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이란 무엇인가 - 데카르트, 칸트, 하이데거, 가다머로 이어진 편견에 관한 철학 논쟁을 다시 시작한다
애덤 아다토 샌델 지음, 이재석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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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편견이란 무엇인가 [애덤 샌델, 김선욱 감수, 이재석 저 / 이재석 역 / 와이즈베리]

 

이 책의 제목과 저자 애덤 샌델의 이름이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그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강의 중 하나로 손꼽힌다는 마이클 샌델의 수업인 정의를 바탕으로 쓴 책으로, 2010년에 출간 된 후 37개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였지만 나는 작년 2014년 와이즈베리에서 출간되었던 책<정의란 무엇인가>로 처음 만났다. 

 

마이클 샌델은 우리나라 연세대학교 노천 극장에서 공개 강연을 했을 때 1만 5천 명의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그들은 늦은 시각까지 열띤 토론을 했다고 해서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흥미로웠고, 인간들 모두에게 평등한 자유가 존중되는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서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어 참 유익하고 의미있었기에 기억에 남았다. 이렇게 깊은 인상을 받은 마이클 샌델의 아들이 이번에는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다니 기대가 컸던 것이다. 이것도 아버지 마이클 샌델에 의해 생긴 편견이라면 편견일까? ^^;;

 

사람들은 살면서 기존에 자신이 경험을 하였거나 보았거나 들었던 일에는 자연스럽게 고정관념 혹은 편견을 가지기 마련이다. 편견은 색안경을 끼고 선판단, 미리 예상하고는 공정하지 못하게 한쪽으로 치우치는 생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런 성향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이와 다른 사상을 가진 많은 철학가나 사상가들은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라고 이야기하며 편견은 창조적이고 명료한 사고를 방해한다며 편견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편견을 깨부수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 책의 저자 애덤 샌델은 편견을 명료한 사고에 대한 불행한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명료한 사고의 필수적 측면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편견에 반대하는 주장과 정황적 이해의 옹호, 정황적 행위, 역사 연구에서 편견의 역할, 도덕 판단에서 편견의 역할, 편견과 수사로 크게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들이 무심코 판단하는 편견이라는 것에 의심을 품은 것은 17세기 자연철학과 계몽주의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애덤 샌델이 아리스토텔레스, 키케로, 칸트, 헤겔, 데카르트, 한나 아렌트, 베이컨 등 역사적으로 위대한 철학자들이 지닌 편견에 대한 사상을 비교 분석하며 매우 광범위하고 폭넓게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편견에 대해 다루는데 참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책 <편견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무엇보다 가장 공감하며 끄덕끄덕하게 된 것은 편견이라는 것은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고 또한 편견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그런 생각조차 우리의 잘못된 사고방식에서 나온 편견이라는 것이었다. 되려 편견은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고 현명하게 판단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선입견 혹은 편견이 생기거나 상대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해서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것조차 삶과 경험에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야겠다.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상과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로 조금은 어려운 느낌이 있었지만 철학자들의 서로 다른 개념과 사상들을 보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었으며 근본적으로 편견이라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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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세상을 유혹하다
윤성원 지음 / 시그마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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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보석, 세상을 유혹하다 [윤성원 저 / 시그마북스]

 

