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리커버 특별판, 양장)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컬렉션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 / 민음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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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타리나 블룸은 26,7세가량의 충실하고 자긍심이 강한 가정관리사이다. 어린 시절 결혼했던 어리석은 아첨쟁이 남편 빌헬름 브레틀로와 이혼 후 자신의 이름으로 되돌리고는 성실한 가정관리사로서 고용주에게 신뢰를 얻고 학업도 계속한, 현명하고 바른 여자였다.

때론 매력적인 외모로 그녀에게 손을 뻗는 고용주의 남편 등등이 있었으나 그런 면에서는 마치 수녀 같다는 주장도 있을 만큼 자기 처신이 올바른 여자였다.

쟁의 폐허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병을 얻어 죽고, 어머니는 불행한 결혼 생활의 끝으로 난잡한 추문과 알코올로 생을 보내다 암 투병 중이고, 오빠는 건달의 생을 살고, 현재 수감 중이다. 그런 그녀가 카니발 축제 기간 동안 대모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서 한 남자에게 꽂혀서는 그와만 춤을 추고 그녀의 아파트까지 함께 가서 밤을 보낸다.

그, 루트비히 괴텐은 은행강도로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자였고, 도주 중이라 그녀가 그를 도와 그 아파트에서 빠져나가 그녀를 좋아하던 유부남이 준 별장 열쇠를 주고는 그곳에 숨어있게 한다. 그 일로 그녀는 심문을 받게 되고 차이퉁이라는 언론지에서 그녀의 사진과 함께 사생활이 오욕과 불명예스럽게 연이어 기재된다.

녀가 유능한 가정관리사로서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갖게 되고, 자신의 일에 있어 치밀하고 성실하며 고용주들에게 마음으로 다가섰으므로, 그녀를 필요로 하고 그녀를 귀하게 여겼던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까지 드러내고 그녀의 가족의 과거까지도 드러나게 된다. 사람들은 그녀의 사생활에 싸구려 관심을 갖게 되고 그녀가 좋은 아파트와 폭스바겐을 소유한 것에 대해서도 돈의 출처를 의심받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하룻밤 사랑도 끊임없이 의심받아, 오래전부터 괴텐과의 관계가 있었던 걸로 몰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아파트에 정기적으로 방문했던 신사 방문객이 있었다는 등의 소문이 그녀를 매우 추잡한 여인으로 몰고 가게 된다. 그녀는 그 아파트를 고용주의 선처로 대출을 받아서 소유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아껴서 갚아나가고 있었던, 애착을 보였던 곳으로 그 아파트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공개되자 추잡한 전화도 받게 되고, 그리하여 자신의 아파트를 오염시키고, 기피하게까지 된다.

편 투병 중의 그녀의 어머니는 절대안정이 필요함에도 차이퉁지의 기자 베르너 퇴트게스의 방문을 받고는 충격으로 사망에 이른다. 그 사이 별장에 갇혀있던 괴텐은 붙잡힌다. 더 이상 자신과 관련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와 자신의 더럽혀진 명예를 정당하게는 되찾을 길이 없어 막막했던 그녀는 베르너 퇴트게스 기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후 자신의 아파트를 방문케 하여서는 권총으로 살해하게 된다.

그녀는 스스로 뫼딩 경사를 찾아가 자수를 하면서 몇 시간 동안 교회와 거리를 배회했으나 조금도 후회되는 바를 찾지 못했노라고 체포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이 소설은 닷새간에 일어났던 일로, 작가는 흐름의 역류 정체 현상이라는 즉 회상법으로 글을 전개해 나간다. 분량이 비교적 짧은 소설에 속하지만, 작가의  개입(혹은 유머러스하기도 하지만)과 이런 회상법으로 인해 자꾸 앞 페이지를 다시 넘겨야 했다. 작품의 해설에서 작가 하인리히 뵐은 노벨상 수상자로 패전 독일의 죄의식을 작품화했다는 평을 받고 '사람이 살 만한 나라에서 사람이 살 만한 언어를 찾는 일'이 전후 독일 문학의 중요한 과제라고 보았다 한다.

이런 오욕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해 주고 그녀의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는지 물었다. 그사이 그녀는, 심문이 왜 ‘삶의 세세한 구석까지 파고드는지‘ 잘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런 심문이 전적으로 정당하다는 것쯤은 아주 잘 알게 되었노라고 했다.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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