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불로소득 - 퇴직 전 30억 만들기 프로젝트
홍주하 지음 / 라온북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동산 계약 시 받았던 보증보험증서는 내 돈을 완전히 지켜주지 못한다. 내 돈을 지킬 수 있어야 내 돈을 불릴 기회도 가질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좋은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은 일반인이 부자가 되는 몇 안 되는 방법이다.


이 책의 부제는 퇴직 전 30억 만들기 프로젝트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먼저 하루에 만 원씩 저금을 한다. 한 달이면 30만 원, 1년이면 3백60만 원, 이렇게 50년이면 1억 8천만 원이다. 그런데 연 수익률이 10%인 ETF에 가입한다면 세금 15.4%를 떼더라고 무려 44억 6천만 원 이상이 된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간단한 계산만으로도 평균 30년을 근무한다고 했을 때 조금만 더 저축해도 30억 만들기 프로젝트 가능하지 않은가?


C 씨는 매달 월급에서 200만 원을 떼어 미국 SCHD ETF 배당주를 15년간 사 왔다. 총자산 8억 6천, 연 배당소득이 3천만 원을 넘었다. 배당소득으로 기본적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되자 C 씨는 최근 퇴사했다. 퇴직 후 추가납입 없이도 자산과 배당소득은 매년 늘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안정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분들은 10%의 부자가 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직장인임과 동시에 투자자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월급만 아끼고 저축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직장 일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많은 공부를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꾸준한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


나는 한 달에 200만 원씩은 너무 큰 액수라서 금액을 낮추거나 기간을 늘리거나 또는 이 책에 나와 있는 다른 다양한 방법을 고민한다면 30억까지는 못 만들더라도 5억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꿈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주주가 되거나 ETF에 투자하는 것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신생아 부모님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S&P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25년간 매달 50만 원씩 사서 모으면 25년 후 세금을 빼고 17억 7천5백만 원 이상을 수령하게 된다. 메이플 자이 25평 분양가는 17억 4천만 원 정도이니 당첨만 되면 25세의 젊은 나이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게 된다. 내 자녀에게 할머니 할아버지 백이 없어도 무언가 물려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나는 아이를 위해 교육보험을 들었다. 만기가 돼서 받아보니 원금에 이자 조금 붙은 게 다였다. 이러려고 해지도 안 하고 열심히 냈다니... 정말 허탈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가 다쳤을 경우 보장을 해준 것이니 좋게 생각하고 잊어버렸다. 내가 이 책을 그때 읽었다면 교육보험이 아니라 투자를 꾸준히 해서 돈이 일하게 했을 것 같다. 그래서 아이에게 월세가 아닌 전세 보증금 정도는 마련해 줬을지도?


이 책에서 처음 배운 단어는 패시브 인컴이다. 액티브가 아닌 수동적 수입? 노동을 직접 하지 않아도 수입을 얻기 때문에 패시브 인컴이라고 한다. 부동산 임대나 배당금, 온라인 콘텐츠 등이 있다. 한국말로는 불로소득이다. 그런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데 저절로 돈이 들어온다는 말은 아니다. 불로소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로또 복권도 일단 복권을 사는데 돈을 투자해야 하는 것처럼. 저자는 시작도 하기 전에 스스로 한계를 긋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풍요로운 노후를 맞이하자고 한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지 떨어질지는 전문가도 맞출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물가는 계속 오를 것인가 내려갈 것인가?라고 질문한다면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천 원으로 짜장면을 사 먹을 수 있는 시절은 오지 않는다. 고물가 시대가 되자 가격을 한 번에 많이 올릴 수 없어서 내용물의 양을 줄인다. 원재료 값이 계속 올라가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고물가 시대를 월급만으로 살 수 없기에 이 책을 통해 다양하게 알아보고 준비해야 한다.


신혼부부 내 집 마련 최적 루트에서는 결혼 후 첫 내 집 마련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나온다. 신혼부부 특공을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반드시 이 기회를 활용하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어느 아파트 건 입지가 가장 중요하기에 기본적인 입지분석을 해야 한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막막한 신혼부부를 위한 체크리스트도 확인해 보자.


