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로베니아에 살고 있는 베로니카는 딱히 이유도 없이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생을 마감하려 했다.  수면제 몇 통을 먹어치우고는 빌레트라는 정신병원에서 깨어난다. 사투를 벌인 끝에 그녀의 심장은 엉망이 되어서 시한부의 삶을 살아야 한다.

비로소 그녀는 자살을 선택하기 전에는 몰랐던  다양한 감정들을 맛보며 삶에 대해 강한 애착을 느끼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유독 어린 처녀들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고, 그런 유부남의 아내들은 절망하고,  결국 유부남들은 가정으로 돌아오고, 그 처녀들은 다시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한다. 마치 결혼이란 것이 다 그런 과정을 겪는다는 듯이..

로니카와 병원에서 제일 먼저 친해지는 제드카는 처녀 때 그런 사랑을 했고 다 바쳤으나 끝내 버림받고 다시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들도 낳았으나 어느 날 문득 첫사랑을 위해 열렬히 투쟁했던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고 슬픔에 잠겨서 애절한 고통을 느끼며 모든 의욕을 상실하고 첫사랑을 추억하다가 정신을 놔 버렸다. 그녀의 병명은 우울증이었다.

그 병원의 수상한 조직 '형제 클럽'의 일원인 마리아는 잘 나가는 변호사 출신으로 어느 날 알 수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일상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이 병원으로 오게 된다. 그녀는 패닉 신드롬 환자였다.

리고 한때 피아노 연주가가 되고 싶었던 베로니카로 하여금 다시 피아노를 치게끔 조르는 정신 분열증 에뒤아르는 유능한 외교관 아버지 밑에서 외교관을 강요당하며 성장했으나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꿈이 억압 당하고 부모의 뜻과는 어긋난 생활을 하다가 이 병원으로 오게 된다. 

제드카가 베로니카에게 해준 어느 왕국의 이야기 속에서 마법에 걸린 우물물을 마시고 모든 백성이  미쳤으나 멀쩡한 왕의 말을 아무도 따르지 않자 결국은 왕도 그 우물물을 마시고 미치자 그 왕국엔 다시 평화가 왔다는,,,

상인이란 어떤 사람인지, 그냥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합의에서 벗어나기가 두려워서 남들처럼, 남들이 옳다고 하는 것을 행동하려고 사고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가끔 너무도 동떨어져있는 예술인들이나 천재들을 보면서 느낀 바,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차이는 한 끗 차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쩌면 살짝은 미쳐 있음이 오히려 행복할 수도 있는 건 아닌지 ..미쳐있음,,,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고, 사회적인 것에서 빗겨 날수 있는 남들 눈에는 비 상식적인 그런,,, 역자의 해설에서 아담이 사랑을 선택한 하면서 함께 선택된 죽음, 죽음에 대한 자각, 삶의 유한성 때문에 우리는 삶을 더 숭고하게 여겨야 한다는..

리아가 그녀의 병이 다 치료 되었음에도 세상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워 병원에 머무르다가 65세의 나이에 밖으로 나가겠다고 다짐을 하며 형제 클럽 회원들에게 남긴 편지글 중에 '언제나 똑같은 물을 품고 있는 연못이 아니라 넘쳐흐르는 샘처럼 되라는 영국의 시를 읽으며 자신은 그 시가 틀렸다고 넘쳐흐르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일생 동안 연못처럼 행동하려고 내부의 벽 너머로 절대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자신의 삶이 결국은 패닉 신드롬이라는 병에 걸리게 되었고 결국엔 그녀가 두려워했던 넘쳐흐르다 못해 주의의 모든 것을 삼켜 버리는 샘이 되었노라고 고백하며 당부하는 내용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의 잣대, 상식적인 것.. 그런 것들에서 그냥 넘쳐 흘러 볼까나?~~ 연못처럼 고이지 말고, 설사 위험할지라도? 어쩌면 ..미치지 않으려면..

신이란 무엇인가? 세상이 구원받아야 한다면, 구원이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기 있는 그리고 바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유의 삶을 살아가며 다른 사람들도 나름의 삶을 살게 내버려 둔다면 신은 매 순간 속에 후추알 하나하나 속에, 땅에 떨어져서는 바로 녹아버리는 눈송이 하나하나 속에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신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삶이 곧 신앙 행위라는 사실은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단순해 보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계속 신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난 소위 ‘정상적‘이라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나보다 앞서 많은 의사들이 그 연구를 했고, 정상적인 상태라는 것은 사회적 합의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달리 말하자면 대다수 사람들이 어떤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올바르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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