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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작별
김화진 외 지음 / 책깃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제공]
📚 〈우연한 작별〉 | 이화진, 이꽃님, 이희영, 조우리, 최진영, 허진희
한국 현대문학을 차분히 되짚게 하는 여섯 작가의 소설 앤솔러지. 서로 다른 시선으로 ‘작별’을 마주한 단편들이 한 권에 담겨 있어 읽는 내내 결이 다른 감정들이 다채롭게 느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표제작 〈우연한 작별〉은 가장 깊은 몰입을 안겨주었어요. 여고 시절, 제가 마음에 품었던 선배의 이름 또한 연선이었기 때문이에요. 참하고 선해 보이는 이미지라, 선배가 하는 모든 행동이 좋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질투가 스며들던 기억이 있어요.
소설 속 화자 역시 연선을 비교의 대상으로 삼으며 유년 시절을 보내고, 10년 만에 재회하는데요. 시간의 간극 위로 쌓인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지점들, 그 미묘한 결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이야기 안으로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에버 어게인〉을 읽을 때는 최근에 읽었던 소설 〈옵서버〉가 떠올랐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몇 번이나 울컥하기도 했구요. VR 센터에서 4D 체험을 통해 고인을 만난다는 설정은 낯설지 않게 다가오네요. 충분히 상상 가능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가 겪고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 심리를 매우 섬세하게 포착해서 SF 소설 임에도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았어요. 바이러스와 공생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시기에 비대면 수업을 받았던 기억도 자연스레 떠올랐구요.
변이와 변종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상황 속에서, 가상의 아바타 ‘셀프’가 인간을 대신해 모든 것을 수행하는 미래를 상상해 봤어요. 이런 일들이 익숙해져 버리면 사람을 직접 만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테지요.
작별은 끝이라기보다 삶의 결이 바뀌는 지점에 가깝다고 책을 읽으며 느꼈어요. 여섯 단편을 만나면서 우연처럼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작별들을 다시 조우하게 됐고. 마음에 오래 남았던 작별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때의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드는 시간이었어요.
Thanks to @chaek_git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