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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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훈' 작가의 책을 [흑산]→ [남한산성]→ [칼의 노래], 이 순서로 읽었다.

심미주의적인 문장을 좋아하는 취향에는, 비로소 이 책을 읽은 후에야 그의 문체가 다가온다.

그 작가, 초창기의 소설인데 세 책 중 이 책이 백미라 여겨진다.

간결한 문체에 가독성 갑인데,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이순신' 방식의, 아니 '김 훈'방식의 서정이 좋아서

끝내기가 아까워, 부러 책을 덮고 박차고 일어나 버리기도 했다.

[칼의 노래]를 '이외수'의 [칼]과 헷갈렸고

[칼의 노래]가 '이순신' 이야기임을 알았을 땐,

[난중일기]를 너무도 지루하게 읽었던 초딩의 악몽이 떠올라 그런 연장선쯤으로 여겼던 무지를 반성한다.

설 속 화자인 나, '이순신'을 자꾸만 명량 영화의 '최민식'으로 오버랩하면서 읽게 되는 책.

영화 명량도 다시 보아야겠다고..

정유년 4월 초하루 의금부에서 풀려난 그(이순신)는, 출옥 후 남대문 여염집에서 머물다 한 달 만에 순천에 도착한다.

그 해 봄 한산 통제영에서 체포된 그는 삼도(전라, 충청, 경상)의 수군통제사였는데 조정을 능멸, 임금을 기만, 조정의 기동 출격 명령에 불복한 죄목이었다.

(이순신)의 후임자 '원 균'은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고 아무도 말리지 못하는 무서운 적의를 지닌 사내로 모든 전투가 자기 자신을 위한 전투이기를 바란다.ᆢ 이런 김 훈방식의 인물묘사 스타일이, 이제사 보이고, 매력있음을 비로소ᆢ

그랬던 그가, 갑옷마저 잃어버리고 거제도 산속에서 적의 칼을 받았고, 조선 수군 함대는 칠천량에서 전멸했고, 한산 통제영은 으깨져 있었다.

그리고 전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리고 도원수 '권 율', 육군인 그는 무섭게 집중된 위엄을 가진 사내로 임진강, 용인, 수원, 이천, 행주산성에서의 승리를 거두었으나, 정치권력의 힘으로 전쟁을 수행해 나간다. 그(이순신)의 신고를 받고도 임지와 보직을 주지 않은 채 그에게 묻는다. "방책이 있는가?"..

무기한 대기 상태의 그는 백의종군( 흰옷을 입고 군대를 따라간다. 아무런 직책 없이 열심히 일하다.)일뿐이다.

관기 '여진'을 품어도 보지만 그는 그냥 물 위에 뜬 수군일 뿐이다.

그는 적의 창검에 죽는 것이 '자연사'라고 정의한다.

임금의 칼에 죽기는 싫었고, 수긍할 수 있는 죽음의 방식으로 죽기를 원해본다.

마 후 그를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는 임금의 교서가 도착하지만 그는 자신의 싸움과 임금의 싸움이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는다.

명량 바다 '울돌목'은 물이 운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이곳이 적과 그의 사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울돌목'은 보름에 바다가 사납다. 적의 선두를 부수면서 물살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장군들이 겁을 먹는다.

해남 백성 '오극신'이 아들들과 어선을 타고 와서 적병들을 돌로 찍어낸다.

장흥 백성 '정명설'과 아들들 또한 적들을 공격한다.

그제야 비로소 물살이 일어서기 시작한다.

적선들이 역류에 휩쓸리면서 서로 부딪히고 노가 부서져나가면서 화염에 휩싸인다. 자기들끼리 뒤엉켜 부서지며 밀리다 적장 '구루시마'가 사망한다.

과 백성들 시체들이 부패하면서 역질이 돌고, 임금이 항복하고 서울이 접수됐다는 헛소문도 돈다.

임금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하고 걸핏하면 운다. 백성들도 늙으나 어리나, 운다.

그리고 예상대로 적들은 그의 고향 아산을 찾는다.

그를 가장 많이 닮은 셋째 '면'은 그들과 싸우다가 죽는다.

전쟁은 지지부진해졌다. 소규모의 충돌은 계속 일고있다.

 

-중간생략-

 

이 책으로 김 훈 작가를 비로소 알게된다고..

이순신장군을 다시 한번 새기게된다고..

재미없는 소풍지였던 추억 현충사를 다시 가보리라고..

그리고 그의 검명, 제대로 보련다고..

一揮 掃蕩, 血染山河 (일휘 소탕, 혈염산하-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이도다)

 

결국 칼로베어지지 않는것들ᆢ적, 허깨비, 허상, 의심, 불안, 모함ᆢ

그때, 베어야 할 것들 앞에서 종팔품 젊은 권관의 칼은 날래고 순결했다. 그리고 그때, 나는 칼로써 지켜내야 하고 칼로써 막아내야 할 세상의 의미를 돌이켜 볼 수 없었고, 그 하찮음 들은 끝끝내 베어지지 않는다는 운명을 알지 못했다.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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