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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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인간만이 언어를 지닌 존재라는 믿음은 2천 년 넘게 이어져 왔습니다. 동물의 울음과 행동은 그저 감정 표현일 뿐이라는 생각에서 다윈과 로렌츠 같은 학자들조차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던 셈이었지요.

이 오래된 오해를 박새 연구를 통해 뒤집은 인물이 바로 이 책의 저자, 스즈키 도시타카 교수입니다. 최재천 교수께서 “시기하고 질투하는 학자”라고 표현할 만큼, 그의 연구는 매우 독창적이었습니다.

저자는 메뚜기 채집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인공 새집을 만들고, 가루이자와의 숲에서 15년 동안 매년 6개월 이상 새들과 함께 지내며 연구를 이어왔습니다.

착시 실험과 ‘루어’를 응용한 실험을 통해 도달한 결론은 분명했어요. 인간의 언어와 박새의 언어 모두 ‘동물 언어’의 한 형태라는 사실. 박새에게는 고유한 단어와 문법, 더 나아가 제스처를 통한 의사표현까지 존재한다는 것두요.

특히 뱀이 나타났을 때 울리는 ‘츠르르르르’라는 소리를 듣고 새끼 박새들이 젖 먹던 힘을 다해 둥지 밖으로 날아올랐다던지, ‘삐ㅡ쯔삐ㆍ치지지지’라는 두 단어의 연결로 때까치 같은 천적을 쫓기 위해 동료를 모았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이 연구는 결국 ‘동물언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로 이어졌습니다. 쌍안경과 녹음기, 그리고 집요한 관찰만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경이롭게 느껴졌습니다. 어릴 적 흰 비둘기를 키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네요.

위트와 감동, 웃음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자연과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주는 의미 있는 과학책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의 QR코드로 신비로운 박새 소리를 꼭 확인해 보세요!

#나에게는새의말이들린다 #스트키도시타카 #오팬하우스 #모모 #이키다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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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매니악 1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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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과는 거리가 멀다고 믿어왔던 저를 단숨에 끌어당긴 한 권의 책. 바로 1000만 부 신화 <퇴마록> 이우혁 작가의 작품입니다.

속칭 피엠(PM)이라 불리는 테러집단, 파이로매니악은 복수의 대상만 처치하는 복수 귀신이자, 암살자입니다.

"우리나라 법이 정말 제대로 판단해 줍니까? 솜방망이 처벌에 가해자만 인권 챙기고 판사님은 아주 너그럽게 온갖 감형을 해 주시잖아요." p.58

사적 복수지만 그들의 폭발은 정의가 멈춘 곳에서 시작되었고,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 마저 느껴지니, 페이지가 절로 넘어갈 수밖에요.

화약이나 무기류는 극도로 제한받는 대한민국 땅에서 일어난 기묘한 군용 기술과 미친 병기, 드론을 이용한 다크히어로들의 파괴적 복수극.

이런게 테크노스릴러라는 거구나, 나 이런거 좋아하네?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피엠이 대외적으로는 대현방산기술연구단지 습격 때 죽은 사람들이었고, 그들을 추적하는 세력 또한 무시무시했는데요.

피엠의 마수에서 살아난 최초의 인물인 고인물 검사와 닥터 최의 활약으로 비밀을 파헤치고 배후를 알아낼 수 있을지, 뒤로 갈수록 더 궁금해지는 사건사고들 덕분에 흥미진진!

'전지적 독자 시점' 싱숑 작가가 강력히 추천하는 소설이라는 추천사와 영상화 확정 문구만으로도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국가가 우리를 테러리스트라 부른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들의 악몽이 되겠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론이 전쟁에서 많이 쓰였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었어요. 소설에서 처럼 자폭 드론, 공격형 드론, 방어 시스템을 구축한 드론들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도요.

리얼하고 정교하게 묘사된 내용들이 그냥 허구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울 뿐입니다. 2권이 기다려지네요!

여러분은 K방산 드론 기술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소설이지만 진짜 리얼했..)

@vantabook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소정의 고료를 지급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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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혜영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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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반가운 새로 알려진 제비. 이 소설에서 만큼은 희망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스물아홉, 병원 비정규직 사무원의 삶을 이어가던 리키에겐 가난과 열등감, 고독의 불안정한 일상이 전부였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회사 동료인 데루는 난자 제공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꺼냅니다.

생식의료 전문 클리닉 '플란테'를 찾은 리키는 담당자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되는데요. '서로게이트 마더' 즉, 대리모 출산을 해보지 않겠냐는 거에요.

대리모 계약을 '일과 거래'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몸과 감정을 분리함으로써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힘든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리키는 예상치 못한 내면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오로지 돈 때문에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의 아이를 낳는다는 것.. 아무런 연관도 없던 여성을 돈과 계약서로 착취하고 통제해도 되는건지, 윤리적인 관점에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지,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정말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습니다.

과연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 보는 시간이기도 했네요.

