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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김현민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어린 시인은 파리 한 마리마저 불쌍히 여길 줄 아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엄마, 엄마, 내가 파리를 잡을라 항께 파리가 잘못했다고 자꾸 빌고 있다며.
우리도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 어떤 순간이 소중하지 않겠는가. 그 어떤 순간에서라도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겠는가.
나는 누구나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인들이 대부분 그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명문대를 나왔어도 취업을 못하는 사람도 있고, 취업은 했어도 결혼을 못 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서른이 넘어도 부모에게 의존해서 사는 캥거루 족도 점점 증가 추세다. 20대는 80%가 캥거루 족인데 30대도 머지않아 70%를 넘을 것 같다. 학벌이 있어도 인생이 술술 풀리지 않을 수도 있고, 결혼을 못 할 수도 있어 불안하다.
이 책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며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과, 이미 결혼을 위해 안 해 본 것이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결혼정보 회사와 연애 예능까지 출연한 적이 있는 저자의 연애 실패담과 철학적인 통찰은 앞으로의 방황의 시간을 줄여주지 않을까?
저자는 묻는다. <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아마 차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이 질문을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많이 해봤다. 네가 나를 사랑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그에 대한 정답은 나도 찾을 수 없었다. 저자 역시 20년 이상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고, 지금까지도 고민하며 찾고 있다.
과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책장을 덮으며 나는 '다 괜찮다'로 적어 넣었다. 정답은 모르겠지만 틀린 답이라도 한 번 적어보고 싶었다. 네가 나를 사랑해 주면 좋겠지만, 우리 둘 다 서로를 사랑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다. 너만 나를 사랑해도 괜찮다. 나만 너를 사랑해도 괜찮다. 어떤 사랑이었든 그 경험은 다 소중한 내 인생의 한 조각으로 남을 테니.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기보다 오히려 내가 먼저 기대려고 했다. 내가 약해서 상대방이 먼저 표현하기 전에는 무엇 하나 먼저 표현하지 못했다는 저자의 말을 들으며 결국 사랑이란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해서 내 안에 사랑이 넘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너무나 공감했던 부분은 대학만 가면 그동안 공부했던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라는 대로 했는데 "뭐가 잘못된 것인가?"라고 자문하는 내용이었다. 대학에서도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내가 원하는 수업을 골라야 하고, 동아리도 내가 정해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졸업을 하면 취직, 결혼, 육아라는 다음 과제가 주어진다. 저자는 아직 솔로다. 그래서 결혼과 육아라는 다음 코스로 갈 수 없어 노력하고 고민한 과정을 이 책에서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카톡 답장을 몇 시간 만에 보내면서 무엇 때문에 연락을 받지 못했다거나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연락을 점점 피하고 어렴풋이 알아차릴 수 있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보내면 헤어짐을 암시한다고 한다. 구직자들은 회사가 구직자들을 평가하는 것만큼 엄격하게 회사를 평가하지 않는다. 이런 기업과 구직자의 관계를 연예에 비유해서 설명해 주니 남녀의 입장 차이가 쉽게 이해된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왜 부모님은, 선생님들은, 그리고 세상은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하는 공부를 하라고 했을까? 왜 끊임없이 사회가 정한 틀과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살아야 할까?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답들을 제시한다.
그러나 내가 내린 결론은 취업 전에 독서를 해야 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취업을 하고서도 작가님처럼 늘 책을 놓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공부를 했어야 했다. 사회와 남이 정한 틀이 아닌 내가 정한 틀 속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 했다. 이런 후회만 가득한 지난날이지만 나도 작가님 말처럼 살아낼 것이다.
나는 계속 살아낼 것이다. 삶이 던지는 질문들에 계속 답할 것이다. 그러니 너도 살아내길 바라. 삶이 던지는 질문들에 응답하길. (p.294)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