나는 최근 아이를 낳지 않아 폐교하는 학교가 늘었다고 들었는데, 부촌에서는 아이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그래서 유치원은 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가정들이 많은 지역에는 아이들이 늘 많다는 것이다. 아들에게 결혼해서 아이를 편하게 키우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기교육을 시켜야겠다.


신규 분양은 지금 당장 분양가의 10%만 있어도 새 집을 구입할 수 있고 재건축에 비해 빠른 시기에 입주가 가능하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미리 가상 청약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단순한 실수로 원하지 않는 평형에 당첨되거나 자격 요건을 잘못 확인하여 부적격 처리가 되거나 청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청약홈에서 미리 연습해 보아야 한다. 청약홈에 있는 청약 캘린더와 청약 알림 서비스로 관심 지역을 설정해 놓으면 청약 일자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연금저축과 IRP가 뭐가 다른지 늘 궁금했었는데 연금저축은 소득이 없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다. 그리고 연 600만 원까지만 세액공제가 된다. 중도 인출도 가능하다. 연금저축 600만 원, IRP 300만 원, ISA 연금전환 금액 300만 원이면 총 1,2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된다. 16.5% 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연 198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직장인에게 제2의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정산 혜택도 누리고 든든한 노후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 당연히 처음 들어봤다. 집값이 상승하는 시기에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2배의 수익을 취득할 수 있고,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또한 오피스텔에 대한 내용 중 세금 공부가 부족하면 월세를 받으려다가 양도소득세 등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거용과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두 가지 경우를 잘 알고 투자할 것. 알아두면 유용한 부동산 플랫폼, 현장답사 체크리스트는 덤이다.


주식 투자에 성공한 사람은 무엇이 다른지, 미국 주식 투자 참고 사이트 리스트도 도움이 되겠지만, 가계 대차대조표 작성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가장 먼저 해 보고 싶다. 혼자서 가계부 쓰기가 힘들면 가계부 챌린지를 검색해서 도전해 볼 것도 권한다. 돈을 일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예산을 세우고 그 범위 내에서 소비를 하는 것에도 도전해 보자.


예산 범위 내에서 쓰는 습관을 들이면 종잣돈을 빨리 모을 수 있고, 투자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습관은 여러분을 경제적 자유로 이끌어 줄 것이다. (p.267)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김현민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인은 파리 한 마리마저 불쌍히 여길 줄 아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엄마, 엄마, 내가 파리를 잡을라 항께 파리가 잘못했다고 자꾸 빌고 있다며. 


우리도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 어떤 순간이 소중하지 않겠는가. 그 어떤 순간에서라도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겠는가.


나는 누구나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인들이 대부분 그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명문대를 나왔어도 취업을 못하는 사람도 있고, 취업은 했어도 결혼을 못 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서른이 넘어도 부모에게 의존해서 사는 캥거루 족도 점점 증가 추세다. 20대는 80%가 캥거루 족인데 30대도 머지않아 70%를 넘을 것 같다. 학벌이 있어도 인생이 술술 풀리지 않을 수도 있고, 결혼을 못 할 수도 있어 불안하다. 


이 책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며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과, 이미 결혼을 위해 안 해 본 것이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결혼정보 회사와 연애 예능까지 출연한 적이 있는 저자의 연애 실패담과 철학적인 통찰은 앞으로의 방황의 시간을 줄여주지 않을까? 


저자는 묻는다. <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아마 차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이 질문을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많이 해봤다. 네가 나를 사랑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그에 대한 정답은 나도 찾을 수 없었다. 저자 역시 20년 이상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고, 지금까지도 고민하며 찾고 있다. 


