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인터뷰집
애덤 바일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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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조이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즈라 파운드, 앙드레 지드, 폴 발레리 등 당대 거장 작가들이 모여들었던 주요한 장소이자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문화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은 파리의 한 독립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

이곳에서 10년간 진행되었던 수백 건의 작가 인터뷰 중 스무 개를 골라 만든 대담집이라고 해서 호기심을 자아냈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아니 에르노 외엔 작가 이름과 작품들이 모두 생경했지만,
인터뷰어인 애덤 바일스의 깊이 있는 질문과 작가들만의 개성 넘치는 대답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북토크의 현장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의 투쟁>을 쓴 칼 오베 크네우스고르는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아무 신경도 안 쓰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려고 애썼고, 누구를 기쁘게 하려고 쓴 게 아닌 그냥 썼다."고 말했고,

<내가 더는 백인과 인종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의 레니 에도로지는 "글은 자기 의사를 명확히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며 증명하는 방식으로써의 글쓰기에 대해 말했다.

문학과 예술을 이해하고 창작자로서의 고뇌와 쓰는 삶을 깊이 통찰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는데.. 🫧

모든 인터뷰 글에서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라는 공간이 주는 에너지가 느껴져서 좋았다. 실제로 전 세계 문학가들이 현재까지도 가장 사랑하는 서점이라고 한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후속작 <비포 선셋>과 <미드나잇 인 파리>의 배경으로도 등장한다고 하니, 영화를 통해서도 파리의 고즈넉한 독립 서점의 감성을 느껴봐도 좋을 것 같다.
지금도 작가와 출판업자, 독자들과의 가교가 되어주고 있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와 세상의 모든 독립 서점을 응원하고 싶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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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쓰는 시간 - 한 줄의 기록이 삶을 바꾼다
장예원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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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를 오롯이 완성해볼 수 있는 책☘️

플래너는 잘 쓰지만, 솔직한 내 감정을 토해내는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쑥쓰럽고 민망해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닐텐데 나에겐 무거운 숙제였다.

그런 내가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은 심정으로 이 책을 펼치게 되었는데. 😳

읭? 당혹스러움도 잠시, 저자가 던진 질문에 차분히 빈 칸을
채우고 있는 나를 발견하며 적잖이 놀랬고 이게 질문의 힘인가 싶었다. 그렇게 매일 한 편의 글과 필사, 내 이야기를 쓰면서 기록이 주는 변화에 점점 스며들었고, 읽고 쓰는 이 시간이 기다려졌다.

전 SBS 아나운서이자 프리랜서 방송인인 장예원 작가님이 제안하는 '진짜 나를 만나는 첫 기록'

Time to write myself 💚

우리가 직면하는 인생의 고민을 삶의 태도 정립, 인간관계, 감정회복, 꿈과 목표 등 여섯 가지 주제를 탐구하면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주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매 순간 나는 진심을 다해 살아내고 있구나, 나는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것. 내가 놓치고 있었지만 하루 중에도 감사한 순간이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고. 특별한 손님을 대하듯, 나의 하루도 더 정성그럽게 마주하자고.. 다독여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했던 내면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
이렇게 후련하고 홀가분한 감정이었다니.. 🥹

최선(最善)
1. 가장 좋고 훌륭함. 또는 그런 일.
2. 온 정성과 힘.

'기꺼이',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쁘게. 란 좋은 단어를 발견하기도 했던..🌱

"멈추지 말자. 한 문장이 쌓여 한 페이지가 되고, 한 페이지가 쌓이면 하나의 삶을 표현해준다. 이 글들은 우리가 지나온 길을 돌아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p.154



저자의 유연한 언어 감각이 편안하고 기분좋게 와닿았던 책,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이 서툴고 어렵게 느껴지시는 분들께 추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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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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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대화의 정석 -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아이의 세상이 보이는 30가지 비밀
최인자 지음 / 마인드빌딩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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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그리고 인지적 측면에서 새로운 자아가 탄생하는 시기인 사춘기.

우리 아이가 지금 그 사춘기라는 외롭고 혼란스러운 긴 터널을 지나고 있어서 그런지 '사춘기' 관련 책들이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18년 차 부모교육 전문가이신 최인자 선생님께서 집필하신 책으로, 많은 문헌 사례와 저자께서 부모교육 현장과 자녀를 키우면서 직접 겪으신 경험들이 녹아있어
십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인사이트가 풍부한 부모 교육서이기도 했다.

'사춘기 대화의 정석'이란 제목처럼 사춘기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효과적인 대화법이 주요 내용인데, 부모가 자신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약간만' 부드럽게 말해도 훨씬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선 내 말의 억양과 톤만 살짝 바꿨는데도 아이의 반응이 달랐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단순히 A보단 B로 바꿔서 말하라, 가 아닌 사춘기 시기 두드러진 뇌 발달의 이해를 전제로 풀어주는 내용이라 훨씬 유용하게 느껴졌다.

공부, 아이들의 5장 7부라고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이성문제, 성교육에 대한 내용 등 평소 궁금했던 문제들도 풍부하게 다루고 있어서 부모교육 강의를 듣는 느낌이 들기도.. 📖☘️

십대의 편도체는 활성화 중이라 "밥은 먹었니?"와 같은 중립적인 말이나 무표정까지도 부정적으로 인식해서 발끈할 수 있고,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것도 전두엽이 미성숙해서 이기에 아이가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보다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라고만 이해해도 조금은 안심이 될 것이다.

