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시대의 사랑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8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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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야기는 81세의 '후베날 우르비노' 박사라는, 한때 훌륭한 의사였지만, 수술과 특허 약품을 불신하는 까다롭고 비싼 고급 의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약물을 먹으며 노령이라는 어둠에 있는 사람이 '제레미아 생타무르'라는 부상당한 참전 용사 출신의 아동 사진작가인, 자신의 체스 상대인 사람의 죽음을 확인하며 시작된다.

그 사람의 죽음은 사진 현상 때 쓰이는 시안화 증기로 인한 자살이었다. 양면을 꽉 채운 11장에 달하는 유서의 내용을 통해 그에게 40세 정도의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으며, 절대로 노인이 되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대로 60세가 된 마지막 날짜에 그 여인의 묵인하에 사랑하던 개와 함께 죽음을 선택했다.

그의 장례식을 준비하면서 서인도 제도에서 망명한 그와의 인연과, 자신의 도움으로 그가 이 도시에 정착하기까지를 추억해본다.

도시는 18세기 가장 번성했던 무역도시로, 아프리카 노예시장이기도 했던 곳이다. 그리고 '우르비노'에게는 72세의 꽃과 가축을 숭배하는 아내 '페르미나 다사'가 있다.

그녀에 비해 그는 동물들을 사랑하지 않았는데, 그녀가 기르던 모든 동물들이 광견병 걸린 개에게 물려 죽인 이후로 들인, 똑똑한 앵무새만큼은 예외였다. 앵무새를 길들이며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던 그는 망고나무에 올라앉은 앵무새를 잡으려고 소방관도 불러봤지만 소용없었으므로 직접 사다리를 놓고 잡으려다 사고로 죽게 된다.

아내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오직 하느님만이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지 아실 거요"

그리고 성대한 장례식이 경황없이 치러지는 중, 갓 미망인이 된 '페르미나 다사'에게 '플로렌티노 아리사'라는 76세의 카리브 하천 회사의 대표가 난데없는 고백을 한다.

" 반세기가 넘도록 이런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소, 나는 영원히 당신에게 충실할 것이며 당신은 영원한 나의 사랑이라는 맹세를 다시 한번 말하기 위해서 말이오"

이런 기회가 올 때까지 51년 9개월하고도 4일을 기다렸다고..

리고 그들의 젊은 시절이 전개된다.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사생아로 어머니 '트란시토 아리사'의 성을 취했다. 조용하고 고독을 좋아하던 17세의 그는 우체국 수습사원으로, 전신기사의 조수로, 바이올린 연주도 할 줄 아는 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청년이었지만 13세의 '페르미나 다사'를 처음 보고는 점차 그녀를 이상화 시켰고, 검증할 수 없는 미덕과 상상의 감정을 부여하다가 콜레라 증상으로 의심되는 병세를 보였는데, 그것은 바로 상사병이었다.

'페르미나 다사'에게는 노새 장사꾼인 아버지 '로렌소 다사'와 40대의 노처녀 고모가 있었다. 수녀원 학교에 다니던 그녀와 둘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중, 고모의 도움으로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무려 2년간, 그러나 '페르미나 다사'가 수녀원에서 편지를 쓰던 행위가 들켜 퇴학을 당하게 되자 거칠고 촌스러운 그녀의 아버지는 '플로렌티노 아리사'를 만나, 자신의 아내가 죽은 뒤 자기 딸을 훌륭한 숙녀로 만드는 것이 소원이라며 물러나 줄 것을 협박한다.

리고는 고모를 내쫓고 딸과 단둘이 망각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녀 표현대로 미친 여행이기도 했던 고생을 겪은 후 외삼촌의 집으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도 사촌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연인과 뜨거운 교신을 계속 주고받을 수 있었다.

마을로 돌아온 조금 성장한 그녀가 아버지에게서 가정의 주도권을 건네받고는 장 보기에 나선 길에, '다사'는 그녀를 몰래 지켜보던 '아리사'가 건넨 짓궂은 말에 사랑의 감정이 아닌 환멸의 심연으로 엉겁결에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내뱉는다. 그는 그림자 같다고..