과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책장을 덮으며 나는 '다 괜찮다'로 적어 넣었다. 정답은 모르겠지만 틀린 답이라도 한 번 적어보고 싶었다. 네가 나를 사랑해 주면 좋겠지만, 우리 둘 다 서로를 사랑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다. 너만 나를 사랑해도 괜찮다. 나만 너를 사랑해도 괜찮다. 어떤 사랑이었든 그 경험은 다 소중한 내 인생의 한 조각으로 남을 테니.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기보다 오히려 내가 먼저 기대려고 했다. 내가 약해서 상대방이 먼저 표현하기 전에는 무엇 하나 먼저 표현하지 못했다는 저자의 말을 들으며 결국 사랑이란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해서 내 안에 사랑이 넘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너무나 공감했던 부분은 대학만 가면 그동안 공부했던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라는 대로 했는데 "뭐가 잘못된 것인가?"라고 자문하는 내용이었다. 대학에서도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내가 원하는 수업을 골라야 하고, 동아리도 내가 정해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졸업을 하면 취직, 결혼, 육아라는 다음 과제가 주어진다. 저자는 아직 솔로다. 그래서 결혼과 육아라는 다음 코스로 갈 수 없어 노력하고 고민한 과정을 이 책에서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카톡 답장을 몇 시간 만에 보내면서 무엇 때문에 연락을 받지 못했다거나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연락을 점점 피하고 어렴풋이 알아차릴 수 있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보내면 헤어짐을 암시한다고 한다. 구직자들은 회사가 구직자들을 평가하는 것만큼 엄격하게 회사를 평가하지 않는다. 이런 기업과 구직자의 관계를 연예에 비유해서 설명해 주니 남녀의 입장 차이가 쉽게 이해된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왜 부모님은, 선생님들은, 그리고 세상은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하는 공부를 하라고 했을까? 왜 끊임없이 사회가 정한 틀과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살아야 할까?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답들을 제시한다. 


그러나 내가 내린 결론은 취업 전에 독서를 해야 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취업을 하고서도 작가님처럼 늘 책을 놓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공부를 했어야 했다. 사회와 남이 정한 틀이 아닌 내가 정한 틀 속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 했다. 이런 후회만 가득한 지난날이지만 나도 작가님 말처럼 살아낼 것이다.


나는 계속 살아낼 것이다. 삶이 던지는 질문들에 계속 답할 것이다. 그러니 너도 살아내길 바라. 삶이 던지는 질문들에 응답하길. (p.294)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네가 그 사람들을 증오하는 건, 네 증오를 모두 고스란히 돌려받으려는 거야. 네가 품은 증오여도 그 증오는 더 이상 네 것이 아니니까. 아주 조금이라도 바뀌려면 시간이 흘러야 해.


우리 엄마도 일제강점기를 살았다. 어린 시절 이름이 '요시코'였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일본 사람들을 오랫동안 싫어했고, 당연히 증오해야 한다고 배웠다. 또한 북한 사람은 피부가 빨개서 빨갱이라고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일본 사람과 빨갱이는 이유도 모르고 어린 나의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유관순 언니의 대한독립 만세와 이승복 어린이의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는 그냥 자연스럽게 미워해야 할 대상자들을 정해 주었다. 교실 칠판 위에 양쪽으로 붙어 있던 태극기와 대통령 사진이 사라지자 매우 낯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증오가 왜 나의 증오가 아닌 줄 이제는 안다. 엄마의 증오와 경험이 그저 나에게 자연스럽게 전해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증오라는 불길에서 벗어날 수 있으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에서 인숙은 시어머니 후란에게 받았던 고통을 며느리인 제니에게 대물림하지 않는다. 시어머니인 인숙이 며느리인 제니를 딸처럼 대하며 아들보다 더 잘 챙겨 먹이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한 건 나에게 진정한 해방의 감정이 느껴져서가 아니었을까? 미움과 증오는 구속이니 말이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이란 이렇게 고정관념으로부터 세대를 거치며 해방되어 가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주인공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강아지 토토의 시점으로도 이야기하는 부분과 인숙의 시어머니 후란의 사후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갑자기 화자의 말투가 바뀐다고 나처럼 당황하지 말고 누가 말하는 중인지 생각하며 읽길 바란다. 


나는 굳이 4장이나 연도 별로 나누어 이 책을 읽기보다는 누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읽는 게 이해가 더 잘 될 것 같다. 이 책은 인숙의 아버지 요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대전 교도소의 교도관도 이야기한다. 아무 죄도 없이 그저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뛰었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오해 받아 총살당한 요한 이야기가 황당했다. 사람의 목숨이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니...