아이의 뇌가 왕복 2차선 도로를 16차선으로 늘리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중이라고 하니 느낌이 오지 않는가.

부모도 힘들지만, 아이도 성장통을 앓고 있구나. 잘 자라려고 애쓰는 몸짓이었네.. 몸만 컸지 너도 아직 아이구나.. 하는 연민의 마음으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자세가 필요하단 생각도 들었다.

백 마디 '옳은 말'보다 중요한 것은 정서적 안정!

부모는 아이와 대화할 때 아이의 내면에 관심을 갖고 행동을 지적하기 보다는 마음을 읽어주며 아이 스스로 중요한 존재로서 수용받고 있다는 경험을 늘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겠다.

"긍정은 순풍에 돛 단 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긍정은 '나쁜' 행동이라는 역풍에도 불구하고, 거듭 아이의 존재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을 말한다.

사춘기, 지금은 사랑할 때다. p.57

"사춘기 아이들의 뇌는 새롭게 배선이 짜여지는 과정에 있다. 한시적 특징으로 지나갈 것인가, 부정적인 행동으로 고착될 것인가는 부모의 태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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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이는 2차 성징, '갈 데까지 가보자' 하는 도파민의 쾌락 추구! 나는 누구인가? 하는 자아정체성 탐구, 편도체의 활성화와 전두엽 미성숙 등의 뇌 발달 등이 뚜렷하게 진행중이었다.
이럴 때 이런 증상들이 아이 성장의 디딤돌이 되려면 부모의 역할과 현명함, 지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터.

이 책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정리가 되어서 좋았고,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기까지 했다. 십대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께 강력 추천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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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 2 - 전쟁과 혁명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2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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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하루하루가 곧바로 역사가 되는, 찰나의 순간들을 총천연색의 컬러풀한 기록으로 복원한 <선명한 세계사> 2권을 만나보았다.

1910s부터 1950s에 이르기까지 비참한 전쟁사는 물론 냉전시대 초강대국들의 마지막 거대 경쟁이라고 할 수 있는 '우주 경쟁' 까지 굵직굵직한 사건, 사고들을 담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 중 로버트 팰컨 스콧 대장의 테라노바호 원정대가 남극 탐험 중 빙하 내부에 형성된 동굴에서 찍은 사진을 통해 그들의 숭고한 탐험 정신을 느낄 수 있었고. 🌊

제1차 세계대전 때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낳은,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독감'과 전 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대공항의 잔해들이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5000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발생시킨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냉전시대를 알리는 진주만 공습과 나치의 붕괴,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수많은 나라에서 일어난 투쟁과 혁명, 그리고 한국전쟁까지..

피비린내 나는 사건들이 선명하게 그날의 아픔을 전해주는 듯 했는데-

바야흐로 우주 경쟁, 우주 전쟁이 도래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 우주 비행사의 사진 또한 깊은 감명을 남겼다.

이 책은 과거의 역사를 선명하게 들여다보는 게 중요한 이유, 반복되는 역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데,

변화의 흐름,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풀어나갈 지혜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전쟁과 빈곤, 이념 대립이 반복되고 있지 않은가.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도 관심을 가지고 선명한 세계사를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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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의 아름다움 - 미술로 보는 한국의 평온미
최광진 지음 / 현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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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삶이 분주하고 휴대폰 없이는 하루도 견디지 못할 것 같은 현대 사회에서 '평온'의 미학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선천적으로 직관이 발달한 한국인들은 과학적 이성보다 종교적 영성과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민족임을 일찍이 알아본 일본인 미학자이자 민예 운동가인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국미술을 '무기교의 기교'라고 명명하지 않았던가.

과장됨 없는 "친근한 아름다움", "정(情)의 아름다움", "조용히 안으로 안으로 파고드는 신비로운 마음"을 실제로 많은 조각과 회화에서 발견할 수 있어서 경탄스러웠다.

이 책에서는 고대 불교조각, 고려시대의 불교회화, 조선시대의 문인화,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평온미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비슷한 시기의 서양미술과의 비교 또한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세속적 집착에서 벗어난 정신적 희열, 법열의 미소를 조형적으로 잘 표현한 <반가사유상>,
평온한 열반의 경지를 완벽하게 담아낸 <석굴암 본존불>은 어떤 예술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예술의 극치를 경험하게 해주었고.

회화사적으로 동양의 르네상스라고 부를 만큼 뛰어난 <고려불화>의 예술성과 미학적 가치는 가히 독보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중동, 고요함 속에 움직임을 머금는 듯한 무심하면서도 평온한 미의식은 조선시대 문인화에서도 빛을 발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생각과 마음, 집착을 비우는 것이 진정한 휴식임을 깨닫게 했다.

"우리는 때로 아무런 분별과 판단 없이 그냥 존재할 필요가 있다. 그때 생기는 텅 빈 충만감이 바로 '평온의 미학'이고 '현존의 아름다움'이다. p.219

'신명', '해학', '소박', '평온'을 한국의 4대 미의식 중 '평온'이라는 한 가지 주제를 심도있게 풀어주어서 좋았던 책이라 다른 책들도 천천히 알아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던 시간..
긴 세월, 한국의 미학 연구에 혼신의 열정을 쏟아부으신 작가님께 존경의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고 창조하려면 한국의 미학이
필요한 것은 자명한 일..

내면의 '평온'을 추구한 한국인의 미의식이 어떤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되었는지 알아보고, 진정한 마음의 휴식을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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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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