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릅나무 아래 욕망 열린책들 세계문학 171
유진 오닐 지음, 손동호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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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오닐의 희곡 작품이다. 어느 블로그를 보면서 한번 읽어야지 했던... 유진 오닐은 미국의 연극 수준을 유럽만큼 끌어올린 장본인으로서 세 번의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미국 문학의 질을 높였던 사람이라 한다.

희곡은 셰익스피어의 것들 말고는 읽어볼 기회가 없었으나, 꽤 완성도도 있고, 감동도 있고, 물론 소재는 외설스럽고, 패륜적이지만,,, 대화체를 읽다 보니 몰입도 잘되고 감정의 이입 도도 높아서 단숨에 읽혔다.

인공 '에벤'이라는, 75세의 나이에도 여전하게 단단하고 욕심 많고 힘도 센 아버지 '캐벗'의 셋째 아들과 캐벗의 새파랗게 젊고 아름다우나 야욕이 넘치는  세 번째 부인 '애비'의 농장을 둘러싼 욕망과 애증이 패륜과 집착의 말로를 고사란히 드러내는 단순한 스토리이나 치밀하고 인간의 욕망이 부르는 또 다른 욕망에 대한 생각을 하게끔 한다.

음 제목의 적나라함에 다소 거부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나 다 읽고 난후에는 이 책의 제목에 욕망이란 단어가 들어갈 수밖에 없었음을, 아무런 포장이나 가식이 필요 없었음을 통감하였다

책의 도입 부문에 집을 뒤덮을 듯 우거진 느릅나무에 대한 묘사와 중간중간 성난 아버지 캐벗이 아들을 협박할 때마다 느릅나무 위에 걸쳐 놓겠다는, 그리고 외양간에서 동물들과 잠을 자야 숙면한다는 시시때때로의 캐벗의 부재, 그 사이를 오가는 솔직한 욕망들의 표출이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음 에벤이 해 질 녘의 하늘을 보고 '! 참 예쁘다!'로 시작해서 형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극이 시작되고, 애비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뜨는 해를 가리키며 '해가 뜨네. 참 예쁘지 않아?' 하면서 애비의 공감을 이끌어내고는 극이 마무리된다.

그리스 신화도 모티브가 되었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그리고 정신 분석학적인 측면도 있고 캐벗이 믿는 신의 뜻, 을 희롱하는 아들 애벗의 비웃음.. 종교적인 회의 등 짧은 이 희곡에 대한 많은 해설들이 있다. 영화도 있고, 연극도 아직 어어진다 하니 기회가 되면 보아야겠다는 생각과 희곡 하면 생각나는 셰익스피어 역시 다시 읽어보리라 다짐하면서...

집 양쪽에는 거대한 두 그루의 느릅나무가 서 잇는데 축 늘어진 가지들이 지붕 위로 휘어져 내려와 있다. 그것들은 그 집을 보호하려는 것 같지만 동시에 정복하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모습에서 무언가 질투에 사로잡혀 부숴 버릴 듯한 사악한 모성이 느껴진다. 이 느릅나무들은 집안사람들과의 삶과 친밀한 접촉으로 인해 섬뜩한 인간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집을 짓누를 듯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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