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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히가시노 게이고'를 세번째 만났다. 올해 여러 블로그 이웃들을 통해서, 제목도 독특해서 기웃거려보았다. 먼저 대했던 '방황하는 칼날이나 '용의자 X의 헌신'과는 전혀 다른, 아니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급이 다른 소설이었다.
두책에 비해 더 가볍다고 생각하고 접근했더랬는데 점점 진도가 나갈 수록 그 심오함에 그리고 삼십이년의 미래에서 온 편지와 과거에서 온 편지, 그리고 현재를 짜맞추고, '나미야' 할아버지와 '환광원' 인물들을 짜맞추느라 머리에서 쥐가 날 지경이 었다.
어려운 함수문제를 푸는것 같은 .. 하지만 행복한 시간이 었다. 옮긴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으로 손꼽힐 만한 작품이라고, 대중적이면서도 깊이를 잃지 않는 명작을 드디어 써냈다고 한다. 내가 기껏 읽어본 그의 작품이라야 고작 세개이지만, 나도 백퍼 동감하는 바이다.
다른 책들처럼 살인사건이나 잔인한 사건들이 없지만,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또한 완벽한 구성이다. 아동 사회 복지시설 '환광원' 출신의 젊은 좀도둑 세친구가 남의 인생따위에는 관심도 없고 제 코가 석자인 인생이나 어찌어찌 말려들어 다른이들의 고민상담을 해주게 되면서 몇개의 에피소드가 다 연결되고 현재에서 과거, 과거에서 미래 그리고 현재로 얽히고 섥히면서 바쁜일상에 책을 접어두었다가 다시 읽을라치면 다시 전 장들을 뒤적여야 진도가 나갈 수있도록 방심할 수없는 치밀한 구조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어린시절에 책읽기를 만화책 조차 그렇게도 싫어했다고 한다. 그래서 책읽기를 싫어하는 자신을 독자로 놓고 그런 자신이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을 수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후로 내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 이며 나는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내 머리가 좀 딸리나?~~ 질문해야 했다.
책은 쉽게 잘 읽히는 재미난 소설임에 분명하나 인물들, 사건들 그리고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칫하면 미아가 될 수 있으니 긴장하고 읽어야 한다. 그리고 심오한 설정에 감탄하고, 그 심오함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 '나미야'는 잡화점을 하는 노인의 이름인데 일본말로 '나야미'가 고민이라는 뜻이어서, 지나가는 아이들이 고민도 들어주는 곳이냐는 장난 말과 장난 편지로 시작되었으나, 노인의 재치있고 성실한 답장편지와 좀도둑 세 청년의 말도 안되는 답장편지로 시작되었지만, 그곳에서 그런 일을 하면서 세청년의 가치관에 어떻게든 영향을 끼치게되어 기적이 일어나게 된다.
특별한 빛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 알아봐준다. 가쓰로 스스로 잘 알면서도 지금껏 외면해온 사실이다. 단순히 아직 운이 없엇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왔지만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운 따위는 별로 별로 필요도 없을 것이다.
-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
-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때문이지."
-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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