그리고 28세의 '후베날 우르비노'가 프랑스에서 의학 분야 최고의 외과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세련된 모습으로 이 도시에 나타난다. 그는 명문가의 자제로 그의 아버지 역시 의사였으나 콜레라로 희생되었다. 그는 '페르미나 다사'의 서민적인 매력에 반하게 된다. 아직도 콜레라의 치료법으로 대포를 쏘던 그 마을에서 콜레라 퇴치를 위한 위생사업 등을 벌이는 등 의사로서의 능력도 인정된 그는 그녀 아버지와 먼저 친해지려고 집으로 찾아가 체스를 배우기도 한다.

많은 의사가 마음에 든 아버지와의 실랑이 끝, 21세의 생일이 다가오는 것에 압박을 느꼈던 '다사'는 충동적으로 아버지와의 싸움에 항복을 하게 되는데, 그녀 스스로 운명에 복종하겠다고 스스로 마음먹은 시간의 한계가 21세였다. '우르비노' 박사와 결혼을 한 '다사'는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한편 실연을 떨치려고 몸부림치던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배에서 이름 모를 여인에게 강간을 당한다. '다사'를 위해 동정을 간직하고자 했었지만, 그녀에 대한 가공의 사랑이 속세의 열정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 '아리사'는 상사병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엄마가 들여보낸 '나사렛' 과부와의 6개월간의 사랑 끝, 총 622개의 사랑 사건을 만들며 지낸다. 나름 원칙은 결혼하지 않고, 대가성 돈이 오가지 않는 조건의 사랑으로 그는 밤 사냥꾼이 된다.

리고 자신의 작은아버지를 찾아가 하천 회사에 취직을 한다. 한때는 상업용 글쓰기를 서정적인 필체로 쓰는 등으로 해서 작은아버지의 걱정을 사지만 그는 계속 끊임없이 승진을 하며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그리고 필경사 거리에서 연인들의 연애편지를 대필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밤 사냥꾼의 면모로 여러 여인들과 여러 사연들을 엮게 된다.

꿈같은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다사'의 뱃속에는 아들이 있었고, 거만하고 진지하지만 강인한 그녀는 시어머니와 시누들의 잔소리와 트집 속에서 6년을 전쟁같이 보낸다. 피아노를 못 친다고 구박하면서 그녀에게 하프를 배우게 하고, 그녀가 제일 싫어하는 가지 요리가 수시로 식탁에 오르는 것을 참으며 지내는 동안에도 대외적인 행사에 나타난 그들 부부의 모습은 더없이 행복하고 잘 어울려 보인다.

마을의 유지가 된 '후베날 우르비노' 부부를 각종 행사장에서 마주하며 가끔 보게 되는 '아리사'는 그녀 '다사'의 원숙해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수많은 과부들과 밤을 나누면서 그녀도 과부가 되는 날을 고대하면서 연애 시집을 즐겨 읽기도 한다.

약했던 '아리사'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건강해졌는데, 어머니는 그의 상사병을 콜레라 증상으로 보고 있다. 그가 과거를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은 '페르미나 다사'와의 덧없는 사랑이었고, 오직 그녀와 관계된 것만이 그의 인생을 평가할 수 있었다. '아리사'는 '다사'의 옛집 근처에서 고독한 산책을 즐기면서 늙어간다.

그리고 '다사'는 '아리사'의 성장해 가는 소식에 기뻐하면서 마을의 여러 행사에서 마주치지만 결혼으로 돈 많고 권력 있는 여인이 된 그녀는 그에게 여전히 자존심 강하고 고집이 세고, 변덕스러운 성격과 예측할 수 없는 반응을 간직한 20대의 모습 그대로로 비춰진다.

모든 빨래를 냄새로 구별하는 '다사'의 버릇은 어느 날 50대 후반의 나이에 들어선 남편의 옷에서 알 수 없는 냄새를 맡게 되고 그녀의 직감대로 남편이 28세의 이혼녀 신학박사와 부적절한 관계였음을 밝히게 되자, 사촌들을 만나러 가서 2년을 보낸다. 남편이 자신을 데리러 오기까지..