보석은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최고의 매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그 매력에 유혹되는 여성들이 많은데 그래서인지 많은 남자들은 예나지금이나 시대가 지나도 변함없이 여성에게 사랑을 표현할 때 보석을 선물하는 것 같다. 귀걸이, 목걸이, 팔찌, 브로치 등 주얼리의 핵심은 보석인데 그것을 통해 당시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다. 이 책이 바로 크고 작은 역사와 인물들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온 아름다운 주얼리에 대해 재미있고 흥미롭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여기서 소개되는 보석들은 종교의 상징과 엄격한 계급사회를 반영한 중세 시대의 주얼리에서부터 시작해 본격적인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생긴 르네상스 시대의 주얼리 이야기 등 주얼리와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 참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인 <위대한 개츠비>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새끼 손가락에 끼워진 블랙 오닉스 반지에 대한 이야기, 아름다움에 집착이 심했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진주 사랑, 18세기 로코코 양식의 필수품이라고 하는 지랑돌 귀고리, 사진이나 유품을 담는 여닫는 형태로 된 작은 장식 케이스로 펜던트로 쓰여 심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비밀을 간직하려했던 로켓, 옥에 집착했던 서태후 이야기, 영화 <색계>에서 양조위가 탕웨이에게 선물하는 핑크 다이아몬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화려한 주얼리 컬렉션 등 많은 보석이야기를 담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참 많았는데 그 중에 결혼할 때 예물로 많이 사용되는 다이아몬드에 대해 이야기하면 17세기 인도에서 다이아몬드가 대량 생산되면서 프랑스 루이 14세부터 다량의 다이아몬드가 정기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루이 14세는 다이아몬드와 다양한 유색보석으로 된 호사스러운 주얼리를 착용하면서 주얼리의 황금기를 이끌었고 이후 보석은 전 유럽에서 왕가와 귀족층에서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세기 윌리엄 모리스가 주도한 미술 공예 운동이 일어나던 당시 1866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대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면서 다이아몬드가 풍부해졌고 그렇게 미국을 중심으로 다이아몬드 약혼반지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거래되기도 하는 명화와 마찬가지로 보석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인정받고 많은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시키는 엄청난 보석들이 있다. 보석 자체의 가치와 그 보석이 어떤 역사를 지녔는지, 누구의 손을 거쳤는가에 따라 그 금액은 천차만별이다. 예전부터 부의 상징, 사회적 신분, 과시욕, 영향력, 존재감 등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고, 남녀간의 영원한 사랑을 담기도 했던 아름다운 주얼리 사진들을 보면서 보석과 주얼리와 관련된 세계사 이야기, 영화 속의 보석 이야기, 사랑 이야기, 세상을 바꾼 주얼리 디자이너, 스몰 럭셔리와 같이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보석과 주얼리를 만날 수 있었다. 진주, 비취,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화려하고 아름다운 세계의 보석과 주얼리들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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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나침반은 사람을 향한다 - 공병호, 불변의 리더십 키루스를 만나다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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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더의 나침반은 사람을 향한다 [공병호 저 / 해냄출판사 ]

 

이 책은 저자 공병호의 책이라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공병호의 고전강독과 몇 권의 책을 통해 저자 공병호를 만났었고 참 술술 읽히며 공감할 수 있는 글에 매력을 느꼈기에 기대하게 되었던 책이다. 이번에는 우리를 살아가기 힘들게 만드는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의 해답을 서양 고전 중 리더십을 체계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인 <키로파에디아>에서 리더십의 본질과 리더의 역할을 들여다보고 고전을 통해 해답을 찾고 길을 찾는다.

 

<키로파에디아>의 저자 크세노폰은 좋은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이상적인 리더로 키루스를 꼽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공병호는 21세기 한국 사회에 맞게 <키로파에디아>를 재해석해서 키루스 대왕으로부터 배우는 리더십의 지혜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기 전에 키루스 대왕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간단히 말하자면 키루스 대왕은 키루스 2세로 메디아, 리디아, 신바빌로니아, 박트리아 등을 정복하며 페르시아 제국의 영토를 확장했던 위대한 왕이다.

 

키루스는 태어나기 전부터 외할아버지인 메디아의 왕 아스티아게스에게 두려움을 주었던 존재였다. 그래서 아스티아게스는 키루스가 태어나자마자 죽이라고 명령을 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 운좋게 살아남고 10세 무렵 뛰어난 자질로 어머니와 아버지와 재회하게 된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을 만났던 키루스의 아버지 캄비세스는 아들에게 페르시아가 제공하는 훌륭한 교육과 다양한 교훈을 주었고 그렇게 키루스는 훌륭한 후계자로 성장한다. 이윽고 왕위를 물려받은 키루스는 외할아버지의 메디아를 정복하고 페르시아의 왕이자 메디아의 왕이 된다. 그리고 리디아를 멸망시키고 엘람을 복속시키고 신바빌로니아까지 정복한다. 그리고 키루스의 죽음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저자 공병호는 키루스가 마사게타이족을 무찔렀지만 아들을 자살하게 만든데에 분노한 토미리스 여왕과의 전쟁에서 페르시아군은 크게 패하고 이 전쟁에서 키루스는 목숨을 잃는다는 이야기에 무게를 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서양에서 최초의 역사가이자 이야기꾼으로 통하는 헤로도토스는 <역사>에서 키루스를 자애로움과 관대함이란 면에서 후계자들과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인물이었다고 평가한다. "페르시아인들이 말하기를 다리우스는 상인이고 캄비세스는 장인인 반면 키루스는 아버지라고 한다. 왜냐하면 다리우스는 늘 어떤 결과나 이익을 중시 여겼고 캄비세스는 거칠고 가혹했지만 키루스는 자상하게 배려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키루스 대왕에게서 훌륭한 지도자의 모습을 찾아 이야기하는데, 키루스의 리더십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리더를 기쁘게 하거나 리더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두 가지 요소로 압축할 수 있다고 한다. 키루스의 리더십을 통해서 어떻게 거대한 조직을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 사람을 움직이는 비결은 무엇일지와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키루스 대왕을 통해 리더의 기본 자질과 유년시절 받았던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2장에서는 함께 웃고 함께 싸우며 동기 부여와 경쟁을 유도하고 감동시키는 리더의 역할, 그리고 3장에서는 현명하고 뛰어난 통찰력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리더, 마지막 4장에서는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지혜로운 리더를 이야기한다. 이 책이 다루는 <키로파에디아>라는 책은 2,500여 년 동안 전 세계 리더들의 필독서라고 할 정도로 서양 최고의 리더십 교과서라고 하는데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책이다. 직접 보았으면 다소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보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었기 때문에 술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총 43가지 이야기를 접하면서 키루스 대왕이라는 인물에 푹 빠져서 읽었다. 또한 세계사의 중요한 한 부분을 만나는 재미와 그것을 통해 리더십을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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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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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 [나카노 교코 저 / 북스코프]

