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 누구나 생애 한 번은 그 길에 선다
윌리엄 폴 영 지음, 이진 옮김 / 세계사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리엄 폴 영의 오두막을 읽고 신비로움에 감싸였던 때 이 책도 사두었다. 이 작가는 이런 유의 책에 사명감도 있는 듯, 그리고 그를 찾는 대부분의 독자 또한 그것을 기대하고 찾게 되리라 여겨진다.

선교사 부부에게서 태어난 영은 뉴기니에서 자랐는데 그곳 원주민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경험으로 비밀, 아픔, 치유에 대한 마음속 깊은 성찰을 성스러운 시간과 장소로 풀어내는 작가인듯하다.

40대 중반의 건장한 토니는 한 여성과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한, 성공한 사업가로 냉철한 독신남이다.

안 시스템이 철저한 자신의 비밀 아지트에 추억의 물건들을 간직하고 유서의 내용 바꾸기가 취미인 양 변덕을 부리며 친구도 가족도 없이 시간을 보낸다. 그런 그에게 파괴적인 두통이 찾아온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쓰러진 후 혼수상태로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된다.

몸은 사경을 헤매는 중, 영혼은 미끄러져서 어디론가 향하고, 그곳에서 길을 만난다. 자신을 예수라 하는 잭과 성령이라 하는 할머니를 만나며 그토록 자신의 생을 힘들게 했던 신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간직한 채 여정에 오른다.

그는 남동생과 함께 엔지니어 출신 아버지와 신앙심이 돈독한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으나 어느 날 한 십 대 소년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부모를 잃고

동생과도 절교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었던 로리와 결혼을 한 후 아들 가브리엘을 얻지만, 아들은 다섯 살의 나이에 희귀성 간암으로 죽는다.

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잃으며 신을 원망하게 된 그는 아내와 이혼한 후 더욱더 냉정하고 무례한 사람이 되어간다.

아내 로리와의 이혼에서 그녀의 우아한 물러남에 성취감을 못 느낀 그는 다시 구애를 한 후 재혼을 하고는 이혼청구로 인해 모욕감에 폭발한 아내의 태도에 만족감을 느끼는, 일종의 냉혹한 게임으로 이혼을 즐긴 사람이다.

그 사이에 딸 앤젤라가 있지만, 토니는 딸에게 멸시를 받게끔 상처를 남기고 만다.

한편 잭과 할머니와의 여행 중 그들의 거처인 오두막이 손질되지 않고 형편없음에 투덜대지만, 그 집들이 자신이 그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공간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예수는 토니에게 자신과 함께 딱 한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알려준다.

여러 경이로운 체험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눈물로 되돌아본 토니의 영혼은 16세의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캐비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다. 중환자실에 누워 있던 자신을 장난삼아 들어와서 보게 되었던 캐비는 미혼모 몰리의 아들로, 이 병원에는 14세의 그의 여동생 린지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엄마 몰리가 딸의 문제로 의료진과 상의를 하는 동안 엄마 친구 메기의 집에 맡겨진 캐비는 자신 내부에 있는 토니의 영혼과 이야기하고, 토니는 캐비의 맑은 영혼을 통해 캐비의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본다.

비가 메기에게 감사의 표시로 키스를 하면서 그녀에게도 옮겨간 토니는

그녀의 교회 안에서 큰 소동을 일으키게 되고 메기는 자기 내부의 토니를 받아들이고 그가 도모하는 일에 협조하게 된다.

메기와 그녀를 돕는 장로를 통해 고양이에게 자신의 재산을 상속키로 했던 최종의 유서를 없애게 하고, 중환자실로 가서 자신의 육신과 만나고, 린지도 만난다.

딸에게 사과를 하고, 동생을 배신했던 일을 메기에게 고백하며 유산을 아내를 비롯한 세 사람에게 남긴다. 자신의 치유 대상이 자신이 아니고 린지임을 깨닫고 사랑과 희망을 남기고 다시 여정에 오른다.

*대림 시기에 즈음하여 이런 책을 읽겠다고.. 그리고 언제나 따뜻한 이름 파파가 한 번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위안과 우리는 그분이 만드시고, 그분이 데려가시는 존재로, 지상에서의 부모 형제라는 인연은 찰나의 삶일 진데도 그런 이별이 전부인 양, 그 고통을 호소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이 되도록 마음을 다지는 일, 그리고 내 마음속 그분들이 거처할 오두막을 초라하게 짖지는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우리가 뿌리로 살 때의 삶, 꽃을 피우기까지 꽃은 보이지 않지만, 그 뿌리로서의 삶과 이후의 삶의 세계에 대해 성찰해 보고, 인간은 잉태되는 순간부터 죽어가는 존재임을 잊지 않기를..

"당신은 잉태된 그날부터 죽어가고 있습니다. 죽음이 끔찍한 괴물이긴 하지만, 인간은 죽음을 실제보다 훨씬 강력한 무언가로 둔갑시켰어요. 마치 삶의 배경에 흉측하게 왜곡된 죽음의 그림자를 만들어놓고서 그 그림자를 두려워하는 꼴이지요." 93

우리가 용서해야만 하는 일은, 특히 자네 같은 사람에게는 더욱더 말이야,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무지함이라네, 사람들은 고의적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아.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더 좋은 방법을 몰라서 상처를 주는 거지." 109

​"토니, 지금껏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그 누구도 나쁘기만 하지는 않았어요. 나쁜 면이 많은 사람은 있었지만, 나쁘기만 하진 않았어요. 주구나 한때는 어린아이였고, 바로 그 이유로 난 희망을 버리지 않아요. 결국 모두가 이 세상에 보탬이 되는 존재들이에요. 무슨 일을 하건 저마다의 이유가 있는 거고요. 그 이유가 무언지 때로는 자기 자신도 모를 수 있지만, 그리고 그 이유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항상 이유는 있어요."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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