"제자리걸음이다. 역시 금액 문제가 아니었다. 1억 엔을 준다면 물론 할 것이다. 아니, 1,000만 엔이어도 한다. 500만 엔이어도 할 것이다. 그런데도 마음 한켠에 찝찝하게 눌러앉은 이 감정은 뭘까." p.174

자신이 선택했다고 믿어왔던 결정들이 사실은 얼마나 제한된 조건과 통제 속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자각하게 되는 리키. 그녀의 마지막 선택이 그런 의문들을 완전히 해소해 주지는 않아서 여운이 더 오래 남는 것 같아요.

난임과 임신, 출산 모두를 겪은 저의 관점에서 이 소설은 불편하지만 많은 진실들을 마주하게 했어요. 많은 선택지 속에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영상화해도 되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작품이라고 하는군요. 궁금해지네요🤔

"어떤 아이가 태어나든 누구의 아이든 책임지고 받아들여야 한다고요." p.347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 및 원고료를 지급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제비는돌아오지않는다 #기리노나쓰오 #장편소설 #해피북스투유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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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죽이기 -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들을 내 인생에서 확실하게 쫓아내는 법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김세나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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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 사람이야”라며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잘되면 자기 덕분, 잘못되면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타인을 조종하려 드는 태도를 우리는 나르시시즘적 성향이라 부릅니다. 흔히 자기애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면에는 내면의 두려움과 불안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가 자리하고 있죠.

마음의 상처와 무가치함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보호 장치로 작동하지만, 창의력과 화술, 비전 등 매력적인 요소를 함께 지니는 경우가 많아 겉으로는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책은 사회 곳곳에 만연한 나르시시즘이 인간관계에 어떤 균열을 만들어내는지 짚고, 나르시시트적 사람들에게 휘말리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전략을 제시합니다. 그들이 행사해온 영향력을 끝내고, 무너졌던 ‘나’를 회복하며 살아남는 법에 대해 알려주지요.

유년기에 충족되지 못한 욕구의 발현이라는 점에서는 안타까움도 느껴졌어요. 있는 그대로 인지되거나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얼마나 버거울까요.

그러나 수치심과 상처로 쌓은 성벽 뒤에서 주변 사람들까지 고통받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하면 파괴 충동을 일으키고, 상대를 깎아내림으로써 불안정한 자아상을 유지하려는 심리이기 때문이에요.

이 책이 강조하는 해결의 초점은 그들이 아니라 ‘나’에게 있습니다. 관계 속에서 분명한 경계를 세우고, 평가절하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죠!

특히 나르시시즘적인 상사나 동료에게 맞서는 가장 강력한 방어 수단은 자기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존중과 공감, 연민의 능력이 높을수록 오히려 더 단단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그 실체가 상처받기 쉬운 겁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순간 관계를 다시 바라볼 시야가 생길 것 같아요. 그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관계의 주도권만큼은 우리가 가져올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많고 적고의 차이일 뿐, 누구에게나 나르시시즘적인 부분은 있다고 하니 제대로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나르시시즘적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감정 소모를 줄이고 싶을 때, 반복되는 인간관계의 피로가 내 문제인지 헷갈리거나 더 이상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 싶으신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출판사로부터 원고료와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르시시스트죽이기 #서교책방 #배르벨바르데츠키 #나르시시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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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에 관하여 -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판사 프랭크 카프리오 이야기
프랭크 카프리오 지음, 이혜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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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에 관하여>는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40여 년간 재직하는 동안 엄벌보단 이해와 존중, 연민을 선택해온 프랭크 카프리오 판사가 죽기 전 남긴 유일한 기록이에요.

“사회를 평가하는 진정한 척도는 가장 약한 자들을 어떻게 대우하는가이다.” — 마하트마 간디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유년 시절,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며 마주한 법정에서의 기억은 그를 교사로, 변호사로, 그리고 판사로 이끌었습니다. 그의 판단을 관통하는 믿음은 단순했어요. 사소한 친절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교통·주정차 위반처럼 사소해 보이는 사건 앞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모, 응급 상황에 처한 참전용사를 도우려 했던 시민, 출소 후 다시 살아가려는 사람에게 동일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 과연 정의인가.. 하고 끊임없이 질문했습니다.

의지를 꺾는 엄중한 처벌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악화시킨다고 판단했고 법으로 판단하기 전에 먼저 사람과 그가 처한 삶을 바라보려고 애썼어요.

“판사로서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라 피고인과 그들의 삶이었다.”(p.111)

정의와 도덕을 거창한 개념이 아니라 일상의 태도와 선택의 문제로 되묻게 하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읽는 내내 따뜻했고, 뭉클했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선량한 사람들이 궁핍을 피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던 아버지의 결심이 저자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나침반이 되었던 사실이 특히 기억에 남네요.

자신이 받은 친절과 호의에 대한 보답은,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돕는 것임을 삶으로 증명한 분의 고귀한 증언록과도 같은 책, 법과 정의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포레스트북스 #이키다서평단 @forest.kr_ @ekida_library
[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지원받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연민에관하여 #프랭크카프리오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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