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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잎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0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16년 12월
평점 :
콜롬비아의 위대한 작가이자, 마술적 사실주의의 창시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가 쓴 최초의 소설, [썩은 잎],
이 책의 원래 제목은 '[집]'이었고,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 출판될 때는'[낙엽]'이었다 한다.
'썩은 잎'은 미국 자본주의를 뜻한다고..
미스터리한 인물인 의사가, 간밤에 목을 메 죽었다.
어디서 왔는지도 알 수 없고, 하느님도 믿지 않았고, 게다가 자살한 자의 시신을 처리하는 일에 마을 사람들도, 교회의 신부도, 읍장도 협조적이지 않고 여러 브레이크가 걸린다.
한 때 이 마을의 유일한 의사였던 그는 마을 사람들의 진료를 거부하고 집안에서 칩거만 해오던 차라, 마을 사람들의 오해와 원성도 자자했다.
그 집에 열 살짜리 남자아이와 그의 어머니 30세의 '이사벨', 그리고 대령 출신의 외할아버지 삼대가 나타나 시체를 수습해야 했다.
이 소설은 짧지만, 콜롬비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다른 그의 소설들처럼..
'천일 전쟁' (1899년-1902년)이라는 3년간의 콜롬비아 내전이 있고, '바나나 회사의' 정체를 먼저 인터넷으로 뒤져봐야 한다.
이 이야기는 1928년 9월 12일 두시 반에서 의사의 관을 매장하려고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절차를 기다리는 세시까지,,
三代가 각자 회상해내고, 지금의 심경을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손주와 딸과 대령이 각자의 화자가 되어 단락을 구성한다.
대령과 그의 아내는 전쟁 중에 피난민들이 세운 마을 '마콘도'에 정착했다.
'마르케스'의 상상의 땅,' 마콘도'는 [백 년 동안의 고독]에 이어 이곳에도 등장한다.
오랜 내전 중에 방랑하던 이들 부부에게 '마콘도'는 약속의 땅, 평화의 땅, 보물이었다.
대령의 아내는 딸을 출산하고 죽고, 1년 후 대령은 재혼한다.
그들이 기억하는 25년 전, 1903년, 대령의 집에, 낯선 사내가 찾아왔다. 추천장을 들고 나타난, 채식주의자 그 의사는, 당나귀들이 먹는 풀을 먹겠다한다.
그는 마을에서 유능하고 유일한 의사였다.
하지만 미국의 바나나 회사가 들어오면서 회사 노동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들을 데려와 진료소를 설치하게 되자, 그는 칩거 생활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가 경고한다.
우리 가 '썩은 잎' 에 익숙해지면 이 모든 부귀영화는 물거품이 될 것이오
바나나 회사가 마을을 쥐어짜내고 철수하자, 폐허가 돼버린 마을에서, 사람들은 부상자 치료를 위해 다시 그를 찾지만, 그는 다 잊어버렸다면서 진료를 거부해버린다. 바나나 회사가 떠난 이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원한에 사로잡혔고, 번창했던 과거의 기억과 고통스럽고 활기를 잃어버린 현재의 씁쓸한 상태를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의사의 진료거부는 그들의 현실을 투사하기에 충분했다.
의사는 대령 집에서 수양딸처럼 자란 하녀 '메메'와 함께 다른 집으로 이사한다. 그녀는 그 의사의 첩이 되고, 그가 진료를 하며 모아놓은 돈을 가지고 가게를 운영한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종적을 감추자 마을 사람들은 의사가 그녀를 살해해서 암매장하였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마침내 마당까지 파헤쳐 본다.
하지만 '메메'의 행방은 끝내 밝혀지지 않고ᆢ
어느 날 죽음의 위기에 닥친 대령을 치료해 주었던 의사가 자신이 죽으면 매장해 달라는 부탁을 했고
대령은 그 시체를 수습해 주려고 딸과 손자를 데리고 그의 집에 나타난 것.
세기말의 콜롬비아 내전과 자본주의의 모순 속에서, 그 후유증을 갖고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ᆢ
끝내 의사는 어디서 왔고, 대령의 집에 나타나기 전까지 무슨 상처가 있었는지도 밝혀지지 않는..
'마르케스'는 삼십 분간, 三代의 회상과 현재 감정들을 통해 작품을 서술해 나간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비참했던 고국을 떠나 유배 아닌 유배생활을 해야 했던 작가가 저항적이고 풍자적인 작품들을 쓰면서 '마술적인 리얼리즘'과 '마콘도'라는 이상향을 탄생시킨 배경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었음을 통감하면서 또 한번 위대한 작가의 책을 만나게되었다. 이제 그의 책중 무슨 책이 남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