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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생거 사원 - 다른 세상으로 나 있는 창문을 보여주는 ㅣ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5
제인 오스틴 지음, 신미향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6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인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구해놓고는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은 그녀의 처녀작이자, 유고작이다.
‘제인오스틴’은 영국 시골마을의 목사 아버지를 둔, 아홉 자녀들 중 7번째의 자녀로 자라났는데 첫사랑에 빠진 후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되자,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고도 한다.
그녀가 탄생시킨 이 책의 주인공 ‘캐서린 몰랜드’는 그녀처럼 시골마을 부유한 목사의 열 자녀들 중 넷째이자 맏딸이다.
이웃에 살고 있는 많은 영지를 소유한 ‘알렌’가의 부부와 사이좋게 지내던 '캐서린' 은 ‘알렌’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휴양 삼아 떠나는 '바스'에 그들부부와 동행하게 된다. 의상 이야기만 하는 '알렌'부인과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캐서린'은 이류 무도회에서 만난 '틸니'라는 남자에게 반하지만 재회는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아 애를 태우다가 '알렌' 부인의 학교 친구였던 '소프'부인을 만나게 되고, 그녀의 딸 '이사벨라'와 급속도로 친분을 쌓는다.
그녀들이 찾곤 하는 광천수 홀이라는 곳은 광천수를 마시면서 산책하고,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 장소로, 오늘날 카페 같은 곳이 아닌가 한다. 그곳에서 멋진 남자에게 선택되기를 바라는 17-8세가량의 물오른 미모의 아가씨들이 만나고 스치면서 설레는 시간을 보낸다.
'이사벨라'와 걷던 중, 마차에 탄 '캐서린'의 오빠 '제임스 몰랜드'와 '이사벨라'의 오빠 '존 소프'는를 만나는데 그들은 이미 '바스'로 향한 '캐서린'과 '이사벨라'의 교제를 예감했었는데, '제임스'와 '이사벨라'는 커플이 된다.
한편 '존 소프'가 동생 '이사벨라'와 친구 '제임스'의 지지 아래 '캐서린'에게 춤을 청하고 관심을 갖지만, 그녀가 읽는 소설을 한심한 소일거리로 보고 그녀가 관심 없는 말과 마차에 대한 수다만 늘어놓음에 짜증을 느끼는 '캐서린'은 무도회에 나타난 '틸니'와 그토록 기다리던 재회를 하지만, '존소프'와의 선약으로 그와의 춤을 거절해야만 했다.
역시 무도회에서 만난 '틸니'의 여동생 '엘리너'에게 호감을 느낀 '캐서린'은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하고 마침내 교제를 하게 된다.
그리고 '틸니'의 부유한 아버지 '틸니 장군'과 틸니의 형 '틸니 대령'도 만나게 된다. '틸니 장군'은 자신의 아들과 춤을 추고 있는 '캐서린'에게 많은 호감과 관심을 갖게 된다.
'이사벨라'와 '제임스'는 연인이 되고 마차를 타고 '존 소프'와 '캐서린'을 낀 더블데이트를 하고자 하는데 '틸니'와의 선약을 거짓말로 취소하는 등 '존 소프'의 지나친 언행에 상처를 받은 '캐서린'은 무례한 '존소프'를 경멸하게된다.
'바스'에서의 휴양을 마치고 '틸니' 가의 가족과 그들의 집인 '노생거 사원'으로 가자는 '앨리너'의 제안을 받은 '캐서린'은 몹시 기뻐하고 흥분한 채로 그곳으로 향한다.
수도원으로 지어졌던 건물을 부유한 '틸니 장군'이 매입해서 그 가족이 기거하는 이곳 '노생거 사원'은 이름만 듣던 곳으로 건물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그녀를 매료시켰지만 그녀는, 그녀가 읽었던 소설 속의 이야기들을 대입하며 이상한(말도 안 되는) 호기심과 두려움을 키워가던 중 '틸니'의 도움으로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오빠 '제임스'의 편지로 그와 '이사벨라'가 파혼을 했고 그녀가 '틸니의 형'과 약혼할 거란 소식을 들은 '캐서린'과 '틸니 오누이'는 실망을 금치 못하지만, 오빠 '제임스를' 향한 걱정과 '이사벨라'를 향한 증오에 대해 '틸니'의 위로가 큰 힘이 되어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점점 '틸니'를 향한 마음을 키워간다.
행복하고 만족한 나날을 보내 던 중, 외출한 아버지의 급한 연락으로 '캐서린' 더러 이 집을 떠나라는 소식을 전하는 '앨리너'를 뒤로하고 눈물범벅인 채로 집으로 돌아온 '캐서린'은 마음을 잡지 못하고 권위적인 '틸니 장군'의 변덕과 처사에 마음 아파한다.
그 사실을 알고 사과 차 방문한 '틸니'는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고 자기 아버지의 무례를 사과하며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 후 청혼을 한다.
'캐서린'의 부모는 듬직하고 예의 바른 '틸니'를 맘에 들어 하지만, 아버지 '틸니 장군'의 허락 없는 결혼을 걱정하던 끝, 부유한 자작과 결혼한 '앨러너'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허락을 얻어낸다.
'틸니 장군'의 '캐서린'을 향한 호감과 관심 그리고 또 매몰차게 내치는 데에는 그녀를 좋아했던 '존 소프'의 농간이 있었고, 그것이 오해였음 또한 밝혀지게 된다.
그 시대 상상력과 관찰력 풍부한 여류작가가 썼음직한, 종내에는 행복한 결혼으로 완성되는 스토리인데 황당한 작가의 개입과, 소녀에서 처녀로 넘어가는 시절 '캐서린'의 소설적인 상상력으로 많은 오해와 추측들이 순정 만화 한편 보는 것 같은 가벼운 재미를 준다. 그리고 그 시대 결혼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부유함과 상속, 지참금이었다는 팩트가 불편했지만, 인정해야 하는 결혼 풍속..
이 세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즐거움은 언제나 대가를 치러야 하고, 때로는 매우 불리한 조건으로 그런 즐거움을 찾기도 하죠, 미래에 찾을 수 있는 예금을 위해 현금을 내주면서 말예요 - P263
그러나 이 소설이 부모의 권위적인 간섭을 부추기는 건지 자식이 부모의 말을 거역하더라도 결국에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걸 암시하는 건지는 읽는 사람이 결정할 일이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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