이런 한국이 싫어서 였을까? 인숙과 결혼한 성호는 미국으로 자유를 찾아 떠난다. 그리고 임신한 인숙과 시어머니 후란도 뒤따라 간다. 나는 모두가 아픔을 공유하기에 이 책에서 주인공을 찾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손꼽으라면 인숙을 주인공이라고 하고 싶다. 


인숙은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비원'이라는 한국식 중식당에서 일했지만 화재로 슈퍼마켓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때 알게 된 로버트와 강아지 토토 이야기가 나온다. 헨리의 엄마 인숙이 나이가 들어 죽은 강아지 토토에게 우리 아들을 사랑해 줘서 고맙다고 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하는 부분에서 나도 우리 집 강아지에게 나보다 우리 아들을 더 많이 사랑해 줘서 고맙다고 같은 마음을 전했다. 


인숙은 시어머니와의 방 문제로 남편 성호와 다투다 유산을 한다. 그리고 시어머니 후란이 죽자, 인숙은 후란과 성호와 보냈던 시간이 그저 악몽에 불과했던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회상한다. 


어쩌면 시월드에 시달리는 이 땅의 모든 며느리들이 그렇지 않을까? 우리나라 며느리들에게만 화병이라는 게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리고 그 화병은 인숙이 그랬듯 더이상 대물림 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해방자들이니까. 적어도 내가 당했던 것을 되물림(X) 대물림(O) 하는 일은 없는. 


1945년 마이즈루 항구, 우키시마호 이야기. 로버트의 어머니는 18세에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 이름인 고일을 자기 이름으로 삼았다. 한국인 강제 노역의 증거인 우키시마호는 한국인 노동자들을 1만 명 이상 태우고 폭발해서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았다. 


몇몇의 사람들이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때 건물 주인이 무너지기 전에 도망가는 걸 봤다고 한다. 그런데 백화점에서 일하고 있던 며느리한테는 알려주지도 않고 건물을 버리고 도망갔다. 그 며느리가 살아남았어도 과연 다시 그 집과 얽히고 싶었을까. 


2000년이 되었다. 시어머니 후란은 4년 전에 죽었고, 인숙은 임신한 헨리의 여자친구 제니를 먹이는 일에서 위안을 얻는다. 마치 심장이 숟가락 모양으로 변하는 것 같다면서. 자신이 시어머니에게 받고 싶었던 것을 며느리 제니에게 아낌없이 해준다. 제니는 인숙에게 환한 빛을 내뿜었다고. 진정한 평화의 빛, 해방이다.


이 책 98쪽을 보면 88올림픽 때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들이 성화대 가장자리에 앉았다가 통구이가 되었을 거라는 묘사가 나온다. 찾아보니 괴담일 뿐 실제로는 다 날아가서 죽은 비둘기는 없었다고 한다. 


책 표지에는 순 백의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들이 불속을 날아오르고 있다. 저자는 갑자기 성화가 점화되었어도 자유롭게 날아간 비둘기들을 보며 세계에 진정한 해방인 자유로운 평화가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이 아픈 소설과 같은 역사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퍼하지 말아요, 이별도 당신을 떠날 거예요
이승재 지음 / 좋은땅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쓰러지면 안 되는지, 절망하면서 왜 버텨야 하는지, 엉망인 마음은 무엇을 위해 감추어야 하는지, 모든 것이 사라져 가는데, 왜 사람만 저항하며 슬퍼하는지, 이러한 질문들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시집은 이별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슬프다. 이별이 기쁜 것은 어딜 가나 꼭 있는 진상과의 이별밖에 없는 것 같다. 가장 슬펐던 소재는 취객 세 명이 고양이를 몰아넣고 밤새 돌을 던져 죽인 것과 예니세이 강물에 몸을 던진 딸의 시체를 찾아 강가를 떠돌다 얼어 죽은 엄마 이야기였다. 


떠나간 존재에 대하여

시베리아의 겨울이 그렇게

신이 없는 곳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p.121)


책 표지에 보면 고양이와 소녀가 잠을 자고 있다. 죽음이란, 이별이란 어쩌면 이렇게 깨지 않을 행복한 꿈을 꾸는 게 아닐까? 듣기만 해도 마음 아픈 끔찍한 죽음들도 모두 다 이제는 행복한 꿈만 꾸었으면 좋겠다.


