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비 납치사건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895년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굳이 시체를 불태워야 했던 이유를 알고자, 그 이유를 드러내고자 일본의 황태자비를 납치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43세의 일본에서 목회자로 활동하는 유지 임선규는  한때 역사를 좋아했고 역사 공부를 하던 중 그의 증조부 임석호가 명성황후 시해 당시 병사들과 함께 도주한 사관이었고, 제천에서 황후를 지키고자 상경한 농민을 총으로 쏘아 죽인 부끄런 과거를 알고는 역사 공부를 접는다. 그리고 목사인 그의 부친이 전두환을 위한 범 기독교단 조찬 기도회를 주도했던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황 끝에 그의 선조가 죽였던 제천 살던 농부의 후손을 찾다가 김인후를 알게 된다. 김인후의 고조할아버지인 농부는 일본인들이 황후를 시해하고자 한다는 소문을 듣고 말을 타고 몽둥이를 든 채로 뛰어들어 도망가는 병사들과 사관들을 호통한다. 도망치던 사관 임석호의 총을 맞고는 죽어버리지만 김인후의 아버지 역시 전두환 물러가라를 외치다가 죽임을 당한다.

임선규는 자기 선조들의 부끄러움을 갚고자 김인후의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한다.

사를 거슬러 명성황후 시해를 보고한 전문 중 없어진 부분이 황후의 시체를 불태우기까지 한 이유라는 데 결론을 얻어서 그 능욕을 만천하에 드러내고자 가부키 공연을 관람차 왔던 황태자비 마사코를 납치한다.

미궁에 빠진 수사를 위해 유능한 다나카 형사가 투입되고...

납치범 임선규의 인격과 황태자비 마사코의 품위가 아름답기까지 하다.
다나카가 수사를 펼쳐 나가는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일본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역사왜곡에 대한 자각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인 거다. 너무 훌륭한 일본인의 시선이 소설 속에서 작가의 바람대로 ... (그래서 작가의 낭만적인 상상이 비애감마저 든다.)

오에 겐자부로를 비롯한 의식 있는 많은 지식인들이 우익단체의 역사왜곡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한국인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는 마사코의 바람처럼 과연 그들이.....

- "이것은 단순한 교과서가 아니오. 자학의 역사를 버리고 자랑의 역사를 되찾기 위해 일본을 움직이는 거인들이 힘을 합해 만들어 낸 56년 만의 대역사란 말이오" 92

- "주인공이 떠나면서 하는 말입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한 순간 실행하라. 용기는 자유를 주지만 비겁은 굴종을 줄 뿐이다." 155

- 졸업 후 오랜만에 모교를 찾아가는 길이라 다나카는 잠시 감회에 젖었다. 비록 법대에 다니며 고시 공부에 몰두했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가치관과 철학을 얻은 곳이었다. 199

-"드디어 나는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는 힘이 생겼던 거요. 종교에서 말하는 교조적인 용서가 아니라 인간의 한계에 대한 깨달음에서 오는 용서였소.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는 순간 나는 신이 필요했고, 진정한 기독교인으로 되돌아왔소." 283

- "전하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이 잘못되었다면 당연히 바로잡아야죠. 과거에 침묵사는 자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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