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3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김영희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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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거 사원] 이후, '제인 오스틴'을 만나는 두 번째 작품이다. '오스틴'은 일상생활의 일들과 감정들, 인물들을 묘사하는 재능이 탁월한 작가로 영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이다.

수다쟁이 소녀의 수다 같은 글의 전개는, 너무도 재미있고, 박진감도 넘치고, 재치와 유머가 넘쳐서, 읽는 내내 입꼬리를 올리게 된다.

'에마 우드하우스'는 21세의 미인이며, 총명하고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자신만만하고 소녀다운 허영심도 가득한 그녀에게 어머니는 없지만, 자애로운 아버지와, 결혼해서 분가한 언니와, 변호사인 형부, 그리고 조카들이 있다.

머니를 대신해서 16년간 가정교사로 있던 '테일러' 양과 자매처럼 지내며 우정을 쌓았지만, 그녀가 한 번 상처했던 '웨스턴'씨와 결혼해서 집을 떠나자, '에마'와 그녀의 아버지 '우드 하우스'씨는 허전하기 그지없다.

'테일러'양과 '웨스턴' 씨의 결혼을 주선하고 응원해 준 사람은 '에마'인데, '에마'의 아버지는 결혼한 여인들을 대체로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큰딸 '이자벨라'도, 가정교사 '테일러' 양도, 모두 결혼해서 자기의 안락한 가정을 떠난 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결혼은 가족 친지를 헤어지게 할 뿐이라고 여긴다.

'우드 하우스' 집안은 유서 깊은 가문의 방계로 여러 세대에 걸쳐 하트필드에서 거주해 온, 그 지역 첫째가는 집안으로, 이웃들의 평판도 아주 좋다. '에마'는 어머니를 대신해서 집안의 여주인 노릇을 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도 돌볼 줄 아는, 그 마을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버지와 둘이 사는 집안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늘 있는데

그중의 '나이틀리'씨는 '에마' 형부의 형으로 37-8세가량 되었는데 독신남이다.

'에마'는 밝은 기질을 타고난 사람으로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도 있는데, 어줍잖게 남들의 결혼 주선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그녀 자신은 부유한 독신녀로 살고자 다짐했다.

가정교사 '테일러'의 결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자, 고무 되어, 교구 목사인 '엘튼'씨의 결혼도 주선해보겠다고 한다.

'테일러'의 남편' 웨스턴은' 재혼이었다. 민병대의 대위 출신으로 대단한 가문 출신의 '처칠'양과 결혼했지만 그녀가 3년만에 사망하자, 이 둘의 아들 '프랭크 처칠'은 아내의 부유한 오빠, 처음부터 웨스턴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외삼촌의 가정으로 보내지고, 그들에게는 자녀가 없었다.

'테일러'의 결혼과 행복을 응원했지만, '테일러'의 부재를 쓸쓸해 하던 '에마'에게 '헤리엇 스미스'라는 친구가 생긴다. '그녀는 뛰어난 미모의 유순하고 상냥하지만, 사생아였다.

'에마'에게는 그녀와 어울리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좋은 결혼을 시키고자 하는 목표도 생긴다.

젊은 농부인 '마틴'의 여동생들과 친하게 지내던 '헤리엇 스미스'가 '마틴'의 청혼을 받았다고 고백하자, '에마'는 집안이 안 좋다면서 만류한다. 그리고 교구 목사 '엘튼'과 연결해 주려고 든다.

여러 일들을 도모해 보았지만, '엘튼'의 관심은 '헤리엇'이 아니라, '에마'였고, '에마'의 자신을 향한 관심의 방향을 착각한 '엘튼'은 '에마'에게 고백한다.

'에마'는 이일을 겪으면서 자신의 무모한 처사와 지나친 참견, 그리고 경솔했음을 깨닫는다.

편 전임 교구 목사의 미망인 '베이츠'부인은 수다쟁이 노처녀 딸 '베이츠'양과 함께 사는데, 막내딸의 유일한 혈육인 외손녀 '제인 페어팩스'를 후원자의 가정으로 보냈다. '제인'의 아버지는 해외 작전 중에 전사한 군인이었고, 그녀의 어머니는 남편을 잃은 슬픔과 폐병으로 죽었다. '제인'의 후원자인 '켐벨' 대령은 죽은 아버지의 친구로, 제인은 그의 딸 '켐벨'양과 함께 어울리면서 훌륭한 교육을 받았지만, '켐벨'양이 결혼하여 가정을 떠나자 자신의 미래에 대한 여러 부담감과 함께 건강이 나빠져 외할머니 댁에 요양차 와서 지내게 된다.

'제인'의 미모와 교양은 특출날 정도로 우아하고 돋보이는 격조가 있다. '제인'의 언행을 극도로 조심하고 누구에 대해서든 확실한 의견을 내놓지 않는 과묵함은 '에마'를 당황케 하고, 경계하게 만들었다. 동갑내기인 그녀에게 관심이 있지만 '제인'의 조심성은 '에마'에게 가식으로만 여겨질뿐이었다.

