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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도끼다 -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인터스텔라 10년의 지혜,
골수를 쪼개는 어른의 말이란.. 😌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일찍이 '책은 도끼다'는 명언을 남긴 프란츠 카프카.
책이라는 도끼에서 칼날의 역할을 하는 것은 대개 몇 개의 문장인데,
그 문장들을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 마음속 깊이 오래 꾹 눌러담아 내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싶은 간절함이 '필사는 도끼다'를 탄생시켰다.
표지의 도끼 모양을 보고 남편이, "이건 도끼가 아닌데?"라길래 "뗀석기 도끼겠지!!라고 응수했는데.. 어찌됐건 간지가 좔좔 흐르는 표지만 해도 예쁘지 않은가. 내지는 더 예쁘다는 사실 -✨️
이 책은 2015년부터 진행한 2,500만 뷰 인터뷰 시리즈인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서 귀감과 영감이 될 만한 인터뷰 135개의 명문장을 큐레이션한 필사책으로,
앞뒤 맥락이 궁금한 독자를 위해 각 페이지마다 QR코드를 수록해 인터뷰 전문과 인터뷰이들의 사진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었다.
"좋은 문장에 멈춰서 쓰다 보면 내 안의 감정과 서사의 뿌리도 건드려집니다." p.8
"좋은 문장, 탁월한 지성인의 언어를 접하면, 양쪽의 언어를 동시에 섭취한 것처럼 기분 좋은 포만감이 느껴지지요." p79
"그동안 우리의 머리를 지배했던 승리, 생산성, 능력주의라는 군림의 언어가 썰물처럼 빠지고 다정함, 안전, 우정, 친구, 슬픔, 반성, 후회 등 심리 자원의 근본을 파고드는 돌봄의 언어가 지식 갯벌 위에 살아나고 있다고요." p.82
안창호 선생의 강연을 듣고 윤동주 시인과 함께 공부했었다는 대한민국 최고령 철학자, 김형석 선생님의 부드러움과 위엄이 살아있는 글을 통해 더욱 성실하게 살아야겠구나, 를 느꼈고.
"살아보니 인생이 별 게 아니야. 재밌게 사는 게 제일이야."라는 배우 윤여정님의 글은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산뜻하고 호쾌한 감정이 묻어나오는 듯했다.
각 장마다 김기수 기자님의 *에세이와 *필사문에 이어 *질문에 답하는 페이지가 나오는데, 나만의 관점으로 글을 완성해본다는 점도 좋았고, 그동안 필사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두루 갖춘 새로운 구성이라 마음에 들었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던 어른, 멘토는 누구였는지, "너만의 이야기로 존재했어?"라고 물으시던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처럼 현재 나는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박정민 배우의 글이 있어서 넘 반갑기도 했던..
'이븐하게' 울림을 주는 인터스텔라 김지수 작가님의 10년의 에센스가 선사하는 말맛과 국내외 지성 100인의 명언, 존재의 도끼질을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필사책이었다. 100권의 책을 읽는 것과 같은 효용을 놓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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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