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대왕, 1983년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받게 했던, 제목이나 표지가 여러모로 끌렸더랬다. 전쟁 중에 비행기로 후송되던 소년의 무리가 무인도에 불시착하게 되면서 그들이 한때는 소라를 차지하게 되는, 즉 모임의 소집권과, 발언권을 상징하는 물건을 쥐는 대표를 뽑고 그곳에서의 삶에 규칙들을 만들어 가다가 인간의 야만성, 무질서함, 폭력과 권위 등을 스스로 선택?, 발견? 하고 원시인처럼 살아가는 것을 흉내 내는 내용이다. 모험소설이라고도 하는데 '보물섬' 같은 낭만적인 내용은 아니다.

직은 밤과 고립이 두려운 아이들이 무인도에서 살게 되면서 나름 어른 사회를 흉내 내어 규칙을 만들고 구조될 때까지 적응을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그간 문명의 사회 속에서 어린이로 살면서 익숙해져 있던 것들을 더 이상 누릴 수 없어지며 자급자족해야 하는 상황과 씻고 옷을 입는 것이나 익혀 먹는 음식과 주거공간에 대한 그 눈높이(어린이)에서의  적응을 벗어던지고 살아가게 되면서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 있는 악과, 야만성에 눈뜨고 (멧돼지 사냥에서 제대로 창을 찌르지도 못하다가 능수능란하게 사냥을 하게 되고 덜 익힌 고기 맛을 즐기게 되고, 얼굴에 칠을 하고 머리를 땋고 오랑캐 족처럼, 추장처럼 굴다가 마침내는 살인도 하게 되는 ..),

 

 일 부 꼬마들이 보았다는 괴물의 정체는 시체였고, 멧돼지들의 해골들이 등장하며 공포가 형성되는 데, 공포는 결국 나약한 마음에서 비롯된 대상 없는 것에 불과했으나 그 공포가 점점 더 문명으로부터 먼, 문명이 없는 무인도에서  집단의 광기로 변질된다. 그것은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의 선택이었음에 대해 공간적인 폐쇄로부터 일상의 단절로부터 문명이란 것이 어쩌면 위장은 아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불편한 인간의 내면에 대해 바라보고자 했던 작품이다.  

가는 이 작품에 많은 상징(등장인물들,소라, 대장, 오두막, 봉화, 멧돼지, 파리, 어둠, 그림자 등...)들을 깔고  치밀한 구성을 하였다 하나  내게는 그 상징이란 것이 버거웠다. 그리고 번역에 있어 너무 고어들이 많았다. 지금은 안 쓰는 사장된 언어들 같은 ...더 오래된 고전들도 무난하게 읽었더랬는데.. 그리고 심리 묘사보다는 상황의 묘사가 주를 이루는데 상상이나 회상 등과 현재의 상황 연결이 뭔가 매끄럽지 않아서 오래간만에 독자로서 누리는 행복감보다는 나를 시험하는 독서였다고나 할까...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었을 뿐이겠지만 매력적인 스토리임에는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