잊지 않을게

반짝이는 별이 된 너의 짧은 여행

(p.99)


하늘은 은하수로 우는 아이를 덮어주었어

아이는 그날이 처음 자신을 위해 울던 날이었대

올빼미 한 마리가 같이 울어주었어

먹을 것을 주면 대신 울어주던 작은 아이 곡비

곡비는 행복하게 먼 길을 떠났어

누군가 날 위해 울어주네 하면서

이제 그 어디에도 이별이 남아있지 않아

(p.128)

 

이 시집은 시간 순서로는 3부에서 2부, 2부에서 1부로 쓰였다. 순열을 벗어난 숫자처럼 사람들은 잠시 눈을 감고 뒤돌아보며 살지 않을까. 그러나 시를 잘 모르는 내가 시인의 깊은 속을 헤아려 시간 순서를 생각해 가면서 작품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이해까지는 못 했지만 이렇게 짧은 말들에 아프다가 분노했다가 위안이 되었다가 슬퍼졌다가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런 게 시(詩) 인가 보다. 


뒤돌아본 삶이 아름답게 보인다면 그건 아마 당신에게도 저항해 보지 못한 슬픔이 있어서이다. 


나도 엄마가 돌아가시고, 오랫동안 정든 강아지와도 이별했다. 강아지는 아직도 내 블로그에서 살아있는 것 같아서 사진을 바꾸지 못한다. 죽음에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슬픔에는 저항할 수 있다. 괜찮다고 행복할 거라고 위로가 되지 않는 말들을 늘어놓으며. 하지만 시인이 말한다. 슬픔을 받아들이라고. 슬퍼해도 괜찮다고. 


폭염 속에서 부는 바람은 숨이 막혔다. 그런데 요즘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은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선사해 줄 수 없는 맑은 공기까지 가져다주니 얼마나 상쾌한지 모르겠다. 시원한 바람이 그동안 더위 속에 지쳐버린 나를 위로해 주듯 이 시집 역시 그동안 꽁꽁 묵어 둔, 아팠던 이별 보따리를 풀게 만들었다.


사실 난 괜찮은 적이 없었던 거야 (p.116)


이별하지 말아야 할 연과 헤어졌다면 언젠가 그 이별과도 헤어지겠지. 그렇게 당신의 슬픔도 지나가기를 바랐다는 시인의 말이 따듯하다. 아팠던 이별과도 헤어지면 나 역시 지구별 여행의 마지막 이별을 하고 남는 이들에게 이별도 떠나간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이별마저 떠나간 자리에 위로만이 가득하길 바라며.


이별이 있었기에 지금 내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더 소중하다. 슬픔과 아픔이 있었기에 평범한 일상이 귀한 줄 안다. 


이승재 시인님의 시집 덕분에 한경애의 <옛 시인의 노래>라는 시 같은 옛 노래를 들으며 나도 오랜만에 시인의 가슴이 되어 보았다. 


'먼지가 되어도 나무는 널 기다릴게(p.51)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3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핍은 매일매일 자신과 엄마를 선택한 아빠에게 감사할 것이다. 호기심 어린 조쉬의 궁금증은 뭐가 됐든 다 대답해 줄 것이다. 친구들에게 이해해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늘 먼저 배려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1, 2권을 먼저 읽고 보면 훨씬 재밌게 볼 수 있다. 3 권부터 읽으니 그전 내용을 몰라서 갑갑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부분들을 이해하려고  여기저기 검색한 시간이면 앞에 있는 두 권을 다 읽고도 남았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재밌다. 드라마는 날 새고 정주행 해봤어도 책을 정주행하기는 처음이다. 졸린데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뒷부분을 다시 읽었다는. 


나는 1권은 넷플로 보고, 2권은 서평을 읽고 줄거리를 파악한 다음 이 책 3권만 읽었다. 앞의 내용을 언급하는 부분이 나오면 무슨 일이 있었나 검색했는데, 결국 못 찾고 모르는 채 읽었다. 영국의 리틀 킬턴이라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이 책의 주인공 의 본명은 핍 피츠 아모비(Pip Fitz-Amobi)다. 남자친구는 샐싱의 동생 라비 싱(Ravi Singh)이다. 