편 하천 회사의 대표가 된 '아리사'는 자신의 성공은 그저 '다사'의 그림자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완성할 순간까지 건강하게 살아있겠다는 단호하고 지독한 결심이 있을 뿐이었음을 안다. 그리고 한 여자가 없었던 까닭에 모든 여자들과 동시에 함께 있기를 원했기에 계속해서 사랑의 사건을 만들어 간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그녀를 위해 자유로운 몸이고자 하는 선을 지키는 한에서만의 사랑이다. 그리고 14세의 먼 친척 소녀와의 사랑이 진행 중이었다.

종소리와 함께 마을의 유력인사가 죽었음을 예견하는데 드디어 그날이 오고야 만다. 도시에서 가장 나이 많고, 가장 훌륭한 평가를 받던 의사가 81세의 나이에 앵무새를 잡으려다 망고나무 가지에서 떨어져 척추가 부러져 죽게 되었다는 소식..

장례식 날 그녀에게 고백을 해놓고 그녀에게 신랄한 욕이 들어있는 편지를 받은 후 14세 소녀와의 관계도 정리를 해가면서, 날마다 편지를 하게 된다. 이후론 답장이 없었지만, 어느덧 그녀는 미망인 생활의 고독을 그 편지를 통해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기다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기 인생의 그림자에 불과했다고 여겼던 남자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아리사'는 그녀의 집에 드나들면서 그녀의 아들 부부와 놀이를 통해 친분을 쌓는다. '다사'의 딸은 노인의 사랑은 추잡한 일이라고 그들의 사이를 가로막지만, '다사'는 그 딸을 쫓아내고, 누구의 아내, 미망인의 자리를 벗어나고픈 '다사'에게 '아리사'는 강을 따라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을 제안한다.

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서로의 어설펐던 옛사랑을 돌이키고, 다시 확인하면서 관계가 깊어지자 선장에게 더 이상 여행객도 화물도 싣지 않기 위해 콜레라 환자가 탔다는 표시로 노란 깃발을 꽂게 한 이 두 노인의 사랑은, 갓 시작되었지만 충분한 사랑의 시간을 보낸, 인생을 달관한 늙은 부부같이 보여진다. 다시 마을이 가까워지자, 배를 다시 돌려 왕복 여행길에 나선 이들에게 선장은 묻는다 "언제까지 이 빌어먹을 왕복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고 믿으십니까?" '아리사'는 대답한다. "우리 목숨 다할 때까지."

인생과 사랑, 늙음과 죽음에 관한 명상의 독서였다. '마르케스'는 소소한 일상도 놓치지 않고 상세한 묘사를 한다. 그리고 위트가 있다. 자유로운 사랑을 나누고 숨겨둔 연인들이 등장하고, 우리의 정서에서 벅찬, 성에 관한 분방함이 있지만,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 잠시 머무는 동안 사랑과 죽음은 가장 큰 인생의 과제이고 결혼이란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한다.

'우르비노' 박사가 아내에게 했던 말, "훌륭한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안정이오." 이 말에는 절대 공감할 수 없다.

지극히 남자의 이기적인 욕구만 충족시킨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는 완벽한 남자였지만, 그리고 아내를 많이 사랑했지만, 어느덧 아내를 길들이고 종속되게 했다. 부와 명예와 권력을 그녀에게 주었지만 안정에 길들어진 그녀가 지루해서 배신했던 것이 아니던지?

리고 칠십 대의 이 커플,

이러한 첫사랑이 완성이라는 해피엔딩이 참 어색하지만, 고무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한 건, 우리들 대부분이 첫사랑을 덧없이 흘려보내야 했기 때문은 아닐지? ㅎㅎ

 

"모든 사람은 자기 죽음의 주인이며, 죽을 시간이 왔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아무런 걱정이나 고통 없이 죽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21

그는 시간의 잔혹성을 자신의 몸으로 겪은 것이 아니라, 페르미나 다사를 볼 때마다 그녀에게 나타나는 미묘한 변화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120

선장은 페르미나 다시를 쳐다보았고, 그녀의 속눈썹에서 겨울의 서리가 처음으로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그런 다음 플로렌티노 아리사와 그의 꺾을 수 없는 힘, 그리고 용감무쌍한 사랑을 보면서 한계가 없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일지도 모른다는 때늦은 의구심에 압도되었다.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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