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여 잘 있어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9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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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 바다로만, 스페인 론다 거리로만, 헤밍웨이를 떠올렸다면 어땠을까? 이 작품을 읽지 않고 헤밍웨이를 말한다 했다면 어땠을까? 책을 읽는 내내 그런 기분이 들었다.

딱딱한 제목 때문에 이웃님 추천에도 불구하고 이제사 꺼내어 읽게 되었지만, 너무도 재미나고 가독성 훌륭한 책이었다.

1차 세계 대전, 미국인이었던 프레더릭 헨리는 로마에서 건축 공부를 하다가 중위 계급으로 이탈리아 군인이 된다. 앰뷸런스 운전병을 거느리고 환자를 후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가 왜 이 미친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는가는 언급이 없다.

는 룸메이트인 외과의 리날디 중위가 먼저 반한 영국군 병원 간호사 캐서린 바클리에게 호감을 갖게 되며 집적대지만,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이 있다.
그들이 주둔하는 곳 어디에나 위안소가 있고 그곳의 창녀들은 언제나 그들의 위안이 된다.

한편 약혼자의 전쟁 참여로 인해 정식 간호사는 아닌 구급 간호 봉사대의 임시 간호사로 참전하게 된 그녀 캐서린은 약혼자의 전사로 상처투성이지만 헨리에게 역시 호감을 갖게 된다.

그녀는 군인 장교의 하룻밤 농락 거리가 되고 싶지 않아서 헨리의 구애를 거부하고 그의 사랑을 계속 확인한다.

전병들과 식사 중에 대형 박격포탄으로 머리와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헨리는 밀라노 병원으로 후송되고 그곳에서 그녀와 재회한다. 그리고 진정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들은 다른 간호사와 환자들의 지지 속에서 야근 중에 함께 밤을 보내며 지낸다.

임신한 그녀는 그에게 족쇄가 될까 늘 걱정하고 황달까지 앓게 되었던 헨리는  회복된 이후 전선으로 돌아간다.
몇 년간 밀고, 밀리는 전투는 젊은 혈기에 그 나이에 군복을 입지 않은 남자는 용서가 안되는 분위기 속 용맹하게 군인으로 나서지만 그들은 모두 전쟁을 모른다. 그리고 진정 전쟁을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대부분 모른다. 헨리 역시 전쟁을 모른다고 말하는 군종 신부의 말에 갸우뚱 거린다.
그리고는 다들 전쟁에 지쳐간다.
그리고는 다들 미친 전쟁에 회의적이다.

쟁이 끝나기는 하는지, 이미 끝인 건지, 승리하는지 패배하는지 미국 군들이 투입된 건지도 모르면서 추측만 난무하던 중 대규모 후퇴가 이루어지고 환자 후송 중 뒤늦게 출발한 헨리 일행은  도중 사병의 목숨을 잃기도 하고, 선의를 베푼 하사관에 배신당해서 총으로 쏘아 죽이기도 하다가 헌병에 붙잡혀 죽기 일보 직전에 강으로 뛰어들어 밀라노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병원을 찾지만 그녀는 이미 떠났고 수소문 끝, 그녀 일행이 머문 곳에 찾아가 다시 재회를 한다.

그곳에서 두 연인은 꿈같은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탈영병 신세가 된 헨리는
다음날 체포된다는 정보를 미리 듣고, 그녀와 함께 배를 타고 스위스로 들어간다. 그곳 산속 마을서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한 생활을 하다가 출산이 임박하자 병원 가까운 도심에 호텔을 얻어 떠난다.

서린의 출산은 그녀의 낙관적인 희망, 그의 변함없는 사랑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비를 넘기며 점점 위험해지고, 결국은 사산아 출산과 함께 회복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쟁소설, 전쟁 중 사랑의 신파극이라고만 해버리기엔 숭고한 무언가가 있고, 부자 미국인 출신 중위 헨리의 주위 사람들과, 그녀와의 대화는 늘 멋지다. 전쟁 속 남자의 용감함과 위트와 넉넉함과 스케일이 많은 대화를 통해 드러난다.  결말은 매우 슬프지만,,,,,

 

 

우리는 전혀 외롭지 않았다. 남자나 여자나 이따금씩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서로의 그런 기분을 질투하는 법이지만 솔직히 우리는 조금도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여서 외로운 기분, 즉 세상 사람들에게 맞선 고독을 느낄 뿐이었다. 나도 그와 비슷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많은 여자와 함게 있을 때 오히려 고독을 느꼈는데 그런 경우가 가장 고독했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있을 때는 결코 고독하지 않았고 두렵지도 않았다. 밤이 낮과 같이 않다는 것,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 밤에 겪은 것은 낮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았다. 또 고독한 사람에게 일단 고독이 찾아오면 밤이야말로 끔찍한 시간이라는 것도 잘 알았다. 그러나 캐서린과 함께 있으면 밤이 더 유쾌하다는 것만 다를 뿐 낮과 거의 다를 게 없었다. 사람들이 이 세상에 너무 많은 용기를 갖고 오면 세상은 그런 사람들을 꺾기 위해 죽여야 하고, 그래서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 세상은 모든 사람을 부러 뜨리지만 많은 사람은 그 부러진 곳에서 더욱 강해진다. 그러나 세상은 부러지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을 죽이고 만다. 아주 선량한 사람들이든, 아주 부드러운 사람들이든, 아주 용감한 사람들이든 아무런 차별을 두지 않고 공평하게 죽인다. 당신이 그 어디에 속하지 않는다 해도 이 세상은 당신 역시 틀림없이 죽이고 말겠지만, 특별히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38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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