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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쏘다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실천문학사 / 2003년 6월
평점 :
'조지 오웰'의 산문집이다. '1984'를 읽고 문학적인 가치를 못 찾아 헤매던 내게 초기 이웃님이 추천해 준 작품이었다. '조지 오웰'은 식민지배 국가인, 인도제국 경찰에 지원하여 미얀마와 인도에 근무하면서 제국 주의와 전체주의를 혐오하고 자처해서 파리와 런던의 빈민가에 살면서 작가가 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5부로 나누어 총 25편으로 구성되어있다.
제1부 식민지에서 보낸 날들 - 5년간 제국주의 경찰 노릇을 하면서 힌두교도인 죄수의 사형을 지켜보고, 발정기에 극도로 흥분한 채로 탈출한 사육 코끼리를 죽여야만 했던 일화, 공공병원의 위생상태와 의료 수준 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병과 죽음을 지켜보고 백인의 지배를 인정하고 구걸하는 모로코 도시의 흑인들 이야기
제2부 문학과 정치 - 자신이 왜 쓰는가?에 대한 글을 쓰는 네 가지 동기가 특히 인상적인데
①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남의 입에 오르내리고, 죽은 후 기억되고, 허영심이 강하고, 더 자기중심적이다.
② 미학적 열정- 외부 세계, 혹은 말과 그것들의 적절한 배열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 하나의 소리가 다른 소리에 미치는 영향
③ 역사적 충동- 진실한 사실을 발견해서 후손들을 위해 보존하려는 욕망,
④ 정치적 목적- 성취하려고 노력해야만 하는 그런 종류의 사회를 위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보려는 욕망
제3부 파리와 런던의 뒷골목 - 구빈원이라는 빈민가에서 지내고 혹은 술을 계속 마셔서 일부러 유치장을 들어가서 지내는 이야기들
제4부 일상에 스민 정치성 - 히틀러 전범에 대한 복수, 사악한 시대 자연을 논하는 일, 국가 간 스포츠 경쟁, 맛없다고 소문난 영국의 요리 그리고 서점에서 일하면서 느낀 일
제5부 유럽 문학에 대한 단상들 - 책값을 담뱃값 등과 비교하며 '톨스토이'가 에세이를 통해 '셰익스피어'를 비난한 일,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을 정리 한다.
이 산문집은 식민지에서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의 삶, 그리고 작가 자신의 삶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예술이 정치와 관계가 없다고 하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인 태도라고 말하며 사악한 시대에 태어 났기 때문에 자신의 글쓰기는 정치적 목적일 수 밖에 없다며, 문학적 본능을 헤치지 않는 범위 에서 전반적인 진리를 말하려고 애썼다고 밝히 기도 한다. '조지 오웰' 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형성시켜준 독서였다 할 수있겠다.
어쩜 그 작가에 대한 이해 자체는 소설보다는 산문이 가깝다는 사실도 다시한번 깨달으며 소설 위주의 책 읽기 중, 균형 잡힌 독서를 해야 해~~ 다짐하기도 한다.
나는 불행한 결말을 가지고, 상세한 묘사와 인상적인 직유로 가득 차고, 또 말이 부분적으로 소리 그 자체를 위해 사용되는 화려한 문장의 거창한 자연주의 소설을 쓰고 싶었다. 80-81
모든 작가들은 헛되고,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동기의 밑바닥엔 어떤 신비가 흐른다. 소설을 쓰는 것은 장기간의 고통스러운 질병에 시달리듯 끔찍하고 극도의 투쟁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저항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어떤 악마에 씌지 않고는 이런 작업을 결코 떠맡을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악마란 존재는 마치 아기가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우는 것과 똑같이 단순한 본능과 같은 것이므로, 그러나 만약 작가가 자신의 개성을 없애버리려는 투쟁을 끊임없이 하지 않는다면 남들이 읽어줄 만한 어떤 글도 쓸 수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89
시골의 소년들과 젊은이들은 걷고 수영하고 눈싸움하고 나무에 기어오르고 말을 타는 등의 행위를 함으로써, 혹은 낚시, 닭싸움, 족제비를 이용한 쥐 사냥 등과 같이 동물들을 잔인하게 다루는 것과 관련된 다양한 스포츠를 함으로써 많은 잉여 에너지를 배출한다. 대도시 사람들은 자신들의 육체적 힘이나 가학성 충동을 배출할 출구를 원할 때 집단활동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로마와 비잔티움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 런던과 뉴욕에서 운동경기는 심각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세 때의 경기는 주로 육체적 잔혹함과 관계가 있었지만 정치나 집단 증오의 원인은 되지 않았다. 22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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