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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평점 :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 학자였던 스코틀랜드 출신의 아버지를 둔, '존 스튜어트 밀'은 그 아버지로부터 친구들과의 교우도 단절당한 채 조기 영재교육을 받았다.
20세 무렵 심각한 정신적 위기가 닥쳐 우울증과 자살의 충동도 있었으나, 엄격한 공리주의적 이성제일 주의의 문제점을 깨닫고, 사색과 수동적 감수성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그런 그의 불안한 상태는 24세에 만난 '해리엇 테일러'라는 22세의 유부녀를 만나면서, 그녀와의 지적 교류를 통해 정신적 안정을 찾는다. 둘의 교제는 21년 만에 그녀의 남편이 죽은 후 결혼으로 이어진다. 그녀는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하는 등 급진적 정치사상을 지닌 채, '밀'의 사상과 저작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리고 8년의 결혼 생활 끝에 그녀도 패혈증으로 사망한다. '밀'은 공직을 거쳐 대학의 학장과 정치가로 활동을 한 이후 그녀의 곁에 묻힌다.
원래 이 책은 '밀'이 짧은 에세이로 구상하였는데, 그의 아내가 확대하고 꼼꼼하게 수정하였으나, 그 도중에 죽게 되어, '밀'이 그녀에게 헌정한다는 의미로 출판하였다고도 한다. 책의 서두에 그녀에게 바치는 헌정사가 들어 있다.
시민적이고 사회적인 자유를 논하는 그의 사상은 사회주의 사상과 자유주의 정치철학의 발전에 큰 이바지를 했다고 한다. 이 책의 출간 당시 영국엔 여성의 참정권이 없었고, 조선은 철종이 등장했고, 중국은 청조 말쯤 된다.
그런 시대 자유를 논하면서 '개성', '독창성', '욕망과 충동'에 대한 언급이 가장 인상적였다.
각자의 개성에 맞춰서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 사상과 토론을 통해서 내면의 힘을 키우게 하는 것.
지적인 판단도 우리 자신의 것이어야 하지만, 욕망과 충동도 우리 자신의 것이어야 한다는 대목, 욕망과 충동도 신념과 절제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인간의 한 부분이라는..
독창성은 인간의 삶 속에서 가치 있는 요소이며, 자신의 본성을 발전시킨 사람들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는, 그리고 천재는 다른 사람들 보다 훨씬 개성이 강한 존재라는 것. 독창성의 용도를 알지 못하는 지성인에 대한 비판도 있다.
동양, 특히 중국은 관습이 모든 일을 결정한다고, 관습의 독재가 너무도 완벽해서 한때 위력을 떨쳤었지만, 관습의 지배하에 진보와 성장이 멈춰버렸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리고 유럽은 관습의 독재가 완벽하지 않으므로 변화와 진보를 가로막지 않았다면서 패션의 변화가 아름다움과 편리함 때문이 아니라, 단지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성향으로 부터라고 예를 들면서 유럽이 중국과 같은 운명이 되지 않은 것은 개성과 문화의 두드러진 다양성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유의 일반 원칙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유가 잘못 주어지고 있는 사례로 가족을 든다. 남편의 아내에 대한 무소불위의 권력, 그리고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분신이라고 생각하여 미치는 절대적인 지배권.
너무도 당연한 자유라는 논리가, 그 시대에는 별도의 논리가 필요했음을 씁쓸하게 읽으면서, 공기처럼 당연해서 소중함을 모르고 누려왔음에 대해 새삼스럽다.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결코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논할 수 없다는 한 줄에 이끌려 읽게된 책.

나는 인류가 이 도덕과 그 초기 교사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절대로 부정하고자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도덕은 많은 중요한 점들에서 불완전하고 한 측면만 말하고 있어서, 이 도덕이 인정하지 않는 사랑들과 정서들이 유럽인들의 삶과 인격의 형성에 기여해오지 않았더라면, 인류는 현재보다 더 나쁜 상태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 - P122
근육의 힘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힘도 오직 사용할 때만 커진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것을 믿는다는 이유로 그것을 믿고, 단지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한다는 이유로 그 일을 한다면,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능력들은 전혀 훈련 될수없다 - P140
어떤 사람의 욕망과 감정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강력하고 더 다양하다고 말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자질을 더 풍부하게 지니고 있고, 따라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나쁜 짓을 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분명히 더 많은 좋은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강한 충동은 활력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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