 

명화를 보면 당시의 문화는 물론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명화를 또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것은 보통 명화를 통해 여성의 패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는 많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여성의 패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왠지 식상한 느낌이 들어 남성을 대상으로 남자의 패션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래서 명화를 보면서 당시 남성의 패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총 30개의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예부터 의상은 입는 사람의 지위와 재산, 권력의 정도를 드러내는 장치인데, 의상은 지금도 저가에서부터 고가까지 천차만별로 다양한 디자인과 시대에 따라 유행도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귀족과 부자들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입었던 옷들이 또 하나의 문화가 될 정도로 유행에 더욱 민감했다. 그리고 요즘은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따라 의상을 선택할 자유와 선택지도 많지만 과거에는 패션으로 계급이 나뉘는 시대였기에 화려한 패션을 입어야만 했다고 한다.

 

여기서 만나는 서른 개의 작품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을 통해 위대해 보이는, 화려한 군복을 입은 나폴레옹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피에트로 안토니오 로렌초니의 작품 <대례복 차림의 모차르트>를 통해 여섯 살의 어린 모차르트와 얀 토마스의 <연극 '갈라테이아'에서 강의 신 아키스로 분장한 레오폴트 1세>를 통해 우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신성 로마제국 황제 레오폴트 1세를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위대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통해 그들을 만나고 당시의 패션 문화를 접할 수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예전에는 펑퍼짐하고 화려한 바지를 입은 왕족들도 많았고, 지금 보면 전혀 멋있지 않은데 당시에는 거의 2세기 동안 계급과 성별, 연령을 막론하고 크게 유행했다는 도마뱀같이 목에 주름이 가득한 둥근 러프를 한 귀족들의 모습, 아카데믹 드레스로 불리는 질질 끌리는 가운을 입은 남성의 모습을 보고 크게 유행했던 귀족 남성의 실내복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일본의 기모노와 인도 사라사가 서양에서 유행했던 사실까지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만난 여러 인물들의 패션 중에 현재 남자들이 입는 깔끔한 댄디 스타일 정장의 교본이라 할 수 있는 로베르 드 몽테스키외 백작의 패션이 가장 멋스러웠다.

 

대부분 명화를 보면 여성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고 여성들의 옷과 장식들이 더욱 화려해서 눈이 가기 마련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이렇게 남성의 패션을 통해 명화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도 참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다. 작품에 나오는 네 명의 남자들 모두 황제 수염을 하고는 죄수복이라고 느껴지기도 하는 가로 줄무늬의 옷을 입고 풋볼을 하는 작품을 보고는 어찌나 웃었던지. 그런데 가로 줄무늬는 죄수나 정신질환자용 의상으로 사용되지만 한편으로는 선원들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했는데 점차 생활이 윤택해지고 바닷가로 놀러가는 습관이 서민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가로 줄무늬가 운동복으로 애용되기 시작했고 계급 차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남성이 주인공인 그림을 감상하면서 당시의 분위기와 문화의 흐름까지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어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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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골드
앤 마리 오코너 지음, 조한나.이수진 옮김 / 영림카디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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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먼 인 골드 [앤 마리 오코너 저 / 조한나, 이수진 역 / 영림카디널]

 

