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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58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모옌'은 중국 최초의 노벨 문학 수상자이며,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이다. 중국 민중의 삶을 해학적, 직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작가 '모옌'의 고향인 '가오미 현 둥베이 향'에 살고 있는 '나'( 본명은 완쭈, 아명은 샤오파오, 필명은 올챙이란 뜻의 커더우)의 성장과 함께 그 유명한 중국의 계획 생육을 배경으로 한 소설 이다.
팔로군의 군의관이었던 큰할아버지의 딸로 태어나 산부인과 의사가 된 고모는 17세부터 아이를 받는다. 지금까지 1만 명에 가까운 ..그때까지만 해도 신식 분만에 저항이 심할 때라 늙은 산파들이 아기를 받다가 여러 사고를 겪기도 하는데, 고모는 타고난 의술과 훌륭한 출신 성분, 그리고 빼어난 미모까지 지니고 자전거를 타고 날듯이 오가며 아이를 받는다. '나' 역시 고모가 받은 아이이다.
신체의 부위나 신체 기관으로 이름을 짓는 풍습이 있던 그 마을에 '나'의 친구 '천비'가 있다. 그리고 학교 주방장의 딸 '왕런메이'등이 있다. 그 시절은 가난해서 개구리를 구워 먹기도 하고, 석탄도 먹어보기도 한다. 1953년도에서 1957년도 사이는 중국의 국가 생산력 향상으로 경제 번영을 이루고, 풍작을 기록하자 아이 출산율이 높아지는데 이때는 고모의 황금기로 동분서주 아이를 받으러 다닌다.
그런 고모에게 모든사람들의 부러움 대상인 공군 조종사 애인이 있었는데 그 애인이 타이완의 '장제스' 에게 투항하는 바람에 고모에게 첫 시련이 닥친다. 미모와 능력을 겸비한 고모이지만 애인의 눈엔 너무도 반듯해서 목석같고, 혁명적인 최고의 여성이 어서 매력이 없었다고 헌신짝처럼 버려진 것이다.
설상가상 1960년 대부터 실시된 계획생육 정책의 간부를 맡게 된 고모는 사명감에 사로잡힌 채 수많은 아이들이 태어날 수 없도록 막아야하는 미션이 주어진다. 무려 2800명의 아이를 지우고, 산모에게 강제로 루프를 끼우고, 정관 수술을 하기도 한다.
군대에 들어간 후 전쟁에서 공을 세워 군관이 된 '나'는 친구 '왕런메이'와 결혼을 하는데 딸아이를 출산한 '왕런메이'가 아들을 낳고 싶어 하지만 첫아이를 받으면서 이미 고모가 동의 없이 루프 시술을 해놓아서 둘째를 출산할 수 없음에 좌절 하지만 불법으로 처치를 한 후 아이를 갖는다.그 불법처치가 기상천외하다. 그리고 '나'는 군대 조직에서의 압박에 못 이겨 아내의 출산을 말리러 집으로 향한다.
대륙의 기질 다운 여자들의 대결,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왕런메이'와 산아제한을 해야 하는 당간부 고모와의 실랑이 속, 결국 '왕런메이'가 포기를 하고 중절 수술을 받지만, 이내 아이와 함께 사망한다.
고모의 권유대로 고모의 최측근 산부인과 의사 '샤오스쯔'와 재혼한 '나'는 새 아내의 바람처럼 아기를 원하지만 뜻대로 돼질 않는다.
난장이 '왕단'과 결혼한 '천비' 역시 첫 딸을 낳고 아들 욕심에 불법으로 둘째를 갖지만 고모와 일당들의 추격 끝에 뗏목에서 조산을 한 '왕단' 마저 사망한다. 충격에 휩싸인 '천비'의 그 딸은 고모와 '샤오스쯔'의 손에 의해 자라난다. 그들은 그 아이에게 '천메이'란 이름을 지어준다.
정신 차린 '천비'가 돌아와 '천메이'를 데려가고 언니 '천얼'과 함께 뛰어난 미모를 지닌 자매로 성장한다.
모진 세월을 살아낸 고모의 담력은 하늘을 찌른다고 자타가 공인하는데, 어느날 개구리에 놀라 혼절을 해버린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점토공예가 '하오다서우'와 결혼을 한다. 그리고 평생 고모를 추앙하고 짝사랑했던 '친허' 역시 점토공예가가 된다.
어느날 '나'는 고모를 찍은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는데, 수많은 청개구리들이 튀어나오고, 개구리의 소리가 원한과 굴욕이 깃든 소리로 들렸으며 상처 입은 수많은 아기의 정령처럼 여겨졌노라는 고모의 고백을 듣게된다.
자기가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쨌거나 자신을 위로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고모부와 흙으로 인형을 빚어서 자신이 사산 시킨 아이들을 위로한다고 생각하는 고모는 지금 70대의 나이가 되었지만,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다.
55세의 나이가 된 '샤오스쯔'는 '나'의 아이를 갖고 싶어 했지만, 가망이 없자 나의 친구가 운영하는 황소개구리 회사에 출근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은 엄청난 비밀이 있는 곳이고 그녀는 임신을 하게 되고, 건강한 아들을 출산하게 된다.
이 글은 극작가인 '나'( 카더우)가 일본의 '스키타니 요시토' 선생이란 사람에게 고모와 자기 마을의 일을 편지로 써서 보내는 형식이다. 어릴 때부터 육십이 다 되어가는 나이까지 '개구리'란 제목으로 극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낸 편지, 그리고 마지막 장은 드디어 '나'가 완성시킨 극본이다.
절세 미녀 '천얼'과 '천메이'가 자라서 봉제 공장에 취직을 하게 되는데 화재사건으로 언니 '천얼'이 죽고, 동생 '천메이'는 흉측한 화상을 숨기며 황소개구리 회사에서 지내고, 아비 '천비'는 실성을 하고, '카더우'(나)부부의 아들 탄생에 절대적이고 미스터리한 기여를 한 '천메이'를 주인공으로 한 극본은 맛보기 작품 같은 것이다.
중국의 작가 및 작품을 몇 편밖에 안 본 거지만, 대부분, 말도 안되나 엄청난 현실이 있고, 못 배우고 가난하지만 그곳에서 살아낸 서민들은 어떻게든 견디어냈고, 이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하나같이 해학적이지만 무거운 슬픔이 내재한다
역사는 결과를 중시할 뿐, 수단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잖아요. 마치 사람들이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위대한 건축물을 볼 때 건축 이면에 자리한 수많은 백골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요. 과거 20여 년 동안 중국인들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인구 폭발을 억제했습니다. 사실 이는 중국 자체의 발전뿐만 아니라 인류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모두 이 조그만 별에 함께 살고 있으니까요. 한정된 지구 자원을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점에서 보면 중국이 실시하는 계획생육에 대한 서양 사람들의 비난은 옳지 않습니다. 243-244
죄를 진 사람은 죽을 수도 없고, 죽을 권리도 없단다. 죽지 못하고 목숨 부지한 채 온갖 시달림 속에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해. 생선전처럼 이리저리 뒤집히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약재처럼 들볶이면서 속죄하는 삶을 살아야지. 그렇게 죗값을 치르고 나서야 편안한 마음으로 죽을 수 있는 거야 527-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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