'에마'에게 거절당하자 상심했던 '엘튼'은 잠시 교구를 떠나있다가 결혼 소식과 함께 등장한다.

그리고 '웨스턴'의 아들 '프랭크 처칠'이 등장하는데 소문대로 대단히 잘생겼다.

'웨스턴' 부부는 자신의 아들 '프랭크 처칠'이, '에마'와 연결되기를 바라고, '프랭크'의 처신은 갈수록 애매모호하고, 경솔해지기도 하는데

'에마'는 '프랭크'를 좋아하는 건지 뭔지 헷갈리기도 하고

실연의 아픔에 빠져있던 '헤리엇 스미스'는 외톨이가 되고

건강이 안 좋은 '제인'은 창백한 표정으로 가끔 나타나기도 하고

'엘튼'의 부인은 좀 경박한데 그렇게 멋지고 인품 좋던 '엘튼'도 그의 아내와 닮아가는 듯한데

웨스턴 씨의 주재아래 추진되던 무도회가 '프랭크 처칠'의 외숙모( 양어머니) 병환 소식으로 무산된다.

그리고 '엘튼'부부의 집에 초대되고

무도회가 다시 추진되고,

소풍도 간다.

분사회의 규범에 젖어있던 '에마'는 '베이츠'양에게 말실수를 하고, '나이틀리'의 지적에 반성하게 된다.

'에마'는 자신의 질투로 '제인'에 대한 냉정한 태도를 이미 지적했던 '나이틀리'씨의 충고도 막, 우기면서 넘겼더랬는데 요즘 들어 돋보이는 그의 배려와 신사다움에 자신의 조카들이 큰 아버지인 그의 상속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가 계속 결혼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았던 '제인'은 알 수 없이 시름시름 아프고

가정교사 제의를 수락했지만, 거동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한다.

외숙모의 장례를 정리하고 나타난 '프랭크 처칠'은, 지난날 비밀리에 '제인'과 약혼했던 사실을 외삼촌과 부모에게 고백하고, 병이 난 '제인'을 찾아가 사과하고 결혼을 추진하자 그녀의 건강은 회복된다.

'헤리엇'은 '에마'에게 고백을 하겠다고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노라고, 그 상대가 '프랭크 처칠'인 줄 알고, 낙심할 '헤리엇'을 걱정하던 '에마'는, '헤리엇'이 좋아하는 상대가 '나이틀리'씨였음을 듣자, 격이 맞지 않노라고 부인하다가 결국 자신이 '나이틀리'씨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헤리엇'의 주제넘는 처사에 분노하면서, 자신이 '헤리엇'에게 한 것들, 그리하여 변해버린 그녀를 향한 복잡한 심경으로 그녀와의 만남을 꺼린다.

'헤리엇'에게 당분간 집에 오지 말아 달라는 편지를 보내고,

자신의 마음은 확인했지만, 결혼이란 여전히 아버지에 대한 의무나, 아버지에 대한 마음과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데, '나이틀리'씨가 '해리엇'의 남편이 되어 자신의 집 방문이 뜸해진다면, 그 부재를 상상하는 것은 두려웠다.

'에마'는 자신과 '나이틀리'씨가 서로 결혼하지 않고 방문과 우정이 지속되기를 바래본다.

녀는 지신의 참을 수없는 허영심, 모든 사람의 숨겨진 감정을 다 안다고 믿고, 용서할 수 없는 교만함으로 모든 사람의 운명을 조정하겠노라고 나섰던 착각들에 대해,

그리고 '나이틀리'씨를 소홀히 대하고 억지 부리고 무시하거나 그의 장점을 반도 모른 채 고집스럽게 맞서고 그녀 자신의 그릇되고 오만한 자기 평가를 그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도 했던 일들을 떠올린다.

오랫동안 뜸을 들이던 '나이틀리'씨가 '에마'의 나이 열세살부터 그녀를 사랑하기 시작했다는 고백과 함께 청혼을 하자 '에마'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뛰어난 그를 비로소 알아보고, 수락한다.

'제인'을 찾아가서 자신의 오만함과 냉정했음을 사죄하고

고민 끝에 아버지에게 결혼이야기를 꺼내는데 여전히 아버지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기만 하다. 하지만 마을의 양계장을 습격하던 도둑들 덕분에 선뜻 일이 풀린다.

'헤리엇'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계속 두려워했지만, 그녀가 결국 '마틴'의 청혼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이야기는 완전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여인의 성장과 결혼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게 전개된다. '오스틴'은 많은 주인공들의 대화를, 대화체가 아닌 설명으로 서술을 하는데 그 표현이 너무 경쾌하고 기가 막혀서,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만든다.

지금의 결혼관이나 사고와는 많이 다르지만 19세기 여성적 행복의 귀감이 되는 작품이라 하겠다.

21세기를 사는 21살이 훨씬 지난 나에게도 이런 연애와 결혼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로맨스에 대한 로망을 만족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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