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현재 상영중인 영화 "우먼 인 골드"의 원작이다. 이야기는 히틀러의 나치 체제를 피해 달아났던 존경받는 비엔나 출신작곡가의 손자인 변호사 랜돌 쇤베르크가 전쟁때 빼앗긴 그림 한 점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그림을 되찾기 위한 싸움을 그린 실화이다. 쇤베르크가 되찾으려는 그림은 백 년 전, 예술계의 이단아였던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반짝이는 황금빛 걸작으로 당시 비엔나 상류사회의 최고 미인,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화였다. '레이디 인 골드'라 불렸던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인들은 이 그림을 자신들의 모나리자로 여길 정도로, 최고의 초상화 중 하나로 여기고 있는 작품이니만큼 오스트리아 정부는 쇤베르크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상황이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화제의 작품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이야기와 작품의 모델이었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이야기을 보여주는데, 무엇보다 관심이 컸던 클림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는 1862년 오스트리아 빈 근교의 바움가르텐에서 이 도시의 거대한 이민자 하층계급인 기독교 가족의 일곱 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당시 비엔나는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모인 국제도시이자 부유한 제국의 중심지였고 귀족과 왕실 사람들의 놀이터이면서 동시에 가난하고 절박한 피난민들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빈부격차가 큰 비엔나에서 클림트의 어린 시절은 너무나 가난하고 우울했다. 심한 우울증과 불안 증세로 힘들어하던 어머니는 다섯 살인 여동생 안나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무너져버렸고, 누나 클라라는 종교적 광기의 습격을 받았다. 어린 시절 구스타프는 동생 에른스트와 아버지가 금을 가지고 일하는 것을 도왔는데 열네 살에 비엔나에 새로 생긴 응용미술학교에 들어가면서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오스트리아의 화가로 승승장구하던 클림트 형제는 굉장한 매력을 지녔다. 점잖은 말씨와 예술가의 안목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다부진 몸까지 가져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엄격한 계급사회였던 비엔나에서 그들의 미심쩍은 혈통까지 가릴 정도로 클림트 형제의 재능은 대단했는데.. 누나 한 명과 여동생 둘을 부양해야 하는 구스타프와 에른스트는 많은 일을 의뢰받으면서 명성을 얻게 되고 스물여섯 살에 황제에게 왕관 모양이 달린 황금십자훈장을 받기까지 한다. 예술이 권력이었던 비엔나에서 클림트 형제는 젊은 신들이었다. 이런 명성을 등에 업고 에른스트는 사랑하는 헬레나 플뢰게의 아버지에게 결혼 승락을 받고 결혼하지만 2년 뒤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그해 말 에른스트가 아내와 어린 딸 헬레네를 남겨두고 심막염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리하여 구스타프 클림트는 어머니와 세 명의 누이들, 남동생의 처와 조카까지 모두 보살피기로 약속하는데..

 

아델레는 부유한 유대인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지적 호기심이 많았고, 항상 무언가를 이루고자하는 야망이 있었다. 하지만 사교계를 드나들며 따분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녀는 18세의 어린 나이에 체코 태생인 부호 페르디난트 블로흐와 결혼한다. 아델레와 클림트를 연결한 인물은 남편인 페르디난트였다. 남편 페르디난트는 클림트의 후원자로 나서며 아델레를 위해 클림트에게 자신의 아내를 모델로 작품을 부탁한 것인데, 당시 클림트는 가장 인기 있는 화가였기에 구스타프 클림트의 초상화는 작은 선물이 아니었다. 남편들의 부와 지위를 세상에 자랑하는 일과 같았다. 그렇게 나온 걸작이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이다. 이 외에도 아델레가 모델인 작품들이 많은데 그 시대는 결혼한 여성이 아이가 없다는 것은 재앙이었던 시절이라 아델레는 몇 번의 유산과 사산으로 아이를 못낳을지도 몰라 여성성에 상처를 입었지만 클림트와 함께 하는 시간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한다. 아델레는 워낙 바람둥이였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뮤즈이자 그 이상의 관계였을지도 모른다는 많은 소문이 떠돌았다.

 

레이디 인 골드의 모델인 아델레의 비밀이 밝혀지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던 이유는 나치들이 아델레의 유산과 삶의 흔적들을 교묘하게 지웠기 때문이다. 히틀러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아델레와 블로흐 바우어 집안을 처절하게 배신하였는데.. 자식이 없었던 아델레와 페르디난트는 나치를 피해 스위스로 피신하여 자식같이 여겼던 조카 마리아와 루이즈에게 재산을 상속하였지만 나치와 오스트리아 정부는 사업체와 저택, 미술품 등을 강탈하였고, 이 때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도 나치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마리아는 나치가 유대인에게 뺏은 예술품들을 오스트리아 정부가 불법으로 취득하고 이익을 챙긴 기사를 접하고 숙모 아델레의 초상화를 소유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박물관과 기나긴 싸움을 해 결국 숙모와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유산을 되찾는다.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라 불리는 이 작품은 비엔나의 것일까? 아니면 모욕을 당한 채 추방된 예술가 클림트의 것일까? 클림트의 작품은 어마어마한 가격에 거래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도 황금색으로 관능적이면서 모호한 분위기를 풍기는 클림트의 그림에 빠져 휴대폰 배경화면도 클림트의 작품일 때가 많다. 하지만 정작 클림트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클림트라는 인물은 물론, 당시 비엔나의 모습과 히틀러와 나치에 의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했던 유대인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는 다루지 못했고, 영화로는 느끼지 못할 감흥을 느낄 수 있는 가독성 높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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