닥뜨렸다.
그들의 사랑 역사가 시작되는데,
그녀가 친정에 머문 사이, '위 잔아오'는 산씨의 집에 불을 지르고, 그들 부자를 모두 살해한다.
친정에서 돌아온, '추얼'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꿍꿍이속이 보통이 아닌, 여인 중의 호걸인지라, 비범하고, 대범하게 뒤처리를 하여, 술도가의 일이 다시 활기를 되 찾는다.
며칠 만에 이 집에 나타난 '위 잔아오'는
호락호락하게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추얼'에게 심술을 부리며 술을 퍼마시고 그녀 뱃속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떠들어대다 그들이 빚어놓은 술통에 오줌을 갈겨버리고 결국엔 그 집에 들어앉는다.
오줌이 담겼던 술은 발효되면서 환상적인 맛이 된다.
'위 잔아오'의 오줌을 통한 기술 혁신은 이 술도가에 비밀로 계속 이어져, 더 큰 호황을 누리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