1권에서는 앤디벨(Andie Bell)이 그녀의 남자친구 샐싱(Sal Singh)에게 살해당하고 샐싱은 자살한 사건을, 2권에서는 앤디벨과 샐싱의 추모식에서 사라진 핍의 친구 형인 제이미 레이놀즈(Jamie Reynolds) 사건을 다룬다. 3권은 주인공 핍이 납치되는 사건이다. 그런데 왜 제목은 <누가 제이슨 벨를 죽였을까>일까? 누가 죽였는지 내가 너무 궁금해가지고 정신없이 읽어서 그건 밝히지 않겠다. 


핍이 납치되는 순간부터 가슴이 콩콩 뛰고 긴박감이 장난이 아니다. 이런 느낌을 서스펜스라고 한다. 검색해 봤다. 원래 주인공은 안 죽으니까 2부에서 탈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맞다. 탈출에 성공한다. 그런데 그 이후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헉! 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이 책의 첫 장면은 강간범 맥스와의 조정 장면이다. 엇? 앞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맥스의 변호사는 핍이 운영하는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AGGGTM)'이라는 팟캐스트 때문에 취직도 못하고 있다고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돈으로 풀려난 맥스가 왜 강간범이었는지 앞의 이야기를 모르니 핍이 극대노하는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하지만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외국에도 있네 싶다. 저자는 감사의 말 끝에 '트루 크라임' 트렌드에 영향을 받은 작품을 쓴 이상, 우리 형사사법 시스템과 이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영국의 강간 및 성폭력 건수와 신고 및 유죄판결 비율은 거의 절망적인 수준이라면서.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하다는 말이다. 이때, 강간범과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핍의 모습과 뒷부분의 이야기가 매우 대조적이다.  


다음은 DT 살인범에게 스토킹 당하는 핍의 이야기가 나온다. DT는 덕 테이프(duct tape, 박스테이프)의 약자. 덕 테이프로 얼굴을 칭칭 감아 죽이고 파란 줄로 목을 매달아 놓아서 붙은 별명이다. 그 살인범이 이제까지 해왔던 살인 예고 패턴들이 핍에게도 똑같이 재현된다. 


핍은 몇 달째 웹사이트를 통해 보내오는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네가 사라지면 누가 널 찾지(Who will look for you when you’re the one who disappears)?" 그리고 이 익명의 메시지에 추신까지 있었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돌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는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DT 살인범의 경고임을 알리는 말임을 알게 되고 발신번호 추적 앱을 깐다. 


머리 없는 막대 인간 5명의 그림이 벽과 도로에 아이들 낙서처럼 분필로 그려져 있다. 문 앞에는 머리가 잘린 비둘기 시체가 있다.  아무 말 없는 전화는 핍에게 공포를 심어준다. 약 없이는 잠도 못 자고 핍은 극도의 공포에 시달린다. 


이런 복선들을 저자의 안내대로 쭈욱 따라갔는데 갑자기 핍이 DT 살인마에게 납치된다! 


이 책의 색깔은 회색이다. 비난할 수도 잘했다고 할 수도 없는... 그 이유는 책장을 덮으면 느껴진다. 


이 책의 원제인 As good as dead는 죽은 것만큼 좋다는 해석이 이상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죽은 듯이다. 굿 good 이란 말을 보며 죽은 것과 죽은 듯이 사는 것은 어느 게 나을까 생각해 보았다. 최근에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라는 드라마를 봤다. 경찰이 살인범을 죽인 젊은이를 찾아가, 다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한다는 의미의 말을 넌지시 하면서 죽은 듯이 살고 있는 삶에서 그 젊은이를 해방시켜 주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이 경찰관의 판단을 지지한다. 이 책을 다 읽은 여러분의 핍에 대한 판단은? 


전편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1권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A Good Girl's Guide To Murder) 

2권 : 굿 걸, 배드 블러드(Good Girl, Bad Blood)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